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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P "별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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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0, 2017 18:45에 작성됨.

1) 하늘과도 같은 마음

 

~강가~

 

유우키 “보이나요? 프로듀서, 대답 좀 해봐요.” 흔들흔들

봄P “잡고 흔들지 마……. 귀찮으니까.” 흐암-

유우키 “하품하지 말고 진지하게 좀 봐주세욧!”

봄P “이봐……. 지금 애들은 잘 시간이거든?”

 

봄P “애초에 도시에서 별이 그렇게 많이 보일 리가 없잖아.”

봄P “그나마 한적한 강가라 해도 유성이 보이진 않는다고.”

봄P “어디서 이상한 소식을 주워듣고 와서는 사람을 귀찮게…….”

 

유우키 “하지만 오늘이 유성이 잘 보일 수 있는 날이라고 뉴스에서 그랬다구욧!”

유우키 “물론 도시에서는 안 보일 수도 있겠지만, 프로듀서는 다르잖아요.”

유우키 “뭐든지 볼 수 있다는 천안天眼이니까 유성을 찾아주세요.” 반짝반짝

 

봄P “귀찮게 잡아끌어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천체망원경 역할이라니…….”

유우키 “같이 별을 보자는 건데 너무 부정적이잖아욧! 로맨틱하게 같이 있어욧!”

봄P “알았으니까 요시노나 챙겨.”

유우키 “요시노 씨가 왜요? …… 우와앗!” 깜짝

 

요시노 “ZZZ…….” 쿠울

유우키 “벌써 잠들었엇! 안 돼요, 요시노 씨! 얼른 일어나욧!”

요시노 “쿠울…… 헛!” 깜짝

 

요시노 “무슨 일이 생긴 것이온지-?”

유우키 “아무 일도 안 났지만 얼른 일어나세요. 같이 별을 봐야죠.”

요시노 “아아-. 깜빡 잊어버렸사오니-. 이 시간에는 잠이 오는지라-.”

유우키 “요시노 씨는 일찍 주무셨죠. 저도 원래 이 시간엔 자고 있지만, 오늘은 깨어 있으려고 커피까지 마셨어요.”

요시노 “커피는 저에게 무리이기에-. 쓰디쓴 맛도 기묘한 성분도 모두 몸 안의 기운을 흩트리지요-.”

유우키 “저도 원래는 커피 안 마시지만 이번엔 꾹 참고 마셨어요. 오늘 레슨도 해서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요시노 “이렇게 있으니 고향 섬에서의 일이 생각나는구려-.”

요시노 “할머님과 모래사장을 거닐며 조개껍질을 줍다 날이 어두워지면-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총총히-.”

요시노 “이어서 별자리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가만히 누워 구경 해보고-.”

요시노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잔잔한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였지요-.”

 

유우키 “좋았겠다. 저는 가족끼리 놀러갈 때 말고는 그런 곳에 가본 적이 없어요.”

유우키 “아침에 일어나서 해변을 달리면 기분이 정말 상쾌했는데.”

유우키 “프로듀서는 바다에 가본 적 없나요?”

 

봄P “사이비 교단에 잡혀 있을 때 몇 번. 저주 받은 동굴의 원령들을 처리하라면서 날 가둬놓고…….”

유우키 “안 좋은 기억 건드려서 죄송해요. 안 물어볼게요.”

봄P “포기가 너무 빠르잖아. 네가 물어봤으면서.”

 

봄P “어디…….” 지긋-

봄P “아무리 봐도 딱히 변화는 없군.” 지긋-

 

유우키 “천안으로도 안 보이는 건가요?”

봄P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을 수는 있지만, 애초에 바늘이 없으면 못 찾아.”

유우키 “유성우가 내리는 날이라도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군요…….”

봄P “애초에 쉽게 볼 수 있으면 천안이 필요하지도 않겠지.”

