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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명함! 경찰을 부르는 나의 프로듀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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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6, 2015 10:55에 작성됨.

캐치프레이즈 : 부디 명함만이라도....!

 

 

모델이라는 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그 실상은 꽤나 많은 노력과 프로 정신이 필요한 직업이다

행여 제품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피부톤, 자세, 골격, 걸음걸이 등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며 살아가야 한다

작은 문신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고, 피부가 드러나야할 부위에 큰 흉터가 있어서도 안되며, 여름에 팔다리나 목만 타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조심해야 한다. 심지어 걷는 보폭, 골반 움직임, 어깨 위치도 철저해야 하고 살이 접히지 않을 정도로 늘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

그만큼 모델로서 가치가 가장 빛나는 때는 십대 중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이다보니 직업으로서의 수명도 짧아 같은 업종 사람들은 결혼을 빨리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타카가키 씨도 수고하셨어요"

촬영장에서 나오며 스태프 분들께 인사드리고 밖으로 나온다. 취향인 치렁치렁한 오픈 숄더 형태의 옷을 입고 걷는 저녁의 거리. 매일이 바쁜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말 없이 걷다보면 요즘 들어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나는 뭘 해야할까?'

내 나이도 어느덧 23세. 아직 젊다고 할 수 있는 나이기는 하지만, 모델로서는 슬슬 저물어갈 때다. 만약 더 이상 모델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회사에 취직을 하러 돌아다닐까?

부모님이 잡아주는 선을 봐 시집을 갈까?

어느쪽이든 재미없을 것 같은 인생이다. 물론 지금 하는 모델의 일에도 큰 재미를 느끼는 건 아니다. 아는 선배를 따라와 발을 들인 업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기왕 하기로 하는 건 철저히 해보자는 마음에 나름 쉴 틈 없이 달려온 인생. 23세 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미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것 같은 무상함이 밀려들어온다

'외로움을 타는건가...요즘들어 자꾸 이런 생각만하게 되네...'

연애라도 해볼까? 라며 생각하던 무렵, 바람이 불었다. 가벼운 산들바람이었지만, 어느새 눈 앞에 정장을 차려입은 덩치 큰 남자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크, 너무 생각에 빠져있었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올리고 눈 앞의 남자의 험악해보이는 얼굴에 화들짝 놀랐다. 몸이 뻣뻣하게 굳은건지, 아니면 잠깐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인지, 뒤로 넘어져가는 몸에, 그는 내 팔을 잡고 당겨서 똑바로 세웠다

"아, 고, 고맙..."

"잠시 실례하겠습니다만...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감사인사를 하기도 전에 건네져 온 명함. 명함에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 부서 소속의 타케우치라고 쓰여있었다

"혹시 생각이 있으시다면...아이돌,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에?"

그리고 그 날, 연풍(산들바람)이 몰고 온 그 남자와 만났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하나 따서 마셨다

"......"

여기는 나의 집. 월세를 내며 홀로 살아가는 23세 여성을 위한 집. 오늘은 왠지 집 안에서 잔뜩 마시고 싶어졌다

"아이돌...이라..."

그 남자에게서 받은 명함을 꺼내본다. 346 프로덕션이라면 나도 이름 정도는 들어본 대기업이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346에서 아이돌을 키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

문득, TV를 틀어보니 바로 아이돌의 무대가 보였다

젊다기보다는 어린 소녀들이 모여 춤추고 노래하고, 반짝이는 조명에 어두운 관객석을 가득 채우는 은은한 사인라이트의 불빛들. 확실히 요즘 여학생들이 아이돌 해보고 싶다, 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이돌(우상)...하기야, 저런 무대 위에서 저렇게 밝게도 빛나니, 누구나 꿈을 품게 되겠지'

나도 어린시절에는 히다카 마이라는 아이돌에 대해서 듣고 자랐다. 그때 당시엔 십대 초반이었던지라에 어른들만큼이나 자세히 아는 건 아니었지만, 어른들이나 연상의 남녀들 대부분이 히다카 마이라는 이름을 입에서 꺼내며 화제를 만들었기에 싫어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요즘은 그 히다카 마이 수준으로 사람을 열광하게 만드는 아이돌은 없는 것 같지만......'

것보다 이렇게 아이돌이란 존재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된 것도 참 오랜만이다. 나 또한 고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남성 아이돌이나 여성 아이돌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었지

과거에 대한 추억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외로움을 자극시켜 기분이 울적해지게 만든다. 고향을 떠나 도쿄에 온 이후로 5년. 부모님의 생신 때나 설날 혹은 추석 같은 때를 제외하곤 별로 갈 일이 없었다

'간만에 고향에 돌아가볼까......'

이번주 휴일에 일 잡히는 것 없으면 찾아가보자

 


"......저기 카에데, 저 사람 누구니? 이른 아침부터 널 기다리고 있었다던데"

"......"

매니저 언니의 말. 시선을 돌려보면 어제 본 그 사람이 있었다. 분명, 346 프로덕션의 타케우치라고 했던가

괜히 더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갔다

"또 보네요. 어떻게 찾아오셨나요?"

"어제 했던 제의에 대한 답을 들으러 왔습니다"

"......저는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고 묻고있는데요?"

"......지인에게 듣고 찾아왔습니다"

이쪽 업계는 상당히 좁은 곳이다. 사진작가나 연예계로 진출한 옛 모델의 입소문 등을 듣고 찾아온 것일까. 아니 346 정도의 힘이면 금방 찾아낼 수 있겠지

"혹시 재촉하러 찾아오신건가요?"

"아,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당황해하며 바로 허리를 숙이는 남자. 딱히 불쾌한 티를 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상대방은 다르게 받아들인 듯 했다

"명함 받았잖아요. 조금 더 고민해보고 전화드릴게요. 어제를 시작으로 일주일. 그 동안 고민해보는 걸로...알겠나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에 실례했습니다. 그럼..."

꾸벅, 다시 허리 숙여 인사하고 떠나는 남자. 잠시 후, 매니저 언니가 다가와 물었다

"저 사람, 뭐하는 남자야? 카에데 너한테 고백이라도 한 남자야?"

"아니에요...그냥, 저보고 아이돌 해 볼 생각 없냐고 물어본 남자일 뿐"

"아이돌? 카에데 지금 네 나이가 23세인데? 뭐...네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긴 하지만, 저 남자. 네 나이는 알고 말한걸까?"

언니는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 칭했다. 확실히 그는 이상한 사람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아이돌이라는 생각지도 못 한 제의를 한 남자. 그 덕에 기분이 싱숭생숭해져 그날 밤은 제대로 자지 못 했었다

'그러고보니 그는 왜 내게 아이돌을 해 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한걸까?'

단순히 내 외모를 보고? 아니면 모델 출신이라 카메라 앞에서 떨지 않을 것 같기에?

"......"

주머니에서 어제 받은 명함을 꺼냈다. 한 번, 직접 불러서 만나보고 이유를 물어볼까...?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5-08-10 10:48:14 창작판에서 복사 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4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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