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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첫사랑.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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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7, 2018 22:30에 작성됨.

유의사항

1. 상중편 있습니다. 보고오세요!

2. 오리캐등장.

3. 우즈키의 양성소 시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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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키가 다시 양성소를 나간 날.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나츠키를 찾는 거였다. 양성소를 쉰 일주일 동안 그에게 전화와 문자를 해봤지만 받지 않았다.


 “나츠키? 잘 모르겠는데?”
 “나츠키 학생 말아니? 그러고 보니 요즈음 안 보이는구나. 오디션 때 갑자기 뛰쳐나갔다는 것도 그렇고....... 무슨 일 있나?” 


 남자연습생들도, 트레이너도 나츠키의 행방은 모르는 듯했다. 그에게 묻고 싶은게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왜 갑자기 달아났죠? 오디션보다 중요한 일이었나요?’라고 따져 묻고 싶다. ‘당신 때문에 집중을 못해서 망쳤잖아요!’ 라고 말도 안 되는 생트집도 잡고 싶다. ‘저 떨어졌어요...’라고 시무룩 해하며 그의 옅은 웃음에 위로받고 싶었다. 이런 자잘한 이유가 없더라도 나는 그를 만나고 싶다.
 결국, 우즈키는 트레이너를 졸라 나츠키 집의 주소를 받아냈다. 트레이너는 처음엔 규칙위반이라며 거절했지만, 심성 곱기로 유명한 우즈키가 이런 식으로 조르는 게 신선했고, 우즈키와 나츠키의 관계는 양성소 내에서도 제법 유명했으며, 나츠키의 근황도 걱정된다는 명목하에 주소를 넘겨줬다.
 그 주 주말. 우즈키는 전철을 타고 나츠키네 있는 동네로 향했다.


 “여기...... 맞나?”


 나츠키의 집은 허름한 반지하방이었다. 당장에라도 바퀴벌레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 움츠러든 우즈키는 심호흡을 하고 문을 두드렸다.


 “누구시우?”


 안에서 늙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츠키 씨의... 친구인데요. 나츠키 씨 뵈러왔습니다.”
 “우리 손주 친구? 잠시만요오.”


 문을 연 노인은 세상의 모든 풍파를 맞아 꺾이기 직전인 사람의 모습이었다. 얼굴을 꾀죄죄하면서 주름이 가득했으며 허리는 굽어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눈가는 초승달처럼 휘어 선한 인상을 주었다.


 “이거 어쩌지이? 나츠키는 잠시 나갔는데....... 금방 올 태니 안에서 기다릴라우?”
 “...그래도 될 까요 할머니?”
 “그럼그럼. 우리 손주 친구라는데.”
 “그럼 잠시 실례할게요. 할머니.”


 고개 숙여 인사한 우즈키는 집으로 들어갔다.
 나츠키의 집은 집이라고 하기도 뭐한 단칸방이었다. 3걸음 길이의 복도 겸 부엌과 좁은 화장실, 온갖 가구를 쑤셔 박아 난잡한 방 하나가 집의 전부였다.
 우물쭈물 방바닥에 앉은 우즈키는 두리번거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나츠키와 같이 걷던 그 아이다. 역시 가족이었구나. 동생일까?
 ‘저건......’

 곤히 자는 남자아이의 이마엔 커다란 거즈가 붙어있었다. 다친 걸까?
 그때, 부엌에서 무언가를 달그락거리던 할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손님이 왔는데 뭐 내줄 게 없어서 어쩌누.”
 “앗. 신경 안 쓰려도 되는데......”
 “또 어떻게 그러나. 먹어봐. 우리 손주가 사온 과자인데 맛있어. 지 동생이 잘 먹으니까 자주 사오더라고.”


 할머니가 바닥에 내려놓은 건 우즈키가 너무나 잘 아는 우즈키네 동네 제과점의 특제쿠키였다.


 “.......정말 맛있을 것 같네요.”


 ......역시 자기가 먹는 게 아니었구나.
 우즈키와 할머니는 얘기를 나눴다. 주제는 전부 나츠키에 관한 것이었다. 할머니는 나츠키와 무슨 사이인지, 양성소에서의 나츠키는 어떤지, 손주랑 친하게 지내주어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거기에 우즈키는 힘든 양성소 생활을 같이 해나가는 동료이며, 조금 무뚝뚝해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노력을 계속하는 성실한 사람이고, 오히려 제가 더 고맙다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만족한 듯 인자하게 웃었다.


