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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

[장문, 개인적 이야기] 총선 예고가 나온 걸 본 소감

댓글: 12 / 조회: 1293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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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8, 2018 19:37에 작성됨.

기다리고 기다리던 7대 신데렐라 걸 총선거가 4월 10일부터 시작되는군요.

그런데, 이번엔 지금까지와는 달리 모바마스와 데레스테의 합동 총선이네요?

일단, 제가 총선에 직접 참여해서 라이라에게 표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다만, 저야 당연히 라이라에게 표를 넣겠지만, 전반적으로 무성우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묻힐 수밖에 없는 데레스테 구조 상, 총선에서 무성우 비율이 더 낮아지지 않겠나 하는 불안감이 생기더군요.

실제로도 그런 문제를 성토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제 반남이 성우 투자를 그만두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인기 있는 캐릭터를 밀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입장 역시 있어 둘 사이의 충돌이 일어난 것도 몇몇 경우 보았고요.


무성우 아이돌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보이는 현 상황을 보고, 저도 마음에 꽤나 불이 지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특히 카코랑 히나코가 최대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더더욱 말이죠.

제가 무슨 "무성우의 수호자"로서 성스러운 임무라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하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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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무성우에게 애정을 가질 가능성이 유성우의 경우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고,

실제로도 애캐 top 10이라고 하면 대략 위의 이미지를 따르는데, 이 중 7명이 무성우입니다. (그나마도 원래 8명이었는데, 최근에 싸부가 성우를 받으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 스스로를 무성우의 수호자럼 생각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죠.

저 역시 신데마스라는 컨텐츠 내에서 유명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접촉할 가능성이 더 높고, 무성우 아이돌들 중에서도 어떤 아이돌은 "쟤는 별로인 거 같은데, 담당하는 사람이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무성우를 자애롭게 챙겨주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제 애캐를 챙기는 겁니다. 애캐들이 어떻게든 떠올랐으면 하는 거죠.

이 때, 무성우 홀대 논란에 마음의 불이 지펴진 건, 여기에 대부분의 애캐가 도매금으로 묶여서

"너희는 인기 없으니까 묻혀도 싸."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너희는 인기 없으니까 카드가 안 나오건, 이벤트로 안 나오건, 곡이 안 나오건 내 알 바 아니야."

하는 식으로 무시받았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죠. 데레스테라는 게임을 즐길 원동력을 빼앗긴 심정인 겁니다.


근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유성우 아이돌이 무작정 늘어나는 것도 사실 좋은 일만은 아니긴 하죠.

지금 신데마스는 유성우 아이돌만 해도 74명에 달하고, 이들 간에도 형평성 논란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돌들에게 정말로 균등한 기회를 줄 수가 없어요.

가령 이벤트 상위의 경우를 살펴보면, 매월 유성우 아이돌 2명이 이벤트 상위를 가져갑니다.

그런데 74명의 아이돌에게 기회를 전부 공평하게 준다면? 74 / 2 = 37. 3년 1개월에 1번씩 돌아가면서 상위를 받겠군요.

그러니까 만일, 싸부가 성우가 붙었는데

"어디보자, 무나카타 아츠미? 너는 2016년 8월에 라파 상위를 받았구나? 2019년 9월 (앞으로 1년 5개월 뒤) 까지 기다려."

라고 하는 거죠. 진짜로 대놓고 그런 말을 듣는다면 당장 데레스테 때려 쳤을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다 같이 잘 사는 길이 아니라 다 같이 죽는 길인 거죠.

즉, 현재의 74명조차도, 다 같이 잘 끌고 가기엔 상당히 벅찬 인원인 겁니다.

당장 제 top 10 애캐 중 유성우인 3명만 봐도, 싸부야 이미 여러 번 징징댔으니 생략하고

아리스의 경우, 커뮤가 없는 앱나인 이벤트에서 상위를 받았고, 커뮤 있는 이벤트에서 카드를 받은 건 NTY 하위 하나 뿐.

이벤트 등장 자체도 발큐리아 이후로는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죠...? 사실상 여름 앨범 나츠코이 하나만 믿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나는... 옛날 옛적 Snow Wings 때, 그것도 하위 1번 받은 게 전부.

이벤트 등장 자체는 최근 기준으로 Frost 때나 1주일 전의 만우절 이벤트 때 이루어지긴 했습니다.

이미 있는 성우 애캐도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네요. 오죽하면 데레스테 시작한 지 9개월이나 지난 지금이 되어서야 상위 15성을 처음으로 달려본단 소리가 나왔으니...



그럼 형평성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해 두고, 그러고보면 저는 어쩌다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을까요.

