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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최근 미치루가 날 피하기 시작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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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9, 2018 00:18에 작성됨.

“호.”


유치해! 설마 이딴 걸 개그라고 내뱉은 걸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토키코님이 그 따위 개그를 하라고 가르쳤을 리가 없다.

….이게 아니라?!


“너, 어디에 전화를 거는 거야?!”


“여보세요? 미치루? 빵 먹었어? 응. 나도 도넛 먹고 있어. 오늘 호구 하나 잡아서 미스터도넛 거덜내는 중이야. 오늘 언니가 여기 전세냈어. 사장님 썃다 내려요!”


야 4천엔이었잖아. 그리고 거기 사장님 진짜로 가게 닫지 마!! 당신 월급사장이잖아! 멋대로 내리지 말라고! 그리고 나 돈없다고!! 얘가 토키코님 같은 내츄럴 본 금수저랑 같이 다니다 보니 나쁜 것만 배웠어……


“응, 여기 베이글도 파네? 베이글은 빵이지? 오케이 여기에 오는 것을 허락하노라.”


“누구 돈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 그러고보니까 우리 호구… 아니 물주… 아니 스폰서한테서 요구사항이 하나 들어와있는 데 말이야….”


“미리 말해두는데, 미스터도넛 신상 홍보대사 일은 다다음주다.”


분명 내 말을 무시하고 있는 거다. 이자식.


“아아, 별 건 아니고 하나 물어볼 게 있어서. 응.”


그리고 지금 물어보려고 하는 내용이 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야 그만” “너 요즘 프로듀서 피해다니고 있어? 프로듀서랑 뭔 일 있었어? 성추행이라도 당한 거야? 미투각 재는 중이지?”


내 이럴 줄 알았지. 아니 그걸 직접 물어봐서 어쩌자는 거야. 직접 물어봐서 대답해 줄 거면 진작 대답해줬겠지!


“내 커리어 망치지 마!! 커리어랄 것도 없지만 적어도 경찰 신세 질 만한 범죄는 안 저질렀다고!! 그리고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입에 올리지 마!!”


“토키코언니 손에 이끌려서 트럼프타워를 갔다온 나는 동북아시아의 수호자 도널드를 만나고 겁대가리를 상실해버렸어. 프로듀서, 나는 지금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 아닐…. 미치루? 여보세요?”


아주 잠시, 짧은 침묵이 흘렀다. 노리코가 곤란한 듯 눈꼬리를 낮게 굽히며 그 주책맞은 주둥아리를 열었다.


“끊어버렸네. 데헷.”


“데헷은 무슨 개뿔!! 그걸로 용서될 줄 알아?!”


“선불로 받아버렸으니 용서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용서가 미덕이 되는 시대는 애저녁에 끝났어!! 단호함과 비정함이야말로 미덕이 되어버렸단 말이다!! 당장 내가 사낸 거 다 물어내!!”


“물었지. 암냠냠. 단맛이 배어나오는 게 일품이라고. 그러고보니 미치루는 빵을 베어물 때 마다 무슨 기분을 느낄까?”


“지금부터 니 지갑에 물어보지 그래?”


“아, 피해보상 청구는 토키코님 앞으로 부탁해.”


“너 요즘 너무 막나가는 거 아니냐. 토키코님이 널 귀엽게 봐주고 있긴 하지만…. 아니, 애초에 나 도와주겠다고 한건 너 아니였냐? 이제 와서 내빼기야?”


노리코가 도넛을 한 입 베어물었다. 귀엽긴 하다. 물론 미치루가 더 귀엽지만. 구체적으로는 어금니라던지, 동글동글함이라던지. 도넛도 동글긴 하지만 미치루 쪽이 더 동글다.


“지금.”


“응? 뭐?”


“나랑 미치루랑 비교했지?”


“아, 응. 민감하네. 여자는 그런 거에 민감하나?”


여자의 감이라는 걸까? 그 감을 뭐랄까, 내 기분을 읽는 데에 써 줬으면 한다. 재능이란 남한테 도움이 되는 식으로 살려야 마땅한 것이다.


“하아. 진짜 내가 이 짓 해야 하나….. 그냥 처음부터 거절하는 거였어어…..”


그리고 노리코는 자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째서. 지금 자괴감을 느껴야 하는 건 노리코에게 일을 맡겨버린 나란 말이다. 


4천엔어치 도넛을 사주고 일을 맡겼건만 돌아오는 것은 미치루와의 거리 뿐이었다.


“하아…. 됐다. 너한테 맡긴 내가 잘못이지.”


“그거야 뭐 처음부터 프로듀서가 잘못한 거긴 한데….. 하아….”


“야, 사람이 앵간치 뻔뻔해야” “설마 미치루가 그런 식으로 나올 진 몰랐거든. 나도 아직 수행이 부족하구나. 토키코 언니 제게 힘을 주세요. 

그런 고로, 우선 주변 해자부터 메워가자고. 내가 적임자를 알고 있어.”


일련의 대실패에도 불구하고, 노리코는 아직 의욕이 넘쳐보인다. 아니, 의욕이라기보단 일종의 의무감이나 체념 같다. 라인이 푸짐하게 싼 똥을 치우러 온 정글러를 보는 것만 같다.


