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기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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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7, 2013 16:18에 작성됨.

오늘은 맑게 갠 가을햇살을 맞으며 뜨개질을 했다.

작년에 선물한 스웨터도 장갑도 모두 헌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P는 물건을 험하게 쓰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1년 밖에 안된것 같은데....

장갑은 한두 군데 구멍이 나서 손가락이 삐져 나올것 같고 목도리는 여기저기 늘어나고 목에 닿는 부분이 헤진 듯하다. 스웨터도 손목 부분과 배 부분에 얼룩이....

뭐가 묻었던 걸까나?


하루카「킁킁....P의 냄새......와....이건 히비키 냄새인가? 헤헷 썩은 암캐의 냄새가 진동을 하는 군요? 후훗~ 아? 이런이런 이러면 안되죠. 제가 무슨 소릴 후후훗....」


나는 쓰레기냄새가 진동하는 물건들을 마당에 나가서 모두 불태워버리고

다시 창가에 앉아서 뜨개질을 시작했다.

P씨 결혼하더니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 조금 크게 짜볼까? 나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주말에는 과식만 하시니...헤헷

아예 크게 만들어서 후드 형태로 짜볼까....

편하게 집에서만 입을 수 있게....

그래야 밖에서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오물들을 묻히지 않겠지....



띠리링~♪

[오키나와 / 히비키」



하루카「양반은 못되네...히비키는 정말 아하핫~」


나는 문자를 보고 반 정도 짠 스웨터를 다시 풀어버리고 후드티를 짜는 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오키나와 해변


P「후와~ 역시 오키나와는 아직 따뜻하네. 히비키의 고향은 언제와도 좋은 것 같아. 히비키가 언제나 밝고 건강한 이유를 알겠어.」

히비키「헤헤헤...본인 쑥쓰럽다구. 그렇게 비행기 태워도 아무것도 안나온다구~」

P「실제로 비행기 태우고 왔는데 아무 것도 안나오다니....시르망...」

히비키「ㅋㅋㅋ 알았다구~ 저녁에는 산지직송!! 아니 현지재료로 만든 진짜 오키나와 음식을 대령하겠다구!!! 두고봐 프로듀서~」

P「오오...그것 참 기대되는 걸? 이야 이야 요즘은 하루카의 음식에 길들여져서 다른 음식들은 영 입에 안 맞아서 말이야. 히비키의 음식이라면 역시 별미지!!」

히비키「............」

P「아...(젠장 지뢰를 밟았다. 아주 그냥 자폭작렬이구나;;)」

히비키「....나로는 부족했던거야?」

P「......그게 무슨 소리야...히비키...」

히비키「나로서는 안 된거냐구....역시 나...가사를 나름한다고 하지만...결국 내세울 건 댄스랑 건강밖에 없구..」

P「그럴 리가 없잖아...히비키가 하루카에 비해서....아니 비교할 수 없잖아...히비키는 히비키의 장점이....하루카는 하루카의 장점이 있는거니까....」

히비키「본인이 정말 완벽했다면...말뿐만 아니라 진짜 완벽했다면....프로듀서는 본인과 결혼해줬을꺼야...난 결국 말뿐이고...외톨이일 뿐이고....」

P「저번에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잖아!! 뭐가 외톨이야?!! 히비키는 지금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하아...정말 여기까지와서 또 그런 말을 해야겠어?!!」

히비키「......미안...본인은...」

P「계속 이럴거면 나를 잊고 히비키랑 어울리는 완벽한 남자를 만나면 되잖아! 나도 완벽하지 않아!! 그래 막말로 난 부인이 있으면서 바람이나 피고 다니는 개자식이야!! 나도 알고 있다고!! 이딴 놈하고 놀지말고 히비키 너도 이제 그만 나 같은 건 잊어버리고 어서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행복해지라고!!」

히비키「.......흑...흐흑...그게 아니야...그런 뜻으로 얘기한게 아니라...」

P「됐어!! 난 돌아갈게. 미안하다. 그동안 책임지지도 못할 짓을 해서!!」


휙~


히비키「가지마.....제발...본인이 잘못했다구...다시는 그런 말하지 않을게...본인이 나빴어...그러니까....흑..본인을 혼자 두지 말라구...흑...흑흑..」


P「.......미안...말이 심했어...미안해....히비키..」

히비키「후아아앙~~ 프로듀서어어어~~」

와락


P「미안...난 히비키에게 화낸게 아니야....그냥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히비키「흑....미안해...프로듀서...본인이 미안해...그러니까 내 곁에서 떠나지 말아줘...사랑해....정말.....카나산도...」

P「응....나도...카나산도...히비키」

히비키「프로듀서...프로듀서....P....」



P「저기 석양이 지고 있어 히비키. 아름답지 않아?」

히비키「...응...예뻐...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그 완벽한 석양이야....이걸 P와 함께 보고 싶었어..」

P「그래....정말 모든 것이 완벽해. 히비키...이런 아름다운 석양과...시원한 바닷바람과 내음.....그리고 내 곁에 있는....사랑하는 히비키...」

히비키「P....」

P「히비키와 이렇게 있는 순간이....난 행복해...」

히비키「본인도....그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만으로도....행복하다구...」




쪼옥~



























.................................

후드티를 짜는 법을 연구하다가 결국 해가 저물었다.

지금쯤...그이와 히비키는 오키나와 해변에서 지는 석양을 같이 보고 있겠지.

그러고보니 신혼여행은 하와이였지.

가까운 오키나와로 가자고 했었는데. P가 극구 반대한 이유가 있었구나......

최소한의 양심이었나?



하루카「에헤헷...그날...와이키키 해변의 석양은....정말 예뻤는데....그순간은.....정말 완벽했었죠...우리 둘만의 세상.....」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해는 저물고 캄캄해져 있었다.

오늘 저녁은 뭘로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뜨개질거리를 정리하고 앞치마를 둘렀다.

어서 다시 뜨개질을 해야 겨울이 오기전까지 완성시킬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끝으로 나는 더이상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고 야채를 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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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홋? P의 쓰레기력이 점점 올라가는 군요?

이러다 스카우터가 터져버릴 지도....


히비키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게다 P의 탓입니다.

그러니 P를 욕하세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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