지금 보는 바와 같은 애캐를 가지고, 무성우 아이돌 처우에 민감해지고, 아이돌 보상에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모습으로 말이죠.

사실, 제가 데레스테로 신데마스 컨텐츠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지는 9개월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신데마스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보다도 3~4년은 앞서 있었습니다.

별로 자랑할 거리는 못 되지만, 나무위키로 (옛날 기준으론 엔하위키) 신데마스 캐릭터에 대한 글을 읽는 게 꽤 재미있더라구요.

뭐하는 게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캐릭터들도 특정 개성을 극대화한 타입의 캐릭터가 많다보니 재미있을 수밖에요.

게다가 제가 군대에 있을 적에는 홍천에서 근무를 했는데, 사지방에서 엔하위키에 홍천을 쳐 보았습니다.

그런데 관련 항목에 신데마스 캐릭터가 있더라구요? 네,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데마스의 류해나입니다.

그러면서 더 크게 끌리게 되었죠.

글로만 읽을 때였으니까, 이 캐릭터가 성우가 있는지 없는지 따위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캐릭터에 따라 프로필에 사인이 올라와 있는 캐릭터가 있고 아닌 캐릭터가 있었는데, 그 차이에 대해 의아해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았죠.

나중에 "데레스테"라는 게 시작되면서 친구들 몇몇이 데레스테를 하나하나 시작하니까, 그 이후로 성우 유무에 따른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들을 수는 있었지만, 체감은 크게 되지 않았죠.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데레스테를 시작할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유가 약간 특이합니다.

원래 저는 일본어는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컨텐츠가 일본어로 되어 있는 데레스테는 진입장벽이 있었죠.

(그래놓고 스플래툰을 어떻게 할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지만... 그건 언어가 그리 중요한 게임은 아니니...)

그러다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JLPT를 공부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N3부터 시작했는데 문법 공부가 어느 정도 끝이 나고 보니까 웬만한 일본어 문장은 읽히는 편이더라구요.

친구에게 "데레스테로 일본어 공부할까? ㅋㅋㅋ" 하고 드립을 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작년 6월 말, 그게 현실이 되었죠.


신데마스 캐릭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었으니까, 데레스테를 시작하자마자 저는 최애를 누구로 할 지를 정합니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캐릭터들 중에서, 내 취향이고 재미있는 캐릭터... 하고 생각을 한 뒤, 저는 2명까지 그 범위를 좁힐 수 있었죠.


카미죠 하루나. 그리고 라이라.


다만 하루나는 기본 카드가 노멀이었고, 라이라는 그게 레어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리더로 하루나를 세웁니다.

그 뒤, 초반에는 가챠의 룰을 몰랐으니 2500쥬엘이 모이는 대로 10연챠를 돌려댔고, 그 결과 라이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둘 중에서 최애를 누구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저는 라이라라고 답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하루나를 중심으로 하는 "메가네스트" 조합을 뮤비에 많이 올리고는 했습니다만 (주로 마키노랑 마히로)

시간이 지날 수록 시들해져 갔고, 라이라를 MV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라이라, 노노, 쇼코의 3명으로 MV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니 큐트 타입이 없고, 노노랑 쇼코를 두면 라이라 자리를 미레이로 바꾸면 인디비, 마유로 바꾸면 언더데더군요.

과감하게 노노랑 쇼코의 자리를 싸부랑 레이나로 교체합니다. 이 과정에서 싸부가 차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 신데페스 때 아오이의 SR이 들어오면서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아오이를 패션 최애로 밀어주는 과정에서 레이나의 자리는 아오이로 또 다시 교체가 되었죠.

한 편으로는, 라이라랑 미치루의 관계를 알고 있었으니 "팀 플라워 with 라이라" 조합을 MV에 세웁니다.

당시엔 실제로 이 이름으로 모바마스에 3명의 조합이 등장한 줄을 몰랐으니 대충 "Ice Sweets"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 과정에서 미치루도 차애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 외에는, 목소리를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유성우 아이돌의 경우 그 목소리도 듣게 되면서 목소리에 홀린 경우가 생겼습니다.

아리스와 코우메가 그렇게 애캐의 자리에 서게 되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애캐 라인 자체가 안정이 되는 10~11월 정도까지는 새로운 캐릭터를 알게 되고, 몇몇은 애캐가 되는 일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전부 무성우였네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성우의 유무에 따른 취급 격차가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었고, 이는 신데마스 캐릭터들 자체를 유성우와 무성우의 대립구도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애캐가 무성우 위주가 된 건 우연은 아니에요.

이야기를 해 보자면, 저는 캐릭터들을 통해서 제 부족한 한 구석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저는 제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의존적이지만, 한 편으로는 "무능력한 나"의 실체를 보는 것이 불편하고, 스스로 제가 저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싶어했죠.

