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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애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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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6, 2018 19:58에 작성됨.

※다쟈레는 한국어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일본어 기준으로 하면 부장님 게그가 아니게 되요.

※평가 라던가 등등 다 받아요.



[타카가키씨, 이번엔 지나쳤어요. 벌로 보름 간 금주령 입니다. 제가 없는 곳에는 다른 분들이 붙어서 감시 할 겁니다.]


[에에에에에!? 프로듀서씨 정말 프로 악마!]


[프로 악마는 또 뭡니까? 카에데씨 뒷 바라지 하느라 저의 공적이 전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로 기울고 있으니 자중하세요.]


…라는 일이 있었던 것도 보름 전, 금주령이 풀렸으니 금주는 술로 풀 코스로 할 생각 입니다. 후후훗… 정말 행복한 한 주가 될 거에요~ 맥주로 밑간을 하고 일본주로 본격적인 맛을 내며 칵테일을 에피타이저 삼고 보드카를 안고 자는 매일을 일주일 간 반복 할 거에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늘의 일을 마치고 집 근처 역에서 내리고 보니 돌연… 배가 고파 졌어요. 음… 이 정도의 배고픔 일 때는 본격적인 식사 보다는 가벼운 안주가 알맞기 마련 인대…그래요, 소의 인대 구이 라던가, 꼬치구이… 문득 시선을 위로 올리던 도중 오래 전 부터 쭉 영업 해 온, 그러면서 이상하게 한 번 도 간 적 없는 선술집이 눈에 들어왔어요.


"오늘은 여기로 해 볼까요?"


미닫이 문을 열고 처음으로 본 집 근처 선술집의 인상은 아이돌이 아니였다면 인상을 썻을 지도 모를 법한 것 이였어요. 근처 에서 살면서 본 적 없는 험한 인상의 근육질 아저…아니 남성 분들이 주먹 보다 큰 고깃 덩어리를 뜯으며 거의 작은 버킷 급의 크기의 술잔을 들이키는 모습은 주변의 다른 누구도 제지 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다른 곳으로 할까… 도 생각 했지만, 그 근육질 남성분들의 자리에 놓여진, 아무런 특징 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그저 어딜 가나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양파 구이가 저의 발길을 붇잡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샌가 맥주 한 잔 미들 사이즈와 양파구이를 주문 하는 제가 있었어요.


이런이런… 이라는 건 바로 이런 상황 이네요. 보름 간의 금주령은 저를 이렇게 까지 굶주리게 만든 것 일까요? 라며 속으로만 고개를 젓는 동안, 차갑게 식은 유리… 잔!? 아니


"죄송합니다~ 저… 미들 사이즈를 주문 했는대요?"


"네, 알고 있습니다. 이게 미들 사이즈 에요."


이것은… 미들 사이즈 라기엔 너무나도 거대 했어요. 이것은 차라리 하나의 냄비, 조금은 떨리는 손으로 매뉴판을 열어 주류 페이지를 열어본 저는 이 집의 술에 대한 실태를 알 수 있었어요. 타이니-키드-머그-스몰-미들-빅-자이언트 라는 사이즈 구분… 선술집에서 이런 장난 하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저의 손은 이미 잔을 집어 들고 저의 입은 그 잔에 키스하며, 저의 목은 그 황금빛 액체를 남김없이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보름 만의 첫 술, 첫 술에 배 부를 수 없다는 말과는 달리 이거 하나 만으로 술 배가 차 버릴 것 만 같은 압도적인 양. 하지만 이 맥주 에게는 그걸 알고서도 매달리게 만드는 뭔가가… 아아… 맛있어요. 이 행복감은 금주 기간 동안 쌓인 욕구 불만을 온 몸에 한번에 해방 시킨 영향 일가요? 아니면 미미하게 느껴지는, 뭔지 모를 술의 향의 영향 일가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세 그 큰 술 잔을 거의 반 가까이 비우고 저 답지 않게 잔과 떨어지는 제 입술에서 해어짐을 아쉬워 하는 혀가 나와 버리고 말았어요. 그렇게 이 가게의 술의 매력에 온몸을 농락당하며 황홀해 하던 사이, 양파 구이가 완성 되었어요.


"양파구이 하나 입니다. 느긋하게 즐겨 주세요."


