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용의자 P의 헌신 -상- ※경고(혐오감이 드는 묘사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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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2, 2013 21:17에 작성됨.

"죽여버렸어...."

금발의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피 묻은 리본을 꽉 쥐며 말했다. 그녀의 온몸은 금발과 잘 어울리는 붉은 피로 덮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흉기로 쓰인듯한 작고 날카로운 과도와.....



"하....하루카..."

765 간판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의 주검이 놓여 있었다.

























1시간 전

하루카는 아무도 없는 사무소에 와서 P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핸드폰에 그가 기절초풍할 문자를 보내놓고 그가 헐레벌떡 뛰어올 상상을 하면서

"프로듀서가 기뻐해주면 좋겠는데..."

하루카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미래에 대한 생각을 했다. 기자회견을 어떻게 할지 결혼식은 언제할지 아이의 이름을 뭘로 정할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한달 전 P와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자마자 결실을 맺은 것이 너무도 흐뭇했다. 물론 미리 바늘로 콕콕 찌른 고무를 준비한 것은 하루카였다.

"이렇게까지 일이 잘 풀릴 줄이야. 정말 꿈만 같아. 이제 프로듀서가 와서 확답만 받는다면...오늘 내 인생 최고의 날이 될거야."

쾅! 하고 사무소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하루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미...미키 어째서 이 시간에 사무소에 돌아왔어? 오늘은 늦게까지 촬영이라서 끝나고 곧장 집으로 퇴근하는 걸로..."

"아까 허니의 핸드폰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하루카의 문자를 봤어."

"?!!"

"임신이라니? 무슨 질 나쁜 농담을 허니에게 하는거야? 미키가 먼저보고 지워서망정이지. 허니가 봤으면 기분나빠했을거야. 다행이지? 하.루.카"

금발의 미소녀는 연기를 하고 있었다. 끓어오르는 정체불명의 검고 추악한 감정을 억누르면서 최대한 평소의 자신을 연기하려 했다. 하ㅅ지만 그녀의 표정은 눈코입이 제 각각 따로 놀고 있어서 부자연 그 자체였다.

"후우...."

하루카는 심호흡을 하고 미키를 노려봤다.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호시이 미키...아이돌로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었던 대상...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질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다른 것은 져도 상관없지만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프로듀서는..P씨는 이제 나만의 것이야."

미키는 하루카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 반짝이던 눈에 이세상 모든 악의를 담아서

"무슨 더러운 짓을 했는지 몰라도 허니는 절대 하루카의 것이 될 수 없어. 다른 누구도 아닌 톱아이돌 미키의 허니니까. 그리고 하루카는 나한테 안되는걸? 농담도 적당히 하는거야"


"현실을 받아들여 미키. 한달 전 765 사무소 망년회때 나와 프로듀서는..."

"음료수에 뭔가를 탄거지? 미키에게도 허니에게도."

".........."

하루카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3차까지 가서도 쌩쌩한 미키를 보내기 위해 수면제를. 조금 취기가 오른 P에게는 최음제를. 사랑을 이루기 위해 약간의 화학물질을 사용한 것쯤은 괜찮다고 하루카는 생각했다. 거기다 상대는 최고의 아이돌이다. 이 정도 편법은 애교 수준이 아니야? 라고 하루카는 자문했다.

"하루카. 설마 이 정도 밖에 안됐던 거야? 겨우 이런 걸로 허니를 미키에게서 뺏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착각이고 뭐고 이제 끝났어. 이 뱃속에는 P씨와 나의 아이가 자라고 있어. 이 사실을 프로듀서가 알면 어떻게 될까? 책임감 강한 그는 당연히 책임을 지겠지. 미키 너도 그 정도 예상은 할 수 있지 않아?"

미키는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물어서 붉은 선혈이 입가에서 흘러내렸다. 그녀는 분했다. 5년을 기다렸다. 허그 이외에 아무런 스킨쉽없이 자그마치 5년이나 기다렸다. 그런데 허무하게 이런 식으로 P를 빼앗긴다니 미키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이 망할 %₩※$# 년이!!!!"

"?!!"

미키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하루카에게 달려들었다. 하루카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이리저리 휘둘렀다. 하루카도 지지 않고 미키의 금발을 아무렇게나 부여 잡고 잡아뜯었다.

"지워! 그런 부정한 방법으로 생긴 아이라니! 지금이면 알약 하나면 떨어지잖아?! 미키적으로 하루카니까 이정도까지는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넘어가줄 수 있는거야."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미키는 애써 강한 척을 하며 하루카를 노려봤다.

