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사무원 A씨는 사무소를 그만두고 싶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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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4, 2013 19:41에 작성됨.











A (나를 소개할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는 건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거겠지.)

A (나는 A.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엑스트라이자 어떻게든 이 사무소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투혼의 사무원이다. 이 사무소에서 잘리면 나에겐 이젠 집안에 모셔둔 메지컬 로프를 사용해 영혼과 마법의 세상으로 떠나는 수 밖에 없다고 할까.)

A (이런 나는 얼마나 구제불능인 건지.)

A (하여간에 내 이야기는 이쯤까지 해도 될 것 같다. 어차피 재미도 없는 이야기고, 내가 계속 주도권을 가져와야 분위기가 어두워질 뿐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젠 더이상 누구 팬픽인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었으니.)

A (그러니 슬슬 이제 나도 우리 아이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볼까 싶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화의 주인공은 히비키씨다.)

A (본인은 절대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내용이겠지만. 뭐 이건 독자와 나의 공공연한 비밀인 셈으로 치고.)

A (분명 그날도, 내 마음처럼 밝고 쾌청한 하늘로 시작하는 날이었을 것이다.)



탁 탁탁타타탁-

A (열심히 해야 해 열심히.)

탁타타타타타탁-

A (뭐 내가 이 일까지 맡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쫒겨나지 않으려면.)

타타타타타타탁-

A (이건 프로듀서한테 한 번 물어보고 작성해야 할 것 같고. 지금 문자하면 실례겠지. 한참 재밌게 놀고 있을 거 같은데.)

타타타타타타타타탁-

A (남들이 신나게 휴가를 지내고 있을 때 멋지게 남아 일을 모조리 처리한다. 좋았어. 이렇게 든든한 이미지로…)

???「우갸아!!」

탁-

A「앗!?」

A (방금 목소리는 설마….)

A (아니 그럴 리가. 오늘 사무소에는 나밖에 없을 텐데.)

A (잘못 들은 거겠지 이건. 아침부터 환청이….)

???「같은 외톨이라서 위안이 되고 있다니 대체 뭐냐구! 힘이 된다는 건 좋지만 본인은 왕따가 아니란 말이야!」

A (…….)

A (환청이다. 그래. 아니면 유령이다.)

A (히비키가 여기에 있을 리가 없잖아. 왜냐하면….)

히비키「A씨 이거 좀 보라고! 본인이… 본인이…!!」

A (…….)

A (어, 어째서.)

A「히, 히비키씨? 왜 사무소에 온 거야?」

히비키「응!? 아아 오늘은 왠일로 일은 없지만 혼자 있기는 영 심심했다구? 그래서 한 번 와본 건데.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아무도 안 온다구. 다른 사람들은 다들 바쁜가?」

A「… 에 무슨.」

히비키「A씨?」

A「… 아 아니야.」

A (설마 그럴라구. 그럴 리가. 사장님의 사무소에서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없잖아.) 

히비키「뭔가 수상한데….」

A「아닙니다. 전 수상하지 않습니다. A씨는 정직함을 빼면 시체입니다.」 

히비키「음──!」

A「수상하지 않아요. 아아 일해야 겠다. 오늘 일이 너무 많은 걸. 힘이 드는군. 하지만 난 열심히 할 테야. 암 그렇고 말고.」

히비키「수상해….」

A「랄라랄라 오늘은 왠지 힘이 솟는다구. 오늘도 해피한 하루. 랄라 랄랄랄라 랄랄라. 해피해피 해피~. 765프로는 오늘도 평화롭답니다. 라라랄라.」

히비키「……」

히비키 (스윽)

히비키「A씨? 뭐 숨기는 거 없어?」

A「글쎄 없데두…!!」

A「히, 히비키! 그거 집어 넣어!」

히비키「후후, 왜 그래? 갑자기 잔뜩 겁에 질렸다고?」

A「크, 크윽. 그, 그런 비겁한….」

히비키「비겁한 건….」

히비키「거짓말을 하고 있는 A씨잖아!」

A「아,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A「그러니까 제발 그 야요이씨 인형을 집어넣어!」

쿠아아아아아아!

A (젠장 벌써부터 내 어둠이 걷혀가고 있다….)

A (이대로 저 똘망똘망한 인형눈에 계속 노출됐다가는….)

A (아무것도 숨길 수 없게 되버려!)

A「크윽, 티비킹. 드높은 야요이엘계의 고대 법률은 우상을 숭배하는 것을 엄격히 금한다!」

A「그런 짓을 하다니! 뻔뻔하구나!」

티비킹「내 죄라면 정의를 실현했다는 것 뿐이라고! A씨는 사무실 책상 뒤에 숨었지만 말이야!」

A「닥쳐라! 네 죗값을 당장 치르게 해주마!」

촤아아아!

티비킹「누가 나를 심판하는가! 내가 바로 정의다!」

티비킹「우리에게는 더 큰 숙명이 있어! 사랑스러운 야요이의 순수함을 지키는 것이야! 그러나 그 잘난 법이 그대 모두를 얽맨다면, 이제 형제로 남지 않겠다고!」

A「야요이모독이다!」




히비키「됐으니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빨리 불라구!」

A「크으윽, 본인도 아닌 그저 배껴낸 인형에 불과한데도 이러한 신성력이라니. 대천사 야요이엘의 힘은 이정도인가….」

A「알았어! 알았다고 히비키씨! 전부 불테니까! 날 정화하지 말아줘!」

히비키「솔직히 한 번 쯤은 정화하는 편이 좋을 거 같다고.」

A「본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히비키「움….」

A「하여튼간에, 난 그저 히비키씨가 왜 여기에 있나 궁금해했을 뿐이야. 그것 뿐이라고.」

히비키「에? A씨 아까 내말 안 들은 거냐구? 나는 분명 집에 있기 왠지 심심해서….」

A「그러니까.」

A「다들 스케줄을 조정해서 온천으로 놀러갔는데 어째서 히비키씨만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에 있는가 해서….」

히비키「…… 에.」

A「연락망을 돌리는 중 실수를 했던 걸지도 모르지만… 혹시 왕따같은 건가 생각이 들어서….」

히비키「……」

A「어, 어디까지나 내 예상일 뿐이니까 말이지! 딱히 아이돌들이 히비키씨를 따돌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도 않고!」

히비키「…」

A「전부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이상하게 히비키씨만 연락을 못돌리는 경우가 잦고, 밝은 얼굴을 하고 있긴 하지만 누군가 상냥한 애가 챙겨주지 않으면 항상 구석에 혼자 있다던가, 다른 애들과 대화를 하는 걸 그렇게 자주 못봤다던가!」

히비키「」

A「방송도 왠지 혼자 캐스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프로듀서도 히비키씨가 혼자 할 수 있는 그런 쪽 일로 많이 알아보는 것처럼 보이고 기분탓이겠지만 히비키를 험담하는 말을 들은 것 같다던가 그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는 것 같아서!」

히비키「그, 그만….」

A「왕따라도 당하고 있는 것 아닐까 걱정했지만 전부 내 착각이고 우울한 성격 때문에 생긴 오해일 뿐이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히비키씨는 신경쓸 거 없… 히비키씨? 히비키씨!!」







-




대충 이런 내용.

밝은 분위기가 좋죠 역시. A를 주인공으로 하면 너무 어두우니까 데헷.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4:17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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