“병신들.”


“갑자기 왜 욕하고 지랄이야? 미치루한테까지 그러지 마라.”


“지들 이야기인 줄은 아나봐. 에휴.”



--



자, 그리하여 노리코는 새로운 우군을 내게 소개해주었다.


“호오, 그 이름하여 미치루와 프로듀서의 이루어질 수 없는 금단의 사랑 대작전! 이라고?”


그 우군의 이름은 키타미 유즈였다. 프릴드 스퀘어의 유일한 성우 배정 아이돌…. 이 아니라 피해자 담당인 키타미 유즈이다. 딱히 상식적인 인간인 건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받아도 대체로 자업자득이라는 식으로 처리된다.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왔어! 위대한 대전략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저기 말이다 노리코, 처음부터 인선이 망해버렸는데? 너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면 4천엔으로 용서해줄께. 나랑 미치루랑 완전히 갈라버리려고 이러는 거지?”


“너무해!! 프로듀서는 날 못 믿는 거야?”


“믿을 수 있겠냐?! 당장 딸기 파스타나 쳐먹고 꺼져!!”


“따, 딸기 파스…. 타아아아아우에에에에엑…..”


키타미 유즈의 트라우마를 자극해주었다. 유즈에겐 굉장히 미안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리타이어해줘야 한다. 이 이상, 무능한 아이돌들이 나와 미치루 사이의 관계를 망치도록 내버려둘 순 없다.


“와, 토키코님도 안하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다니. 미치루가 그런 점에 반한 걸까?”


“넌 또 무슨 섬뜩한 소리야. 미치루가 나한테 반하다니. 그리고 토키코님이랑 비교하는 건 너무한 거 아냐?”


미치루의 명예와 나의 명예가 동시에 훼손당했다. 명예회손으로 고소고발을 진행해야 할 사안이다. 변호사한테 찾아가면 무조건 고소 가능하다고 말해줄 게 분명하다. 이기느냐 지느냐는 둘째치고 말이지.


“….에? 무슨 소리야?”


그리고 유즈 넌 또 갑자기 왜 정신을 차린 거야? 진짜로 딸기 파스타를 쳐멕여야 하나?


“…..보다시피, 이런 상황입니다. 위대하신 대 전략가 키타미 공.”


“레알? 마지데? 잠깐만 지금 내 대전략의 전제가 무너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는데…. 혹시 ‘그거’야?”


“맞아.”


“차라리 딸기 파스타를 가져와. 이건 답도 없다고….”


아, 또 이 반응이다.

노리코가 내 이야기를 듣고서 보여줬던 반응이랑 똑같다.


“저기 말이지 프로듀서, 몇 가지 좀 물어볼께.”


“너 혹시 나랑 미치루랑 사귀는 줄 알았던 거냐?”


“사귀는 거 아니었어? 슬슬 미치루랑 질펀한 섹1스 좀…. 크흠, 진도 좀 나가고 싶다는 이야기 아니었어? 꺄아 프로듀서 응큼해~ 같은 10대의 청춘과 호로몬과 열정이 넘치는 똥꼬발랄한 이야기가 아니었어? 진짜야? 둘이 손도 안 잡아봤어?”


“이, 일 때문에 잡아본 적은 있긴 하지만…..”


그건 일 때문에, 진짜 어쩔 수 없어서 잡은 거였다. 어휴, 그 때 일을 떠올리기만 해도 얼굴이 시뻘개지는데 왜 괜히 또 떠올려야 하는 거야. 이런 건 말이지, 떠올리게 만드는 쪽이 나쁜 놈이다. 유즈 앞에서 아리스의 딸기 파스타 이야기를 꺼내는 자격미달 프로듀서보다 더 나쁜 놈이란 거다. 물론 그 자격미달 프로듀서는 나다.


“그야 프로듀서로서 좀 그런” “넌 프로듀서 자격미달 전에 남자 자격 미달이야, 이 고자새끼야. 허리는 멀쩡히 서는 걸 보니 척추는 괜찮은 것 같고. 그러면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발기부전이 와버린 건가? 세상에나, 불쌍하기도 하지. 자체방어 시스템이 무슨 북조선 지대공 화망 보는 것 같아.”


“유즈, 이해해줘. 프로듀서의 반자이 돌격으로는 미치루의 기관총 화망을 돌파할 수 없던 거야. 애초에 돌격조차 안 했지만서도.”


“니들 나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지? 대체 뭘 잘못했다고? 내가 인생을, 내가 살아온 한 평생은 이렇게 악의적인 비난을 받아야 할 만큼 잘못된 일이었나? 차라리 지금 비참함에 목을 메고, 수치스런 죽음 속에서 주마등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인생을 검증하고 싶을 정도다.


“술집에서 여자 둘 끼고서 진탕 퍼마신 쓰레기 같은 남자가 뭐 변명거리라도 있어?”


“으그극….”


현역 아이돌 둘을 끼고서 술자리에서 실컷 퍼마신 쓰레기 같은 악덕 프로듀서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또한 물론 나였다.