유우키 “그래도 저보다는 별이 잘 보이죠? 지금은 어디까지 보여요?”

봄P “구름 위. 더 집중하면 대기권. 도시의 잡다한 빛들이 닿지 않아서 별은 잘 보이지.”

유우키 “부럽다. 시골이 아니라도 별을 볼 수 있다니.”

요시노 “부러워만 할 필요는 없으니-. 지상에서도 훤히 볼 수 있는 별이 있지요-.”

유우키 “그런 게 있나욧?! 어디에욧?!”

요시노 “바로 저기에- 반짝거리는 도심의 야경이지요-.”

유우키 “저건…… 항상 보는 건데요.”

요시노 “시골과 신들의 세계만을 다녔던 저로서는 이것이 더 신비롭답니다-.” 후후-

 

요시노 “밤에도 낮에도 열려 있는 편의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 어둠을 밝히는 무대의 빛까지-. 전부 도시에 올라와 발견했지요-.”

요시노 “삶이란 한정적이기에 우리가 보는 것도 한정되어있으나- 볼 수 있는 것이나 볼 수 없는 것에만 눈이 팔려서는 아니 됩니다-.”

요시노 “눈앞에 보이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정진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지요-?”

요시노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저에게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은- 별을 쫓는 유우키의 눈망울이오니-.”

 

유우키 “요시노 씨……. 그렇네요. 도시에도 멋진 것들은 많으니까요. 너무 부러워만 해선 안 되겠어요.”

 

봄P “아. 유성 하나 내렸다.” 지긋-

유우키 “넷?! 어디, 어디로 졌나욧?!”

봄P “이미 사라졌지. 순식간에 없어지니까.”

유우키 “아아…….” 시무룩

 

요시노 “흐음. 방금 그렇게 말했사오나- 역시 놓쳐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

요시노 “그대- 유우키에게 그대가 보는 광경을 보여주시기를-.”

 

봄P “아아……. 그거 귀찮은데.”

유우키 “어라? 볼 수 있는 건가요?”

 

요시노 “눈이란 마음의 창-. 보는 것만 아니라 감정을 보이는 것 또한 가능한지라-.”

요시노 “심지어 천안이라면-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기억 또한 보일 수 있지요-.”

 

유우키 “굉장햇! 좀 더 빨리 말해주지 그랬어욧! 어떻게 하면 돼요?” 초롱초롱

봄P “내 왼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어. 그래, 그렇게. 가만히 있으라고…….” 지긋-

유우키 "넷. 이렇게 가만히……." 빤히-

 

유우키 “아. 아아! 아아앗! 보여요, 엄청 높아욧! 여기가 구름 위구나.”

유우키 “이렇게 별을 가까이서, 반짝거리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에욧!”

유우키 “아, 저기 별이 내렸어욧! 엄청 빨랏! 소원 빌 시간도 없겠어욧!”

 

봄P “야. 그만 봐. 이제 들어가자고.”

유우키 “아직 더 보고 싶은데……. 그래도 감사합니닷! 프로듀서!” 헤헤

요시노 “헌데- 유우키는 바라는 소원이 있는 것인지-?”

 

유우키 “네. 원래는 유성을 여러 개 발견해서 여러 소원을 빌고 싶었어요.”

유우키 “아이돌 활동을 잘 하게 해달라거나. 더 귀여워질 수 있게 해달라거나.”

유우키 “그런데 하나 밖에 발견 못해서 전부 빌지는 못 했네요. 그마저도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고.”

유우키 “그 전에 이미 지나간 기억을 봤을 뿐이니까 더 애매하지만.”

 

요시노 “어떤 소원이온지-?”

유우키 “프로듀서가 꼭 죄인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닷! 라고 빌었어요.” 헤헤

 

유우키 “맞다. 요시노 씨도 프로듀서의 기억을 보세요. 별이 정말 아름다웠어욧!”