원래 이걸 먹으려고 맥주도 중 사이즈 정도로만 주문 했던 것 이지만, 이제는 이 거대한 한 잔의 맥주가 그 목적을 지우고 완전히 보조로 밀려나게 만들어 버려서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가볍게 집어들고 살며시 양파구이를 입 안에 들였는대


"맛있네요~!"


쳐음 혀에 닿는 순간 퍼지는 이 달콤 하면서도 미미한 짠 맛과 이어서 치아로 느껴지는 다시 없을 아름다운 식감, 입 안에서 양파와 소금의 하모니가 공연 되는 동안 공간 그 자체를 장악 해 버린 것만 같은 비법 소스 인 듯한 것의 향기, 이 모든 것이 무엇 하나 독주가를 펼치지 않으며 서로 조화를 이루며 정신 차린 순간 완전히 다 먹어 꼬챙이만 남게 만드는 이 매력은… 사랑하는 사람과 처음으로 함깨 여행을 가 추억을 함깨 하는 행복감과, 여행이 끝나고 해어져 집에 돌아와 느껴지는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어요.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자칫 모르고 넘어가 착각 할 뻔 했지만, 역시 이 양파 구이야 말로 주가 되는, 주님이 되어 신자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 였어요. 


하지만 이미 다 먹었고 더 주문 하기엔 후일 프로듀서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남은 맥주를 입 안에 받아 들이던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 이미 제 자리 위에 놓여져 있던오이 절임과 볶은 콩이 눈에 들어왔어요.


맥주도, 양파 구이도 저를 이렇게 까지나 황홀하게 만든 가게의 것 이니… 문득 이 둘도 기대 해 버리고 마는 제가 있었어요.


"하압"


그렇게 처음 한 젓가락질로 입 안으로 초대한 그 얇은 한 장의 오이 절임은… 아아 어찌도 이리 아름다운 산미 일까요? 신 맛과 식감, 그저 그것 뿐일 터인대 마치 제 보름은 금주령이 아닌 금식령 이였다는 것 처럼 저는 그 오이 절임을 순식간에 비우고 말았어요.


거기에 그 뒤 바로 이어서 맛을 본 볶은 콩도, 그저 짠 맛과 볶은 콩 특유의 쥬시함 뿐일 터인대 그 조화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완식 하고 저는 그 황홀감 속에 맥주를 마저 비우고 말았어요.


이렇게 행복한 한 끼의 술자리, 가벼우면서도 깊으며, 옅으며 고요한 황홀함을 맛 보고 나니 가게에 들어오면서 본 남성분들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는 느낌 이에요. 그 분들도 저와 같이 이 짧은 시간 만의 행복을 위하여 가게를 찾은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의 애주가.


만나는 장소에 따라서는 함깨 술잔을 기울이며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지 모를 동료 같은 분 들 인 거에요.


그렇게 저의 한 순간의 술 자리는 끝을 맞이 하였어요. 저는 몸에 가득 밴 행복의 잔향으로 평소 보다 들뜬 마음으로, 상기된 얼굴로, 내일도 오늘과 같기를 바라며 집으로 걸어 갔어요. 그리고 집으로 가던 중 마지막으로 타코야키를 사서 집에서 반주 한 잔과 함깨 맛보았지만, 그 맛은 제 안에 남지 않고, 그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식탁과 스킨쉽을 가지며 한동안 멍 하니 밝은 빛을 받고 있었어요.


"그래… 변명은 잘 들었습니다."


"저… 그러니까… 다시 금주령 만큼은"


"제 실수 였네요. 카에데씨 에게 있어서 술이란 것이 얼마 만큼의 가치를 지니는 지 잊은 저의 불찰 이였습니다."


"그… 그건"


"카에데씨, 앞으로는 매일 술을 마셔도 좋 습니다."


"네!?"


프로듀서는 본 적 없는 온화한… 마치 어머니와도 같은 미소를 제게 보여줬어요. 하지만 그는 그 미소로 제 심장에 검을 꼽고 말았어요.


"이 작은 병 하나, 이게 카에데씨 에게 매일 허락된 유일한 술 입니다."


"타이니 사이즈 잖아요오오오!?"


그것은… 이미 병 이 아니였어요… 그것은 차라리 하나의 소주잔


이렇게 저 라는 한 사람의 애주가는 오늘도 한 잔의 술자리를 갈망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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