 “처자 같은 사람이 우리 손주랑 결혼해주면 늙은이가 더는 소원이 없겠구먼.”
 “겨, 결혼이요? 아, 아하하하.......”


 그때, 현관 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 나왔어.”
 “오냐. 친구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친구?”


 방에 들어온 나츠키는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우즈키. 네가 왜 여깄어?”
 “나츠키 씨가 연락도 안 받고 양성소도 안 나오니까요.”


 자신을 노려보는 우즈키에 눈빛에 나츠키는 대답 없이 눈만 끔벅였다.


 “나츠키야. 그게 무슨 말이야? 양성소에 안 나갔다니?”
 “......별일 아니야. ......우즈키.”
 “네.”


 그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나가서 얘기하자.”



   *   *   *


 말없이 걷던 둘이 발을 멈춘 곳은 공원의 벤치였다. 주말인 게 무색할 만큼 공원은 고요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가 소음의 전부였다.
 벤치에 앉은 그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나츠키였다.


 “안 물어봐?”
 “뭐를요?”
 “이것저것 있을 거잖아? 그러니까 온 걸 테고”
 “이야기해 주실 건가요? 나츠키 씨는 자기에 대한 건 절대 말 안 하잖아요?”


 평소와 달리 우즈키에 말투에 날이 서있었다.


 “......화났어?”
 “네. 화났어요,”


 또다시 찾아온 정적. 이번엔 우즈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양성소...... 왜 안 나와요?”
 “아르바이트하느라고.”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우즈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르바이트? 양성소는?


 “......무슨 소리인가요? 그럼 양성소는요?”


 나츠키는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그만 다녀야지.”
 “그러니까 그게 무슨...”
 “좀 길게 얘기해도 될까?”


 우즈키의 말을 끊은 나츠키의 표정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덤덤했다.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움츠러든 우즈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츠키는 생각을 정리하듯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오디션 기다릴 때 전화가 왔어. 할머니였어. 동생이 다쳤다더라. 급성 발작을 일으켜서 꼬꾸라지다가 이마를 찌어서 피가 난데. 순간 머리가 하얘지더라. 냉정이 생각하면 얼마나 다쳤는지를 묻고 119를 부르라고 한 다음 오디션을 마치고 가는 게 맞지. 하지만 그땐 거기까지 머리가 안 돌아갔어. 뒤에서 들리는 동생 울음소리에 정신이 나갔었나 봐.”
 “......그래서 오디션 중 뛰쳐나간 건가요?”
 “응.”
 “동생 분은...... 어디가 아프신 건가요?”
 “지적 장애랑 급성발작. 머리가 신생아 수준에서 멈췄다고 생각하면 돼. 말도 못하고 똥오줌도 못 가려. 그냥 평생 갓난애인 거지. 급성발작은 가끔가다  온 몸이 경직되면서 쓰러져. 짧으면 몇 초, 길면 20초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심각한 얘기를 뱉어대는 나츠키에게 우즈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 우즈키는 정신을 다잡았다. 난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그래서 그가 나에게 해줬던 것처럼, 나도 그를 위로해주고 싶다. ......난 그를 좋아하니까. 


 “실례되는 줄은 알지만...... 부모님은...?”
 “안 계셔. 아빤 사고사. 엄만 도망. 연락도 안 돼.”
 “......죄송해요.”
 “아니야.”


 또 정적이 일었다. 조금 전 다짐이 무색하게 우즈키의 입은 다물린 채 열릴 줄을 몰랐다. 그 모습을 본 나츠키는 쓴웃음을 지었다.


 “미안 갑자기 무거운 이야기를 해버렸네.”
 “아, 아니에요! ......제가 물어본 거니까요.”
 “고마워 신경 써줘서. ......하지만 이제 안 그래도 돼.”
 “......무슨 소리인가요. 그게?”
 “......나 접으려고. 연습생.”


 순간, 우즈키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무슨 소리인가요?”
 “말 그대로야. 연습생 그만둔다고.”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갑자기 우즈키가 땅을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잔뜩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


 “그만둔다니요? 왜요?! 오디션 떨어져서요?! 그런 거 한두 번도 아니잖아요!!!!!!”
 “우즈키.”
 “지금까지 노력했잖아요! 죽기 살기로 했잖아요!!! 포기하면요? 그럼 뭐가 돼요? 지금까지 한 모든 게 다 헛수고였다고 인정하는 거라고요! 괜찮아요? 그래도 괜찮냐고요?!?!?!”


 우즈키의 외침은 분명 나츠키에게 향한 것임에도 자신의 심장을 날카롭게 찔렀다. 흥분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숨이 거칠어졌다.
 나츠키는 그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우즈키 진정해. 부탁이야.”


