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생일 SS] 미키「너무 좋아하는 허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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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3, 2013 18:19에 작성됨.


음……. 미키 말야,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 거야.
허니하고 처음 만난 날.

겨울이 막 끝나고 봄이 시작할 즈음이였어.
슬슬 햇살은 따뜻하지만, 그늘진 곳에서는 아직 추워서
사람들도 아직은 외투를 벗지 않을 무렵이었던 거야.

미키는 그 날도 어쩐지 졸려서 사무실 소파에서 자고 있었어.

자다가 어쩐지 따뜻하고, 어딘지 갑갑한 느낌이 들어서 눈을 뜬 거야.
그랬더니 글쎄, 모르는 남자의 롱 코트를 덮고 있었던 거야?

그땐 정말로 깜짝 놀랐는걸.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허니는 상냥한 모습이었어.

쌀쌀한 사무실에서 혼자 자고 있었던 나를 보고 감기에 걸리지 않게, 말야.

아핫, 미키. 그땐 어쩐지 부끄러워서 레슨실로 도망가 버렸지만 말야?
그 외투의 주인이 사장실에서 사장하고 얘기하고 있었다는 건 몰랐었어.

허니는 그때 무슨 생각이었을까?

혹시 여자애가 무방비하게 아무 곳에서나 잔다고 생각했어?
뭐, 괜찮아. 미키도 조금은 반성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사무실 소파는, 조금 반칙 아냐? 너무 편안한 걸. 아핫.

그 땐 아직, 허니를 보지는 못했던 거야.
허니는 잠자는 미키의 무방비한 얼굴을 지켜봤는데 말야. 불공평하네.

응. 허니니까 괜찮아.


그렇지만 그때는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나빴던 거야.
설마 남자가 사무실에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 다음에 레슨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일부러 쌀쌀맞게 굴었어.
일부러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면서 '거기 있는 사람' 이라고 불렀던 거, 
사실은 부끄러워서 그랬던 거야. 아핫.

아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뒷머리를 벅벅 긁는 허니의 모습이 떠오르네.
미키적으로는 역시, 그 낡은 코트는 너무 옛날 패션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야.
콜롬보 아저씨나 입을 것 같잖아?

……응. 그래도 따뜻했으니까 괜찮은 거야.


그러고 나서 많은 일들이 있었어.

사실 말야, 사장한테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미키를 담당하러 들어왔던 프로듀서는 허니 이전에도 많았던 거야.

하지만 미키가 항상 제멋대로 행동하고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으니까 다들 화를 내 버렸어.

미키적으로는, 별로 아이돌 같은 거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댄스도 노래도 한 번만 보면 거의 따라할 수 있었는걸.

항상 얼굴이 빨개져서 소리치는 프로듀서들을 보면서,
미키는 점점 흥미를 잃어갔던 거야.
안 될 얘기라는 걸 알면서도 억지를 부리기도 하고,
다들 화가 나서는 후임자가 들어오기도 전에 짐을 싸서 나가버린 거야.

「미키적으론 말야. 저기 있는 오리 선생님처럼 둥실둥실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은 거야」
「그래? 그렇다면 여유롭게 한숨 쉬고 가도록 하자. 이번 오디션은 취소하도록 할게」

허니는 달랐어.

「에? 정말인 거야?」
「아아, 서두를 필요는 없는걸」

미키라면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나가면 틀림없이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으니까,
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
그 때 미키, 얼마나 놀랐는지 허니는 알까?

그러면서도
「기억해 둬, 한가롭게 붕붕 떠 있는 것 같아도, 수면 밑에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물장구를 치고 있어」

라고 말한 것은, 허니의 엄격한 부분이었겠지.


미키, 기뻤어.
못 미더운 옷차림에 마구잡이로 엉킨 머리가락을 하고 머리를 벅벅 긁고 있어도 어쩐지 이 사람이랑은 같이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거야.

그래서 조금이지만, 레슨도 진지하게 들어보기로 했어.