"하하...가슴이 큰 금발은 아이큐가 떨어진다는 소리는 진짜였군요? 아직도 상황이 파악이 안돼? 미키?"

하루카는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지지 않고 미키를 응시했다.

"미키 이쯤에서 그만두는게 좋을걸? 이러면 너만 비참해질 뿐이야. 이미 상황종료라구? 싸움에 진 개처럼 꼬리를 말고 도망칠 타이밍이잖아. 지금은."

"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

미키는 다시 손에 힘을 주고 난폭하게 하루카의 머리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하루카도 지지않고 대항하면서 둘은 말 그대로 사방팔방으로 뒹글기 시작했다.

싸움이 시작된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사무실은 난장판이 되었다. 모두가 앉아서 즐겁게 담소를 나눴던 테이블, 모두의 일정으로 빡빡하게 채워진 게시판, 서로의 방송을 모니터링해주었던 TV, 그리고 하루카의 신인상 트로피 미키의 대상 트로피도 둘의 몸싸움으로 인해 엉망으로 부숴지고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미키가 잡고 있던 하루카의 머리카락이 리본과 함께 풀려서 주춤하던 때 하루카는 그대로 미키를 땅바닥을로 내동댕이쳤다. 미키는 강한 충격을 받고 고통스러웠다. 하루카는 여새를 몰아 미키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헥...헥...미키...날 이렇게 만든건 너야. 바로 너라구. 하핫 넌 모든걸 쉽게 쉽게 가져갔잖아. 남들보다 더 많이 얻었잖아. 나한테는 무리야. 미키같이는 못하는걸? 헉헉 하지만 말이야. 하나만이라도 이 딱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거야?!!!!!"

"힉...끄윽.. 하...하루...크힉"

"나에겐 프로듀서만 있으면 돼!! 다른 건 이제 다 필요없다고!!!! 제발...미키는 다 가졌잖아! 꼭 프로듀서가 아니라도 괜찮잖아?!!!"

"허...하니...느은...커윽..절대..."

"미키이이이!!!!!!"

하루카는 이성을 잃고 미키의 목을 더 강하게 조르기 시작했다.

미키는 고통 속에서 의식이 흐려지려 했다. 하지만 하루카의 손을 뿌리치기에는 이미 몸에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우연히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오른 손이 닿을 만한 위치에 과도가 보였다. 격렬한 몸싸움으로 엎어진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모양이었다.

미키는 남은 힘을 쥐어 짜내서 과도를 잡았다.

"힉..끄윽...꾸르르르..."

"나에겐 프로듀서만 있으면 돼!! 그리고 미키 너만 없어지면 돼!!!!"




'푸욱'

"에?"

미키의 손이 천천히 하루카의 옆구리 쪽으로 다가가고 멈춘 순간 하루카의 손에 힘이 풀렸다. 미키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하루카를 뿌리치고 거친숨을 몰아 쉬었다.

"하악! 학! 허억! 후우! 스으으으~~ 하아..."

"이건...피?"

하루카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손으로 막고 있었지만 아직도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아직까지 고통보다는 당혹감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미키는 어느 정도 숨을 고른 뒤 과도를 고쳐 잡고 망연자실한 하루카를 노려봤다.

"에? 안돼...너무 많이 흘러나와...병원에 가야해...에? 미키? 왜 멍하니 서 있어? 어서 119에 전활..."

"으으으아아아아아이이아야아아아아아아!!!"

























"푹"

"푸욱"

"푹! 푹!"

피갑칠을 한 금발소녀가 더 피가 빠져나올 리 없는 주검에 과도를 찍고 있었다. 그녀의 반짝이던 에메랄드빛 눈망울은 이미 그 빛을 잃었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에는 검붉은 피덩이가 엉켜있었다.

"뭐야 하루카. 그냥 비어 있는거야. 아무것도 없는거야 아핫☆"

미키는 어느덧 과도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축 처쳐서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엉망이 된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제자리를 잃지 않은 벽시계를 보면서 생각했다.

"허니...늦는 거야...."






















"죽여버린거야...."

P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엉망이 된 사무실 안에 피범벅이 된 금발소녀와 배 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시체...

"미키? 이건....대체? 어? 엣? 설마...."

미키는 P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잘못을 시치미 떼는 애완견처럼....





"하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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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봅니다 아핫☆

또 엽편이라고 해놓고 분량 조절 실패나노~

최소한 3편은 나올 이야기나노~~데헷

백만 하루카팬분들께 사죄를 드립니다...

이백만 미키팬들께도 심심치 않은 위로를...

이제 험한 장면은 여기서 끝입니다..

다음편부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보자고요☆(되겠냐??!!!!)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5:01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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