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조가 뭉개졌나?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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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3, 2014 07:13에 작성됨.

히비키 : 하루카! 하루카!

히비키는 하루카의 현관을 쾅쾅 두드렸다. 여섯 번 쯤 두드렸을 때, 문을 열어주려고 나온 사람은 하루카였다. 히비키가 온다는 것을 미리 통보받았기 때문에 하루카는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하루카 : 히비키? 어서 들어와.

히비키 : 고마워. 하루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하루카의 어머니 : 하루카? 이 시간에 어째서 네 친구가 왔지?

하루카 : 엄마. 여기에는 사정이 있어.

하루카의 어머니 : 하아...설명해 보렴.

하루카의 어머니는 원래 하루카를 혼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하루카의 어머니는 하루카의 몸가짐과 눈빛에서 예사롭지 않은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카는 햄조가 히비키의 애완 햄스터란 사실을 갑자기 나타난 쥐라고 각색한 것만 빼고,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했다.


하루카의 어머니 : 그래서 목에 그런 상처가 생겼구나. 그럼 어제 말했던 그 쥐가?

하루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하루카의 어머니는 하루카를 안아주면서 다독였다.


하루카의 어머니 : 히비키라고 했지?

히비키 : 네.

하루카의 어머니 : 하루카가 너무 불안해하니까 오늘은 여기 머물러도 된단다.

히비키 : 감사합니다.

하루카의 어머니 : 그리고 하루카? 아직 그 쥐가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방역 업체에 연락해둘게.

하루카 : 응.

하루카의 어머니 : 그럼 이 걸로 마무리. 둘 다 어서 자. 히비키는 어디서 자고 싶니?

히비키 : 자신, 아니 저는 하루카 방 바닥에서 자도 괜찮아요.

하루카의 어머니는 손님용 이불을 꺼내 히비키가 하루카의 방에서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하루카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하루카 : 히비키.

히비키 : 응?

하루카 : ......무서워. 햄조가 계속 나를 공격하는 것도 무섭지만, 나를 공격하겠다는 집념이 더 무서워.

히비키 : 하루카. 자신도 햄조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 하지만 하나만 약속할게.

히비키는 이쯤에서 쑥스러운 듯 잠시 뜸을 들였다.


히비키 : 자신, 가나하 히비키는 힘껏 아마미 하루카를 지켜줄 거라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햄조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카와 히비키는 같이 사무소에 출근했다.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 주에도 햄조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역 업체가 샅샅이 하루카의 집을 조사했지만, 설치류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카의 일상은 되돌아왔다.


며칠 뒤.


하루카 : 다녀왔습니다.

하루카는 예전의 명랑함을 되찾았다. 잘나가는 아이돌인 하루카는 밤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루카의 어머니 : 어서 오렴. 우리 딸. 수상 축하한다.

하루카 : 고마워요. 엄마.

하루카는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햄조에게 괴롭힘 당할 때의 기억 따윈 놀라울 정도로 빨리 잊었다. IU 수상식에 참석하느라 살짝 지친 하루카는 그대로 샤워하고 방에 들어가서 잠들었다. 하루카는 못 보았지만, 거실 탁자에는 수배 전단이 놓여 있었다. 그 날 새벽, 하루카네 근처에 있던 동물 병원에서 동물들이 탈출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이 흘렀을까.


하루카는 침대 위에 누웠다.


하루카 : 으응? 이 가루들은 뭐지?

하루카는 이마에 묻은 돌가루들을 털어내고 다시 잠들었다. 그러고 보면 몇 주 전부터, 하루카의 방에 유독 먼지가 많아졌다.

하루카 : 으음...그냥 자야겠다. 내일도 일이 있으니까......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하기에 하루카는 너무나 피곤했다. 아이돌 업무는 체력을 많이 쓰는 일들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스각스각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이었다.


스각스각

하루카는 깊이 잠들어 듣지 못한 미세한 소리가 하루카의 방 천장에서 났다.


후두둑 후두두둑!!

하루카 : 읍! 텝. 퉤. 퉤. 으으...자는데 왠 가루가......

입 안에 들어간 돌가루를 뱉어낸 하루카는 눈을 떴다. 그리고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 때문에 하루카는 경악했다.
무너지는 천장이 하루카의 눈 앞에 있었다.

하루카 : 꺄아악!!

쿠웅!!

와지끈!!

천장이 내려앉았다. 무너져 내린 천장은 하루카가 누워있던 침대를 덮쳤다. 침대만한 시멘트 더미가 침대를 깔아 뭉개, 침대의 나무 다리는 부러져 버렸다. 침대 매트리스는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망가져버렸다. 망가진 용수철이 매트리스 곳곳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파지지직

한편 천장에서는 끊어진 전기줄이 덜렁덜렁 흔들리며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었다.

똑. 똑. 똑.

액체가 하루카의 팔을 타고 하루카의 손가락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액체는 매트리스도 붉게 물들였다. 하루카의 피였다. 하루카의 팔은 흐르는 피가 간지럽히고 있었지만 미동도 않고 있었다.

그리고.


햄조 : 츄웃~

무너져 내린 천장 위에서 햄조가 하루카의 방을 내려보고 있었다. 어두워서 햄조의 눈은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햄조 옆에는 햄조보다는 작은 햄스터 20여 마리가 있었다. 무너진 천장의 단면에는 설치류가 이빨이나 손톱으로 갉았을 때 나타나는 자국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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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번역글판에 게시된 '히비키 : 햄조가 뭉개졌다'를 원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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