 

봄P “네들, 얼른 안 돌아갈 거냐……?” 뭉그적-

 

유우키 “앗! 프로듀서! 혼자만 먼저 가지 말아욧!” 다급

 

다다다다

 

요시노 “흐음-. 마치 하늘과도 같이 맑고 깨끗하며, 높디높은 마음이오니-.”

요시노 “함부로 들여다보면 정신이 망가지는 그의 마음속 심연- 아무렇지 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유우키 정도겠지요-.”

요시노 “그런 둘이 만난 것은…… 이 또한 운명인지라-.”

 

 

2) 나는 오늘을 위해

 

~아이코의 집 앞~

 

아이코 “바래다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여름P “이런 건 고마워할 필요 없어. 당연히 바래다줘야지. 그보다 난 아쨩한테 미안한데.”

아이코 “정말 괜찮아요. 유성을 못 본 건 아쉽지만 그래도 밤하늘이 정말 멋졌는걸요.”

여름P “교외까지 데려가서 이 시간까지 잡아두고서 소원 하나 못 빌었으니까…….”

아이코 “유성이 안 내린 건 프로듀서 씨의 잘못이 아닌 걸요. 다음에 또 보면 되죠.”

여름P “그럴까? 다음에 더 잘 보이는 날, 더 잘 보이는 곳으로.”

아이코 “네. 그 때는 미오랑 아카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요.” 후후

 

아이코 “그럼 저 이만 들어가 볼게요. 안녕히 들어가세요, 프로듀서 씨.”

여름P “잘 들어가~”

 

 

~아이코의 방~

 

끼익

 

아이코 “하아. 개운하다. 날씨가 추운데도 담요를 덮으면 덥구나.”

아이코 “그리고 프로듀서 씨와 있으니까 기온이 올라간 것 같기도 하고…… 기분 탓일까.”

아이코 “밖은 아직도 별이 밝네. 도시에서도 이 만큼이나 보이다니. 오늘 정말 맑구나.”

아이코 “뒤늦게 아쉬워질 것 같아. 다음에는 꼭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유성.”

 

팡팡팡 팡FAN의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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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프로듀서 씨. 무슨 일이세요?”

-여름P “유성을 못 본 게 나도 아쉬워서~ 아쨩이랑 통화하면서 풀려고. 괜찮지?”

아이코 “얼마든지요. 사실은 저도 조금 아쉬움이 남아서 바깥을 보고 있었거든요.”

-여름P “이렇게 타이밍 맞춰 전화하다니. 역시 나란 녀석은…….”

아이코 “후후. 프로듀서 씨는 정말 재밌으시네요.”

 

아이코 “아쉬움은 크지만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나 많은 별을 본 건 오랜만이었으니까.”

아이코 “단순히 별을 본 것만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더 좋았고요.”

아이코 “기다려져요. 밤하늘 사진 많이 찍었거든요. 현상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 때가 되면 오늘이 또 떠오르겠죠.”

아이코 “이렇게 말하니까 다음에는 유성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느릿한 저에겐 무리겠지만.”

 

-여름P “나는 멋진 생각 같은걸. 근데 말이지 아쨩. 너무 상심하지는 마.”

-여름P “혹시 모르잖아. 지금이라도 창밖으로 유성이 내릴지도…….”

 

아이코 “앗! 내렸어요!”

-여름P “어? 진짜?”

아이코 “네! 사진 찍지는 못 했지만, 분명히 유성이었어요! TV로 본 것보다 훨씬 밝네요!”

-여름P “와우. 이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다행이다, 아쨩! 하늘이 선물을 줬나보네.”

아이코 “프로듀서 씨는 못 보신 건가요? 역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여름P “갑작스럽게 내린 거니까 어쩔 수 없지. 난 다음에. 아쨩이 찍은 유성을 보고 싶어.”