 우즈키는 말을 멈추고 슬픈 표정으로 나츠키를 내려봤다. 나츠키도 그녀를 올려봤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초등학생 때 난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했어. 부모님이 없는 것, 동생이 저런 것, 그 동생을 가지고 트집 잡으며 날 괴롭히는 녀석들. 그냥 모든 게 싫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TV에서 아이돌의 무대를 봤어. 멋있더라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해서 혼자 춤과 노래를 연습했어. 그 뒤로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바뀌면서 그런 것들은 조금은 이겨낼 수 있었어. 그래서 생각했어. 나도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동경이 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이야.“
 “......그런데 왜 그만둬요? 아직 못 됐잖아요. 아이돌.......”
 “......될 수 있을까?”


 짤막한 말 한마디가 망치가 되어 우즈키의 머리를 내리쳤다.


 “나도 꽤 장기연습생이야. 재능은 없으면서 연습은 많이 해서 어정쩡한 실력을 가졌고, 그래서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만한 능력은 되는 연습생. 그러니까 알아. 난 재능 있는 애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우즈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전조 없이 흐르기 시작한 눈물을 뺨을 타고 떨어져 턱을 통해 뚝뚝 떨어졌다. 그래도 나츠키의 말을 멈추지 않았다.


 “될 수 있을까? 더 잘나고 멋진 녀석들도 못하는걸? 내가? 어떻게?”


 그만.


 “설령 내가 노력해서 데뷔했다 치자. 뜰 수 있을까? 온갖 아이돌이 범람하는 지금?”


 그만해.


 “얼마나 걸릴까? 1년? 2년? 5년? 10년?”
 “그만해!!!!!!”


 우즈키가 나츠키의 손을 뿌리치며 뒤로 몇 걸음 달아났다. 그녀의 표정은 공포로 질려있었다. 우즈키의 행동에 깜짝 놀란 나츠키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


 “......그날. 이마를 꿰매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자는 동생과 그 옆에 쪼그려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될지도 안 될지도, 아니 안 될 확률이 더 큰 목표를 꿈이랍시고 계속해간다면...... 그럼 이 사람들은? 나 말고는 지켜줄 사람도 없은 이 사람들은? 난 그들이 힘들어 하는 걸 계속 보면서 꿈을 꿀 수 있을 까?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야.”
 “......그래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턱을 덜덜 떨며 내뱉은 그 한마디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후의 항변이었다.

 “그래도. ......꿈, 이잖아요.”
 “...그래.”


 그리고 산산이 조각났다.


 “꿈이야. 현실이 아니라.”



   *   *   *


 나츠키는 여전히 양성소에 나오지 않았다. 우즈키는 몸에 밴 습관을 따르듯 기계적으로 양성소에 다녔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은 가니 하던 거라도 계속한다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나츠키와 연락하지 않았다.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시간이 갈수록 우즈키는 양성소를 빠지는 날이 많아졌다. 음정을 틀리고 스탭이 꼬여도 그러려니 했다. 그럴수록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와의 인연이 풍파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양성소 복도의 의자에 앉아 이온음료를 마시던 우즈키의 귀에 지나가던 학생들의 대화가 들어왔다.


 “방금 개인사물함 정리하던 사람 나츠키 씨지?”
 “역시 그렇지? 진짜 포기하나보네.”


 오랜만에 듣는 그의 이름.


 “......에?”


 갑자기 볼에 타고 내리는 축축한 감각에 당황하며 얼굴을 매만졌다. 눈물이었다. 전조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갑자기 왜......”


 그가 있다. 그가 여기 있다.


 “나츠키 씨......”


 안 돼. 그를 이렇게 보내서는 안 돼.


 “나츠키 씨. 나츠키 씨......”


 땅을 박차고 일어나 달렸다. 눈물로 시야가 흐려도, 지나가던 사람과 어깨가 부딪혀도, 층계참에서 넘어져도 계속 달렸다. 머릿속에서 그와 있었던 일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는 신기한 사람이었다. 무뚝뚝하지만 가끔 보여주는 옅은 웃음이 내 마음을 보듬었다. 언제나 묵묵하게 연습하는 그를 보며 ‘저 사람도 저렇구나. 역시 나도 틀리지 않았어.’ 라고 안도했다. 댄스와 노래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그와 파트너가 된 것 같아 기뻤다. 내 고민을 조용히 들어주는 그를 보면 오빠가 생긴 것 같았다. 시답잖은 수다를 떨 때면 레슨과 압박감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그는 나의 동경이었고 파트너였다. 오빠였고 친구였다. 내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고 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난 그런 그를 사랑해.

