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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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4, 2013 11:38에 작성됨.

" 후우~ "

전화를 내려놓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몸을 기댄다.
프로듀서일을 시작한지 이제 반년정도 됐을까.
이제는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온듯하지만, 역시 아직은 미숙하다는걸 느끼는 경우가 많다.

" 영화인가… "

방금과 같은 경우도 그렇다.
영화.
인지도를 상승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컨텐츠도 없겠지만, 그쪽에서 딱 캐스팅 역활을 찍어와서는 완고하게 바꿔주질 않아서 곤란했다.
그 찍어온 게 호시이 미키, 최근 스케쥴이 빡빡해서 이번 캐스팅까지 맡아버리면 꽤 로드가 걸릴 것 같아서 다른 아이에게 넘기려고 했는데…

' 널널한 히비키쪽을 넣어주려고 했는데, 이미지가 안맞다고 하니… '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의자에 푹 앉아 눈을 감고 있을 때.

" 누구게~? "

그 감겨진 눈을 덮는 손.
부드러운 감촉에 왠지 얼굴이 붉어지지만.
이런 장난은 곤란한걸.

" 음… "

목소리를 약간 굵게 해보려고 했지만, 딱 티가 난다.

" 미키이, 이런 장난은… "
" 아핫~ 허니라면 바로 맞출꺼라고 생각한거야☆ "

미키도 양반은 못되나보다.
웃으면서 손을 치우자, 나는 눈을 떴다.
그 앞에 있는건 금발의 소녀.

중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비쥬얼을 가지고 있어서, 현재 꽤 높아진 인기는 순항중이였다.
한동안은 성실하지 않다고 해야할까…, 조금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었지만
최근들어서 꽤 열심히 해오고 있고, 그 노력의 결과에 대해 사무소의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었다.

근데 최근엔 곤란한 점이…

" 그 허니 곤란하다니깐. "
" 왜, 허니를 허니라고 부르고 싶은걸, 싫어? "
" 아니 그… "

…저번의 일 이후 갑자기 허니라고 불러온다.
이거 팬들한테 보여버리면 곤란한데 말야. 리츠코도, 나도 주의를 주고 있지만 전혀 듣질 않았다.

" 음, 근데 허니 바쁜거야? "
" 아니, 아니 방금 한건 끝… 아 맞아. 미키. "

나는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책자를 건네준다.

" 요번에 영화 캐스팅이 미키한테 들어왔어. 당장 내일 그쪽 감독님하고 뵈러 가야하니깐. "
" 에, 미키한테 영화? "
" 응. 꼭 미키한테 맡기고 싶다던데? "

음… 방금까지 일을 하고 온 아이에게 일을 건네주는 게 꽤 미안하긴 한데, 이것도 인기가 있다는 반증이지 않을까.

" 흐응~ 알았어. 그건 그렇고 허니~? "
" 응? "
" 미키, 요번주 일요일에 시간 널널한거야 "
" 에? 널널한데? "
" 그러니깐… "

응?

" 허, 허니는… 일요일에 시간 있어…? "

음, 일요일엔 아마 히비키랑 마코토때문에 꽤 멀리 갈 계획이였는데.

" 음, 일요일에도 일 있으니깐. 근데 왜? "
" …흐응~ 그렇구나. "

미키는 왠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휙 몸을 돌리며.

" 그럼, 미키 돌아가는거야. "
" 응, 미키 수고했어. "

…왠지 찝찝한데, 나는 미키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책상으로 몸을 돌린다.
자, 아직도 일이 많이 남았다고!








-





하루카를 데려다주고, 다시 사무소로 가는 차 안.
시계를 보자 이제 오후 8시쯤을 가르키고 있었다.

창밖을 보자,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그에 맞춰 그 어둠을 치워버리려는듯 도시의 불빛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 음, 지금쯤 미키 사무소에 돌아 왔겠지? "

수고를 한 미키에게 상으로 푸딩을 사가지고 들어갈까.
아이돌을 프로듀스 하는 입장에서 다이어트의 최대 적인 푸딩을 사가는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자아이라면 단 걸 좋아하겠지.

딱 하나라면 칼로리에도 문제가 없을꺼고.
음 이걸로 하자.

" 저기, 저쪽 가게 앞에서 세워주실래요? "

그렇게 나는 기사분에게 말하고는 제과점 앞에서 내렸다.