아이코 “그 전에 저랑 같이 실시간으로 내리는 유성을 보셔야죠.” 후후

-여름P “맞다~ 잊을 뻔했네~ 가르쳐줘서 땡큐☆”

아이코 “감사해요, 프로듀서 씨. 프로듀서 씨가 전화해주신 덕에 유성을 본 것 같아요.”

-여름P “나야 말로 즐겁고 놀라운 시간을 보내게 해준 아쨩에게 고마워.”

 

-여름P “너무 오래 붙잡아놓은 것 같다. 이제 그만 자야지. 내일 보자, 아쨩.”

 

아이코 “네. 내일 봐요, 프로듀서 씨.”

 

.

.

.

 

아이코 “그럼 저 이만 들어가 볼게요. 안녕히 들어가세요, 프로듀서 씨.”

여름P “잘 들어가~”

 

여름P “…… 아니지. 나는 절대 이 정도로는 만족 못해.”

여름P “아쨩과의 다음 약속을 잡은 건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오늘이라고!!”

여름P “기다려, 그리고 기대해! 아쨩!” 화르르륵

 

 

~산 정상~

 

여름P “바람 좋고. 시야도 잘 보이고. 최적의 조건이 모인 날, 유성이 안 내리면 안 되지.”

여름P “여기서 아쨩의 집은 북쪽. 이동하면서 모아둔 에너지는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화르르륵

여름P “이 에너지를 불덩이로 바꿔 하늘을 향해 쏜다. 구름 위까지 솟은 불덩이는 슬슬 하강.”

여름P “몇 분 후에는 유성처럼 어딘가로 떨어지겠지. 지상에 닿을 쯤엔 소멸하고.”

여름P “중요한 건 쏘아 올리는 힘. 주먹보다는 킥이다. 파워는 전력. 각도는 76°.”

여름P “내 불꽃은! 하늘까지 닿을 불꽃이다!파앗!

 

 

뻐어어어어어어어엉!!

 

 

여름P “…… 나이스 샷. 이제 아쨩이 창 밖만 보고 있으면 돼. 확인 전화나 해볼까~”

여름P “응, 아쨩. 다행이다. 아직 안 잤구나. 유성을 못 본 게 나도 아쉬워서~ 아쨩이랑 통화하면서 풀려고. 괜찮지?”

여름P “이렇게 타이밍 맞춰 전화하다니. 역시 나란 녀석은…….”

 

여름P ‘너무 아쉬워하지 마, 아쨩. 조금만 기다리면 하나 내려올 거야.’

여름P ‘봤구나! 좋아. 여기서는 호들갑 떨기보단 적절한 연기로 넘어가자.’

여름P ‘다행이다. 정말 좋아해 주는 구나~ 아쨩! 여기까지 오길 잘 했어!’

여름P ‘정말 기쁠 텐데 내 걱정까지 해주고. 역시 나의 천사…….’

여름P ‘심지어 같이 보자고 말해줬어! 당연히 봐야지! 그 때는 꼭 진짜를 보자!’

 

여름P “너무 오래 붙잡아놓은 것 같다. 이제 그만 자야지. 내일 보자, 아쨩.”

 

-아이코 “네. 내일 봐요, 프로듀서 씨.”

 

 

여름P “…… 와아. 정말이지.”

여름P “나는 오늘, 이 때를 위해 초능력을 익힌 거였어어어어어어!” 환호

 

 

3) 왜 나만!

 

~프로덕션 옥상~

 

가을P “있잖냐, 안즈.”

안즈 “뭔데, 프로듀서.”

가을P “우리 지금 별 보러 나온 거잖아.”

안즈 “그렇지. 오늘 유성우가 있다고 했으니까.”

가을P “근데 그게 이렇게 도시 한 가운데 건물 옥상에서 볼 수 있는 거냐? 만화도 아니고.”

안즈 “어렵지~ 그래도 날이 밝아서 평소보다 별은 잘 보이잖아.”

가을P “네가 보자고 해놓고서 대충대충 대답할래!?”

