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늦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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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5, 2013 22:17에 작성됨.

To. 프로듀서.

에헤헤.

프로듀서 안녕하세요...문자가 아닌 손편지는 프로듀서에게 처음 써보네요.

안녕이라는 말이 오늘따라 무겁게 느껴지네요.

미안해요. 프로듀서의 웃는 모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해서요.

미안해요....미안해요...



돌이켜보면, 아이돌과 프로듀서로 만나지 않았다면,

조금 다른 장소에서 다르게 만났다면 달라졌을까요?

그래봐야 쓸데없는 변명이겠죠. 적어도 프로듀서에게는요.





항상 곁에 있지만 언젠가는 스쳐갈 사람.

그렇게 처음부터 제 마음대로 정해버렸어요. 에헤헤.

아시잖아요. 저 둔해빠져서 매일 넘어지는 거.

이제는 넘어져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네요.

몸만 둔했으면 상관없었을텐데...전 머리도 둔했나봐요.

가슴 한 구석에서 졸랐던 말을 끝내 삼켜버렸어요.

아이돌의 프로듀서가 아닌 여자의 남자로 다가가겠다는 프로듀서의 말을

그냥 침묵으로 흘려버렸어요. 바보처럼.

기억나네요. 금방 울 것 같은 표정으로도 행여 제가 미안해할까봐

신경써주던 그런 자상한 모습을요.




사랑이 온 거였는데.

내가 너무 어렸었나봐요. 사랑이 온 거였는데....

하늘은 비겁하네요. 미키같은 천재한테는 사랑도 일찍 깨닫게 해주시고,

나 같은 둔재에게는 사랑도 늦되게 만들어주시네요.

미안해요. 프로듀서. 미안해요.

프로듀서가 날 떠나서 미키와 붙어다니기 시작했을때에도.

미키와 점점 가까워질 때에도. 그때까지도 사랑인줄 몰랐어요.

바보같아. 그 날 이후 가슴이 콕콕 쑤셨던 게 사랑인 줄도 몰랐네요.




끝끝내 미키 옆에 있는 프로듀서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네요.

아마 행복해질까봐서 그게 겁났나봐요. 에헤헤.

미련한 질문이지만 아직 절 잊지 않으셨나요?

그때 프로듀서가 힘들었던 것만큼 이제 제가 아플게요.

이제 프로듀서는 행복해주세요.




프로듀서. 모쪼록 미키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착하고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에요.

밥 잘 챙겨드시고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요.

그리고.....울지 마시고요.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요.

프로듀서. 아니 내 사랑.



                                                                From. 아마미 하루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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