아핫☆ 혹시 미키가 게으름뱅이가 아니었다면, 허니랑 만나는 일도 없었을까?
그런 거, 미키적으론 싫은 거야.
매일 자면서 대충대충 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거네.


응. 그 때로부터 한참 시간이 흘러갔어.
미키는 말야, 이제 정말정말 중요한 공연을 하나 앞두고 있는 거야.

이번에 공연을 하는 곳은, 무려 도쿄 돔인 거야.
코토리도 리츠코 씨도 설마 그 공연장 측에서 먼저 제안해 주다니, 하고 펄쩍 뛰었어.



아마도 이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A 랭크.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리 마이페이스인 미키라도, 
이번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다리가 후들거리는 거야.

오래간만에 하루카랑 다른 아이들이랑 매일 같이 트레이닝하고, 열심히 지도받고 있어.


저기, 허니.
미키, 잘하고 있는 걸까?

무대에서 반짝반짝, 하고 빛날 수 있을까?

……. 응. 미키, 힘낼게.
허니가 지켜봐주고 있으니까, 분명히 반짝반짝 할 수 있을 거야!


아참, 
미키 말야. 머리카락을 잘랐어.
제법 오랫동안 길렀는데 자르니까 시원하기도 하고, 어딘지 섭섭하기도 한 거야.
금색으로 물들였던 것도 원래 색으로 되돌린 거야.

어때? 귀여워?
응. 고마운 거야!

자, 이건 미키의 선물인 거야!
잘라낸 금발 부분으로 만든 부적이야.
여기 두고 갈 테니까, 미키가 생각나면 들여다 보는 거야?

아, 맞아. 허니한테 빌렸던 코트도 여기!
아직 날씨가 추우니까 감기는 조심해야 하는 거야.
미키는 다른 외투를 가져왔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야.


이제 갈 시간이야.
저 쪽에서 하루카랑 치하야 씨가 기다리고 있는 거야.
두 사람하고는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거야?
응, 허니는 상냥하니까.


"미키, 괜찮겠어? 조금 더 있어도……"
"아핫☆ 괜찮은 거야. 치하야 씨, 유우 군도 만나러 가고 싶잖아? 미키도 인사하러 갈 거야!"

"미키……."
"하루카, 웃는 거야! 그런 표정은 아이돌에겐 어울리지 않는 거야! 아핫"


그런데 그 순간, 등 뒤에서 돌연 산들바람이 불어온 거야.
아직 겨울인데도 어쩐 일인지 따뜻했어.

그 바람은 미키의 짧아진 머리카락을 쓰다듬듯이 흔들었어.
어쩐지 익숙하고 그리운 느낌이 들어서, 
편안한 나머지 아후, 하고 하품이 나온 거야.

아후.

「걱정 마. 수면 아래에서 계속해서 물장구를 쳐왔던 미키라면, 틀림없이 라이브를 성공시킬 수 있어」

아무리 미키라도 그 때는 잠이 확 깬 거야.

"……허니?"

미키가 걸음을 멈추고 두리번두리번거리니 앞에서 걷던 두 사람도 돌아섰어.

"왜 그래, 미키?"
"……응- 미키적으론-" 


"아핫☆ 아무 것도 아닌 거야! 가는 거야!"

결론적으로 말하면, 라이브는 성공한 거야!
그것도 춤추는 미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올 정도로, 유래가 없을 만큼의 대성공!

다 쓰러져 가던 765프로는 단숨에 유명 사무소가 되었어.
신입 프로듀서들도 몇 명씩이나 들어왔고
사무소 건물도 새로 지어진 깨끗한 건물으로 이사했어.
후배 아이돌도 여러 명 들어왔어.

미키, 허니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서, 무대에서 더욱 반짝반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앞으로도, 쭈욱, 미키가 반짝반짝하는 모습, 지켜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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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아끼는 미키 쨩의 생일입니다.
귀엽고 깜찍하고 섹시하고 헌신적인 아이죠!

미키랑 주먹밥 먹고 싶다.
이번엔 깔끔한 해피엔드네요!
오랜만에 제목에 느낌표 안 붙은 글을 쓰니 기분도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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