 양성소 전체를 뒤져봤지만 나츠키를 찾을 수 없었다. 이미 나갔나 싶어 양성소를 뛰쳐나갔다. 이윽고 너무도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기다려요!!!!!!”


 엄청난 고함소리에 멈춰서 뒤를 돌아본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앞에 멈춰선 우즈키는 숨도 안 고르고 말했다.

 “좋아해요!”
 “뭐?”
 “나츠키 씨! 당신을 좋아해요! 좋아한다고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목소리가 갈라져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정말 당신 앞에선 울기만 하는구나.


 “가지 마세요! 같이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나츠키 씨가 옆에 있어 주면 버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제발...... 제바알! 저랑 같이 해줘요!”


 우즈키는 나츠키와 처음 대화를 나눈 그 날처럼 그의 오른손을 꼭 잡았다.


 “......사랑해요. ......그러니까. 가지, 마세요.”


 눈물 흘리며 흐느끼고, 숨이 차 헐떡이면서도 자신과 눈을 마주하는 우즈키를 나츠키는 말없이 바라봤다.


 “......미안해.”
 “......전 안되는 건가요?”
 
 나츠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아니야. 넌 정말 예쁜 여자애야. 너와 말을 할 때면 힘든 생각을 잊을 수 있었어. 네가 노력하는 모습은 멋졌고 위로가 됐어. 네가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여줄 때마다 너무 좋아서 심장이 두근거렸어.”
 “그럼!”


 나츠키는 우즈키를 설득하듯 또박또박 말했다.


 “우즈키. 난 마음을 정했어. 다시 연습생이 되지 않을 거야. 너랑 같이 같이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건가요? 정말? 정말?!”
 “......응. 게다가 넌 아이돌이 될 거잖아. 누구보다 멋진 아이돌이 될 거잖아. 그렇담 연인 같은 건 있어선 안 되잖아.”
 “그런 거 몰라요. 모른다고요! 그냥 나츠키 씨가 좋아요! 그것만으론 이유가 되지 않는 건가요?!”
 
 생떼를 부리듯 고개를 휘저으며 소리치는 우즈키에게 나츠키는 고했다.

 “......미안해.”
 “......왜. 왜 미안하다고만 하는 건가요. ......정말 미안하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냥, 그냥 끄덕여주면 되잖아요. 왜. 왜에에.......”
 “......미안해.”
 “......흐윽.”


 아이처럼 우는 우즈키를 나츠키는 앉아줄 수 없었다.



   *   *   *


 우즈키는 레코드 가게에 들어섰다. 그녀는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이용해 얼굴을 철저히 감춘 상태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365프로덕션의 대형 프로젝트인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일원인 그녀가 그냥 길바닥을 걸어 다녔다간 금세 사람이 몰려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즈키는 살금살금 아이돌 음반 코너로 향했다. 그녀가 찾는 건 이번에 발매된 자신의 싱글앨범 ‘S(mile)ING!’이었다. 기념 삼아 한 장 구매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암만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는 거지? 우즈키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음반을 찾았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이거 찾아?”


 그건 너무나 익숙하고 그리운 목소리.


  우즈키는 깜짝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천천히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벋었다. 그리고 뒤돌아 그를 바라봤다.


 “......네.”


 레코드 가게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예전보다 키가 더 큰 것 같았다. 하지만 입꼬리를 살짝 올린 저 옅은 미소는 예전과 똑같았다.


 “좋더라. 노래.”
 “네.”
 “......열심히 했구나.”


 우즈키는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았다. 대신 그가 좋다고 해줬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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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로 구상부터 완성까지 3일만에 버닝한 작품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이 이야기를 완성하는 걸 방해하는 것 같았습니다.......(갑자기 일터지고 파일 날아가고 실수로 오타 수정 안된 거 올려버리고...... 만약 상중편을 조회수 1~2일 때 보신분이 있다면! 다시 봐주세요! 그거 수정 안 된 거에요!) 그래도 전 해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전부 말하기 힘든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그런 것들을 모아 만든 캐릭터가 야마토 나츠키입니다. 강한 아이입니다.

 우즈키를 상징하는 노력. 창작물 속에 노력들은 대부분 보상받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죠. 나츠키처럼요.

 첫사랑은 쓰지만 평생간다고 하지요.

 

 그런 생각들을 모아 집필한 이야기입니다. 긴글 읽어주신 것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면 추천댓글 좀......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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