-



" 다녀왔습니다~ "

낡은 사무소의 문을 열면서 인사를 하자.
그에 맞춰 끼익~하는 쇳소리가 같이 들렸다.

…시간 날 때 기름칠좀 해야지.

그렇게 사무소에 들어왔지만, 보이는 건 코토리씨의 뒷모습뿐.
그 외엔 인기척이 없었다.

" 아, 프로듀서씨 오셨어요? "

의자에 앉은 채 고개만 돌려서 인사해오는 코토리씨.
…바빠 보이네.

" 코토리씨 일 많이 밀렸나봐요? "
" 아우우우우… 중간에 잠시 딴 짓을 하는 바람에~ "

코토리씨는 굉장히 유능한 인재지만, 가끔씩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을 때가 있다.
그 때는 주위에서 누군가 깨워주지 않으면 그 상태가 꽤 오래가버린다.

" 힘내세요. 그나저나 미키 안왔나요? "

음, 미키가 아마 나보다 일찍 돌아왔어야 했는데…

" 음, 아마… "
코토리씨가 잠시 생각하면서 손가락으로 꼽아보기 시작한다.

" 아까, 잠깐 타카네가 왔다갔고, 하루카… 미키는 아직 안 돌아왔네요. "

이상하네.
오면서 차가 막힌다고 해도 푸딩을 사고 돌아오는 시간이면 비슷할꺼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불안하다.
나는 휴대폰을 열고 3번키를 눌렀다.
그리고는 미키의 휴대폰으로 착신중.

꽤 긴데.

다시 걸어볼까…
라고 생각 했을 때.

" 허, 허니? "
" 미키, 아직 멀었어? "

왠지 주위가 소란스러운데.

" 아, 아흣… 아. 미키 오늘 조금 늦을지도… "
" 아… 그래? "

무슨 일이 생긴건가?

" 으으읏, 아… "
" 음, 왜 회의 길어지고 있어? "
" 아… 그건 아닌데… 자, 잠깐! "
" ?"

…휴대폰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는.

" 저, 적당히 하는거야… 통화중인데… "
" 뭐 어때, 즐기고 있는거 아니야? "
" 아, 아닌거야! "

…음.

" 어, 어쨋든 허니 오늘 늦으니깐… "
" 응, 알았어. 냉장고에 미키 주려고 푸딩 사놨으니깐 만약 사무소 들리면 챙겨가. "
" 고마워… 허… 야얏! 그… "

뚝.
음… 뭐 미키도 이것저것 사정이 있나보네.
그렇지만 왠지 중간중간 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 프로듀서씨, 미키 무슨 일 있대요? "
" 아… 뭐 회의가 길어지는 거 같네요. "

흐응~이라면서 코토리씨가 소리를 내더니.

" 그나저나,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도 딱히 애정이 가는 애들이 있겠지요? "
" 에, 애정이 가는 애들이라고 하면 어떤건가요? "
" 뭐… 그냥 조금 더 마음이 간다고 한다던가, 더 챙겨주고 싶다던가 그런거 아닐까요? "

마음이 더 가고.
더 챙겨주고 싶다라…

거의 대부분은 혼자서 의젓하게 잘해주니깐 고마움을 가지고 있고.
아미마미들정도나 조금 더 신경을 써주고 있을까나.

…음

" 거의 비슷비슷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
" 흐응,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

반쯤 눈을 감으며 흘겨보는 코토리씨.

" … "
" 미키, 미키는 어떻게 생각해요? "

미키, 음… 미키는…
아!

" 아… 그렇네요. 왠지모르게 미키는 더… "
" 후후, 그렇죠? 곁에서 보니깐 프로듀서씨 미키의 일에는 왠지 더 집중하는 거 같이 보여서요. "
" 으… 그렇게 보였나요? 그럼 프로듀서 실격인데… "

한쪽에만 더 집중하는건 여러 아이들은 관리하는 프로듀서로서 실격이지 않을까.

" 흐응, 그렇지도 않다고 봐요.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끌리는게 있다고 보니깐. "

그리고, 라면서 코토리씨가 더 덧붙인다.

" 미키는 확실히 주위 사람을 끌어당기는 아이니깐. "
" 그렇네요… "

그렇게 코토리씨와 말을 하다보니, 지금까지 미키한테 조금 더 애정을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든다.

…왠지 부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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