그러다보니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면 남에게 정보를 얻거나,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 또는 남에게 인정을 못 받는 게 불편하더라구요.

뭐든지 내가 중심이어야 한다. 그런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멀티 플레이로 경쟁해야 하는 게임은 거의 시작도 안 했습니다. LoL이라든지, 오버워치라든지...

처음에 트롤링 안 하기 위해서 남들 통해서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잘못하면 욕 먹기도 하니깐요.

친구가 억지로 밀어서 한 두판 한 적은 있는데, 게임에 익숙해질 "적응 기간"을 넘어야 할 이유를 못 느끼고 그만뒀습니다.

온라인 RPG도 같은 이유로 파티 플레이나 레이드 등에는 끼려고 하지 않아 솔플 위주였고, 솔플로 갈 수 있는 한계에 이르면 사실상 접는 게 일반적이었죠.


데레스테 입문 이후도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잘 맞아떨어져요.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상당수가 성우 있는 유명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차 창작 쪽도 거의 그렇죠.

유명 아이돌을 파게 되면 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듣게 되고, 저는 그 다수의 입장을 그냥 "따라가는" 입장이 되겠죠.

저한테는 좀 불편한 일입니다.

한 편으론 그 캐릭터에게 기념할 만한 소식이 왔을 때, 그에 대한 주도권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여간 그런 걸 잡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천성은 정말 느긋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느릿느릿하게 쓰고 싶은데, 이 상황에서 그렇게 하면 저 스스로는 그저 "남들 하니까 따라간다"는 느낌을 받게 되거든요.

결국 상황이 이와 정반대인 무성우 아이돌 쪽에 더 호감이 가기가 쉬워지는 거죠.


그럼 아리스는 어떤가 하면, 실제로 아리스에 대해서는 적잖이 양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리스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 캐릭터란 걸 생각하면 불편하기도 하죠.

때때로 아리스가 후미카랑 LiPPS 멤버들하고 많이 엮이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살짝 좋지 않은 기분이 들 때도 있구요.

물론 아리스가 어떤 캐릭터인데 주도권을 저 혼자 잡는다는 건 되지도 않을 일일 뿐더러 그래서도 안 될 일이죠. (다른 캐릭터는 그래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기본적으로 아리스에 대한 이야기에는 침묵을 하는 편입니다. 다른 애캐랑 달리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안 하는 편인 거죠.

아리스로 연성할 거리 자체는 있습니다만, 더 우선시되는 라이라나 싸부 쪽 연성도 제대로 정착을 못 시켰기 때문에...

그런데 왜 아리스를 좋아하냐고 한다면, 흠... 목소리 때문인 것도 있지만, 성격을 보고 있으면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아직 애인데 어른이고 싶어하는 모습이.



이야기가 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총선을 계기로 라이라나 싸부 등등이 초인기 캐릭터로 부상하길 바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제 이기심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길 원하죠. 제가 원하는 건 단지 공식이 이들을 밀어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내가 이 아이돌의 담당P다!!" 라는 걸 증명할 수단을 얻을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4달 전에 싸부가 성우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죠.

다만, 무성우 홀대 논란에 대해서 기분이 나빠지는 건, 사실 누구나 그렇잖아요.

누군가가 무시당하거나 까이고 있고, 그 대상에 자신의 담당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누가 기분 좋게 받아들일까요.


하지만, 이번 총선 통합으로 인해 설령 무성우 아이돌의 성우 배정의 문이 완전히 닫혀버렸다고 해도, 뭐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담당 아이돌이 라이라, 싸부, 미치루, 그리고 앞서 보여드린 그 외의 모든 이들이라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공식이 밀어주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아쉬운 일이지만, 공식이 안 밀어준다고 우리 안에서 살아가는 담당돌이 없어지진 않잖아요.

저는 저대로 (지금은 매우 바빠서 어려운 상태이지만) 애캐의 연성을 할 것이고, 데레스테에서는 팬작을 계속 할 것이고, 그 외의 다른 방법으로 애캐에 대한 애정을 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총선에서는, 권내의 가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라이라에게 표를 줄 겁니다.

물론 애캐가 대부분 무성우인 특성상 만에 하나 라이라 씨가 성우가 붙으면, 그 다음은 미치루, 다음은 아오이, 무츠미, 사나... 하는 식으로 넘어가긴 하겠지만요.

(아마 사나까지도 성우가 붙으면 그 뒤에는 라이라, 또는 총선 정세에 따라 싸부를 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령 그 표가 권외로 가서 사표가 되더라도, 저는 제 최애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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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라 씨에게 아이스를! 라이라 씨에게 보이스를!

...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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