안즈 “에이~ 별 하나 보자고 밖에 나가는 건 귀찮잖아. 옥상에 올라와 특대 토끼에 누워 관찰. 이게 딱이야.”

가을P “하여간에. 예상은 했지만 역시 일하기 싫어서 그런 거였군. 어쩐지 낭만적인 말로 꼬시더니만.”

안즈 “프로듀서에게 감성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지 뭐야. 영락없이 사회에 찌든 줄 알았는데.”

가을P “감성 1%도 안 남아있으면 이 일하기 힘들지.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인데.”

안즈 “그런 주제에 업무량은 꿈도 희망도 없잖아. 덩달아 안즈도 바쁘다고.”

가을P “참아. 이게 다 미래에 네 인세생활을 위해 고생하는 거니까.”

 

끼익-

 

치히로 “아직 유성 못 봤나요? 이것 좀 먹으면서 구경해요.”

안즈 “오오! 역시 치히로 씨야, 나이스 간식!”

가을P “나이스 어시스턴트!”

 

가을P “그러고 보니 다른 녀석들은?”

치히로 “다들 퇴근, 외출, 휴무 중이지. 넌 모르겠지만 원래 오늘 휴일이거든.”

가을P “별구경만 끝나면 퇴근할 테니까 너무 눈치주지 마라.”

치히로 “황송하네요. 집에 돌아갈 수가 있다니.”

가을P “그보다 참~ 좋다.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게 얼마만인지.”

치히로 “맨날 상사나 거래처에 굽실거리다 보면 고개 들기도 힘들지. 아, 넌 안 그런가?”

가을P “나는 함부로 고개를 숙이는 일이 없지. 내가 제일 일 잘 하니까.”

치히로 “이럴 때는 그 자신감이 부러워. 나도 너처럼 누구 눈치 안 봤으면 좋겠는데.”

가을P “프로덕션의 귀신 악마가 뭐가 무섭다고 그래? 나도 너 믿고 고개 빳빳이 드는 거야.”

치히로 “그거, 귀찮은 일은 다 나한테 떠넘긴다는 뜻인 거 알지?”

가을P “내가 또 언제 떠넘겼냐? 같이 일한 거지. 내가 80, 네가 20.”

치히로 “20은 너무 적지만…… 됐다. 하늘이나 보자. 별이 정말 예뻐. 이렇게 숨도 돌리고 좋구나~”

 

안즈 “그러니 두 사람 다 안즈에게 고마워하라고.” 우쭐

가을P “넌 만날 숨 돌리면서 지금도 숨을 돌려야겠냐? 응?”

안즈 “안즈도 요즘 너무 바빠서 하늘 볼 시간이 없단 말이야~”

가을P “넌 사무실이나 집에 누워만 있으니까 천장 말고는 못 보는 거겠지!!”

안즈 “에이, 프로듀서. 그렇게 화내지 말고 좀 더 하늘에 집중하라고.”

 

치히로 “아! 별 내렸다!” 화들짝!

안즈 “오? 정말? 행운이네.”

가을P “어디? 어디인데! 어디 있는 거야!”

치히로 “호들갑 좀 떨지 마. 이미 사라졌어. 순식간에.”

가을P “호들갑 안 떨게 생겼어?!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내리다니! 완전 억울하잖아!”

 

안즈 “아! 저기도 내렸다!”

가을P “뭐?! 야, 어디!? 어디인데!”

안즈 “눈 크게 뜨고 잘 찾아봐~ 별을 찾는 직업이잖아?” 키득

가을P “젠장! 왜 나만 못 보는 건데!”

치히로 “계절이 전혀 네 편을 안 들어주네~”

 

 

4) 별 하나의 계절

 

~천문대~

 

겨울P “여기가, 우리 데이트의, 마지막 코스야.”

아냐 “멋져요. Звезда(별), 정말로 잘 보여요.” 반짝반짝

겨울P “저기까지는 걸어가자. 오늘은, 그게 좋을 것 같아.”

