마코토 [프로듀서에게 미키를 빼앗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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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4 02:37에 작성됨.

P [내가 원해서 빼앗은 건 아니지만 말이지.]

마코토 [그런 말투가 더 약오른다구요, 프로듀서. 저는 원해도 못 얻는 미키의 관심을 프로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얻고 있잖아요.]

P [아니, 나도 별로 달갑지는 않습니다만.]

마코토 [우와 짜증.]


P [그보다 마코토는 미키가 달라붙는 거 곤란해 하고 있던 게 아니었어?]

마코토 [처음에는 그랬죠.]

P [처음에는?]

마코토 [아무래도 말이죠. 내가 남자답게 보여서 달라 붙는건가 하고 싫은 느낌도 들고.]

P [과연.]

마코토 [하늘하늘하고 귀엽게 보이고 싶었으니까요.]


마코토 [어느 날 프로듀서가 오고 나서부터 언제부터인가, 미키가 프로듀서에게 허니, 허니 하고 부르면서 매달리고, 슬슬 저한테서 떨어질 때는 홀가분하다고나 할까. 싫지 않았어요.]

마코토 [하지만 떨어지고 나서 미키가 프로듀서에게 하던 일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슬픈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마코토 [허니라고 부르기 시작한 그 날부터 계속, 프로듀서에게 붙어있는 미키를 보면서 말이죠.]


마코토 [나에게만 해주던 말들, 뒤에서 해 주던 포옹, 슬며시 다가와 해 주던 팔짱... 지금 나한텐 해주지 않는다고 하니 왠지 모를 상실감이 들기 시작했어요.]

마코토 [...웃긴 일이죠? 해 줄때는 그렇게 성가시던 일들을 지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해주고 있는 걸 보자니 그게 너무나도 그리워져서.]

마코토 [미키는 프로듀서에게 빠진 뒤로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나빠졌다곤 할 수 없지만 모두에게 대하듯이 똑같이, 평범하게.]


마코토 [그 변한 태도는 슬픔을 만들고, 그리움을 만들었어요. 변한 이유는 뭘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가진 매력이 없어져서? 난 항상 그대로인데. 프로듀서가 와서 바뀌기 시작한거야. 프로듀서? 왜 프로듀서가 와서 바뀌기 시작한걸까?]

마코토 [미키는 내가 멋있다고 해줬어요. 멋있어? 미키는 내가 멋있어서 달라 붙었던 거구나. 멋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남자답다는 것?]

마코토 [그러고보니 난 남자다운 아이구나. 항상 들어온 말. 내가 남자다워서 미키는 날 좋아해줬다. 그럼 프로듀서는? 아, 그렇지. 프로듀서는 남자였구나. 거기에 난 남자다운 여자아이.]


마코토 [생각해냈어요. 이 쪽 세계에선 맛볼 수 없는 '남자'라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 그게 저였던 거에요, 미키한텐. 하지만 그런 대리만족을 넘어서 '진짜 남자'가 나타났으니까. 저같은 인형은 필요 없어진 거에요.]

마코토 [놀다가 지겨워져서 버려진 헌 인형. 그 신세구나, 나는. 허탈해져서 실소가 새어나왔어요.]

마코토 [더 이상 특별한 존재도 아니게 됐어요. 버려진 인형. 그렇게 취급 되어졌다는 생각에 구겨지는 자존심. 화가 났어요.]


마코토 [하지만 구겨진 자존심보다도 분노보다도 더 슬픈 감정이 생겨났어요. 그건 미키에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는 박탈감.]

마코토 [왜 생겨난 건지 모르겠는, 지금까지 느낀 적 없던 감정. 버려졌다는 분노보다도 미키가 더이상 날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다는 게 더 슬퍼졌어요.]

마코토 [슬퍼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 이거에요. 이런 감정은... 그런 거잖아. 사랑이라는 거잖아. 내가 여자를, 미키를 상대로 사랑을...?]


마코토 [부정했어요. 몇 번이고. 하지만 부정해도 부정해도... 소용이 없는걸. 난 미키가 좋다. 미키를 좋아한다.]

마코토 [내가 더 남자다워져서 그녀에게 다가가면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마코토 [내가 바라왔던 하늘하늘한 옷들은 다 포기할 수 있어. 그런 일이 된다면.]

마코토 [그녀가 나에게 해주던 일들을 되돌려 받고 싶다. 다시 그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이번엔 대리만족도 뭣도 아닌 그녀의 진심을 차지하고 싶어.]


마코토 [프로듀서에게 미키를 빼앗긴 느낌.]


마코토 [뭐, 이런 연유로 나온 말이에요. 꽤 넋두리가 길었습니다만.]

P [ ]

마코토 [정말 프로듀서, 사람이 말을 하는데 그렇게 자 버리면 실례라구요?]

P [ ]

마코토 [뭐, 이렇게 조용한 걸 보니 약 효과가 제대로 난 것 같긴 하네요.]


미키 [...그런 시시한 이유로 허니랑 미키를 이런 곳에 묶어 가둬 둔 거야?]

마코토 [어라, 미키 다 들었던거야? 정말... 부끄럽다구... 그보다 옆방이었을텐데 듣다니, 정말 신체적인 부분에선 우월하네.]

미키 [시끄러운거야... 허니는, 허니는 어떻게 된 거야?]

마코토 [정말이지 미키, 나를 앞에 두고 그 사람 얘기만 하지 말아줄래? 그보다 언제까지 그 사람을 허니라고 부를거야?]

미키 [풀어줘.]

마코토 [그런 거보다, 이제 날 허니라고 부르는 건 어때? 히힛. 아직 너무 이르려나?]

미키 [...허니가 있는 곳으로 가게 해 줘!]

마코토 [하아... 미키, 이제 그 허니라는 사람은 없다구?]

미키 [에...? 거, 거짓말...]

마코토 [거짓말이 아니야, 미키?]

미키 [거짓말이야... 그런거...]


미키 [이상하네, 마코토 군. 미키가 아는 마코토 군은 미키한테 그런 심한 농담 하지 않는 거야... 허니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아...]

마코토 [...계속 그 놈의 허니, 허니.]

마코토 [...미키, 나는 네 허니가 될 수 없는거야?]

미키 [허니는 허니야... 마코토 군은 미키가 아는 마코토 군으로 돌아와 주는거야... 제발...]

마코토 [난 언제나처럼의 마코토 군이라고, 미키. 그러니까 언제나처럼 대해 줘. 언제나처럼 나한테만 해주던 말들, 나한테만 해줬던 포옹, 나한테만 해줬던 팔짱... 해 줘, 미키.]

미키 [싫어... 싫어... 허니... 마코토 군...]


마코토 [이제 다시 날 좋아하게 될 거야, 미키.]

마코토 [오래 걸리지 않을거야. 이젠 여기서 쭉 나만 바라봐 주면 돼.]

마코토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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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SS입니다. 뭔가 처녀작치곤 내가 봐도 다크하지만요!

제가 생각해도 글자수가 너무 많네요. 마코토답지도 않은 말투에...
앞으로는 글자수 적게 하고도 재밌게 쓸 수 있도록 더 연구해봐야겠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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