“애초에 술집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거야…. 그리고 그 술자리는 어디까지나 직장 내의 사교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간 거라고….”


“데리고 간 인선부터가….” “야, 내가 그럴 생각이었으면 사나에 누님 대신 미나미를 데려갔겠지.” “흠, 흑심은 없었다는 건가. 고자 같으니라고.” “너 날 비난하면 그걸로 좋은 거지? 응? 그런거지?”


그제서야 유즈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참 고전적인 반응 정말로 고맙다 이 망할년아!!


“그래서, 프로듀서 자괴감 들게 만들기 대작전은 이제 끝이냐?”


“그 작전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지금 중요한 건 프로듀서의 발기부전을 고치는 일이라고.”


지금 여중생들이 입에 발기부전을 치료하느니 뭐니 하는 상스러운 소리를 입에 올리고 있다. 전국의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건 전부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돌을 던지실 거면 저 말고 이 아이들에게 던지십시오.


“저기, 유즈. 그냥 포기하고 순순히 도와주는 게 어떨까?”


“노리코,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려선 안돼.”


“나 아직 제대로 서거든?”


“그럼 미치루랑은 왜 안하는 건데?”


그러니까,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냐.


“나랑 미치루는 그런 관계 아니라고.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라고. 니들이 기대하는 그런 관계였다간 진작에 주간문춘이 취재해서 나랑 미치루를 1면 톱기사에 박제해버렸을 거다.”


“일부러 스캔을 만드는 건 어때? 이슈몰이에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노리코가 갑자기 미친 소리를 한다. 얘가 트럼프타워에서 세계의 지배자라도 영접하고 왔나 왜 이리 미친 짓을 제안하는 거지. 난 그 사람만큼 리스크에 관대하지 않단 말이다. 그분만큼 맷집이 쎄지도 않고.

그리고


“미치루한테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킬 순 없잖아.”


“그럼 난 어때?”


“어디보자, 내가 박제당하긴 싫으니 피핀 이타바시 3세라도 쓰면 되려나? 아니면 아키츠키 료? 315프로덕션이랑 협력 좀 하면 충분히 가능할 테니까 취향대로 골라봐.”


“죽어 이 쓰레기야!!”


노리코의 오른손 어퍼컷! 급소에 맞았다! 나에게 효과가 굉장했다! 아이돌한테 턱 얻어맞고 바닥을 구르는 남자가 바로 나다!!


“직장 내 폭력….”


“프로듀서는 지금 소녀의 마음을 농락한 거야. 알아?”


몰라 그딴 거. 소녀의 마음 같은 건 캐치프레이즈에 불과하다고.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하려나. 일단 미치루의 어금니보단 저렴할 거다.


“….노리코 경, 이 키타미 유즈가 대작전의 대 전략가로서 이 상황을 더 재밌, 크흠, 타개할 수 있는 수단을 제안하고 싶소만, 괜찮겠소?”


“물론이오.” “난 반대한다만.” “2:0으로 기각.” “난 사람 숫자에도 안 들어가는 거냐?”


됐다.

얘들이랑 더 이상 어울렸다간 될 일도 안 될 것 같다. 차라리 미후네 씨에게 위로받으면서 상담이라도 받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적어도 내 정신건강에는 말이다. 여자아이 아이돌이라는 것들이 저렇게 성질이 더러워서야 원….. 이미지 메이킹에 사활을 거는 내 입장도 생각해줬으면 한단 말이다.


“에휴, 4천엔은 그냥 버린 셈 치지 뭐. 난 가볼께.”


“보내줄 것 같아?”


“뭐?”


“지금이다!! 프릴드 스퀘어 전원 돌겨억!! 저 발기부전 환자를 잡아라!!”


그 순간, 프릴드 스퀘어의 무성우 아이돌 3명이 내게 돌격해왔다.

그게 내가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왜냐고? 이년들 내 면상에 봉투 씌우고 끌고갔단 말이다…..


“헬렌 언니!! 잡아왔어!! 시동 걸어!!”


“헤-이!”


이 작은 미친년들아. 근데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냐. 혹시 이치노세 시키의 실험실이냐?


“아, 참고로 말해두자면 765나 961, 283의 사주는 아니야.”


“역시 이치노세 시키의 실험실이지?!”


“거기도 아니야. 걘 기본적으로 인체실험 안 해. 인체실험 할 만한 연구실에 하청을 주지.”


와 시꺼매라. 그럼 왜 갑자기 날 납치한 건데. 그리고 봉투 좀 벗겨줘. 갑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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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히 잡히길래 그런 취향인 줄 알았어.”


“그럴 리가 있냐. 당장 봉투 벗겨!!”


“손 안묶었으니까 직접 벗어. 어차피 우리한테 맡기기로 한 거 끝까지 믿고 맡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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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핍진성? 걔들 잠깐 삼천포로 보냈습니다. 제가 내일 입국관리국을 좀 다녀와야 해서 저 대신 가달라고 부탁했죠. 이게 다 니시오이신 탓입니다.

구론대 졸려염
졸립니다
지금 잘까요
아니면 그냥 뻐기고 입국관리국 가서 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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