아냐 “Да(네). 오늘은 함께 걸으며, 얘기하는 날이에요.”

 

아냐 “제가 자주 가던 곳과는 다르네요. таинственный…… 굉장히 신기한 분위기.”

겨울P “계절과 맞물려서, 더 그럴 거야. 분위기란, 시간과 장소, 일행, 기분까지, 많은 것들이 어우러지니까.”

아냐 “계절. 그렇죠. 지금은 가을…….”

 

아냐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겨울P “!”

아냐 “후후.” 지긋-

겨울P “…….” 피식

 

겨울P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아냐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겨울P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아냐 “별 하나에 추억과”

겨울P “별 하나에 사랑과”

아냐 “별 하나에 쓸쓸함과”

겨울P “별 하나에 동경과”

아냐 “별 하나에 시와”

겨울P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아냐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겨울P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아냐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겨울P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아냐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겨울P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아냐 “어머님,”

아냐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있습니다.”

 

겨울P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겨울P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겨울P “내 이름자를 써 보고”

겨울P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아냐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겨울P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아냐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겨울P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겨울P, 아냐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겨울P “전부 외웠네.”

아냐 “시집, 프로듀서가 준 подарок…… 선물이니까요.”

겨울P “덕분에, 이 날이 더 풍성해졌어.”

아냐 “Спасибо(고마워요). 프로듀서에게도, 시인에게도.”

 

아냐 “별을 보는 것, 노래 부르는 것, 공부하는 것.”

아냐 “그 외에도 별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아냐 “프로듀서가 말한 красота(아름다움)처럼, 의미를 줘요.”

 

겨울P “아나스타샤.”

아냐 “что(네)?”

겨울P “저기. 곧 올 거야.”

아냐 “뭐가…… 아!”

 

아냐 “метеор(유성). 발견했네요. 이것도…….”

겨울P “감이지. 덕분에, 최고의 마무리를 할 수 있어.”

아냐 “Нет(아뇨). 아직, 아직이에요. 프로듀서.” 도리도리

 

아냐 “아직 얘기하고 싶은 게 많아요. 프로듀서에 대해, 저에 대해, 별에 대해.”

아냐 “더 많이 얘기하고,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즐거울 거예요.”

아냐 “그러니까 어울려주실 거죠? 프로듀서.”

 

겨울P “얼마든지.”

겨울P “오늘 밤은…… 별 헤는 밤이니까.”

 

 

 

 

 

 

 

 

 

 

겨울P와 아냐 이야기는 얼마 전에 올린 데이트 이야기의 에필로그 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유성군이 내리는 날, 같은 시간 사계절P와 아이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이야기죠.

참고로 위키를 보니까 내일 10월 21일은 오리온 자리 유성우가 내리는 날이라고 하더군요.

유성우라고 해도 잘 보이는 날도 아니고, 애초에 위에 글에도 나왔듯이 보는 건 힘들어요.

적당히 썰 하나씩 풀고 이 글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봄P - 제가 말하는 걸 자꾸 잊어버렸는데 봄P의 천안天眼은 왼쪽에만 해당합니다.

그렇다고 오른쪽 눈이 평범한 건 아니고, 귀신 같은 영적 존재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안과 비교하면 별 거 아닌 수준입니다.

 

여름P - 좋아하는 광고 음악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

그게 가능한 놈이 여기에 있을 거라고는 저도 생각지 못 했습니다.

 

가을P - 이 날 가을P는 끝까지 유성을 발견 못 했습니다.

별명과 같은 계절임에도 버프 따위 없는 점에서 평범한 인간의 한계가 엿보이네요.

 

겨울P - 한국인 프로듀서와 별을 좋아하는 아이돌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 라고 생각합니다.

이 날 두 사람은 돌아갈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근처 여관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당연히 방은 두 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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