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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P "헬로헬로 핼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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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5, 2017 18:48에 작성됨.

~사무실~

 

유우키 “큰일 났어요, 프로듀서!”

봄P “…… 뭔데.”

유우키 “이거, 이것 좀 보세욧! 이번 핼러윈 이벤트 기획이래욧!” 파앗

봄P “그러니까…… 이게 뭐.”

유우키 “아이 참, 잊으시면 어떡해욧!”

 

유우키 “이 기획, 프로듀서가 만든 거잖아욧!”

 

봄P “…… 아. 그랬지. 그런 게 있었어.”

유우키 “이렇게 중요한 걸 잊으면 안 돼죳!”

봄P “굉장히 짜증났거든. 이거 때문에.”

 

봄P “그래. 그러니까 분명…….”

 

 

 

몇 달 전……

 

 

가을P “오, 유우키 발견. 안녕.”

유우키 “안녕하세요, 가을P. 이쪽 사무실은 어쩐 일이세요?”

가을P “받아갈 자료가 있어서 말이야. 근데 봄 녀석은 어디 있냐?” 찌릿

유우키 “아, 그게…… 오늘 일은 다 끝냈다면서 나가셨어요.”

가을P “그렇겠지. 그나마도 치히로가 닦달해서 끝냈을 거야.”

유우키 “아…….”

가을P “유우키. 나쁜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닌데, 난 봄 녀석이 별로야.”

 

가을P “일을 하려는 의지가 안 보여. 왜, 어떻게 회사에 들어왔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가을P “안즈 같은 확고한 비전, 겨울 녀석처럼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없어.”

가을P “솔직히 말해서 너랑 요시노가 아까워. 특히 너. 아직 어린데도 이렇게 열심인데.”

 

유우키 “그래도 저희 프로듀서가 시키신 일은 잘 하잖아요.”

가을P “시킨 일만 해서 되는 게 아니야, 프로듀서는. 발로 뛸 줄 알아야지.”

 

가을P “아이돌을 위해 영업, 홍보를 하고, 기획을 짤 줄 알아야 한다고.”

가을P “그래 뭐. 입사한지 몇 달 안 된 녀석이니까 멋모르고 설치는 것보단 나아.”

가을P “하지만 일을 배우려는 의지가 있어야지. 그래야 나중에 써먹을 수 있다고.”

가을P “지금이야 나랑 다른 프로듀서들 덕에 덤으로 일 좀 따내는 거지. 언제까지나 떠먹여주진 않아.”

가을P “하아. 할 말 다 해놓고 미안하지만, 너한테 할 얘기가 아니었네. 어쨌든 그래.”

가을P “유우키는 그 녀석이랑 계속 일 하고 싶은 것 같지만, 이대로는 안 돼.”

 

유우키 “네…….”

 

유우키 ‘만약 회사에서 해고되면 프로듀서는 사형이라고 했지. 죄인이니까.’

유우키 ‘프로듀서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나 혼자서 열심히 하는 걸로는 안 돼.’

유우키 ‘그래! 그렇다면!’

 

 

~지하창고~

 

유우키 “프로듀서! 좀 일어나 보세욧!” 흔들흔들

봄P “뭔데……. 오늘도 유성군이라도 있냐?” 뭉그적뭉그적

유우키 “그런 게 아니라, 일하셔야죠. 프로듀서의 일!”

봄P “오늘 할 일은 끝냈어. 치히로가 시킨 거 전부.”

유우키 “시킨 일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하셔야 된다구욧!”

 

유우키 “영업이라던가 새로운 기획이라던가. 아이돌의 홍보!”

유우키 “일을 받고 사무처리만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해욧!”

 

봄P “어디서 이상한 소리를 주워듣고는 귀찮게…….” 지긋-

유우키 “남의 마음 멋대로 들여다보는 것도 안 돼욧!”

 

봄P “그래……. 그래서, 기획이란 걸 하라고?”

봄P “컨셉을 짜고, 무대를 꾸미고…… 그런 거 말이지?”

봄P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유우키 “어어. 그야…….”

봄P “모르지? 나도 몰라. 알고 싶지도 않아.”

유우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죄인에서 벗어날 수 없잖아요. 프로듀서의 일인데.”

봄P “네 일이 아니니까 신경 꺼. 나도 내가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니까.”

유우키 “신경을 끄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욧?!”

 

유우키 “저는 다 봤잖아욧! 프로듀서의 마음속 어두운 과거, 너무 끔찍하고 괴로워서 프로듀서가 망가져 가는 모습.”

유우키 “그에 맞먹는…… 프로듀서가 저지른 죄들까지. 너무 슬퍼요. 전부 프로듀서의 잘못은 아닌데.”

유우키 “아무도 프로듀서를 도와주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건데! 괴로울 때는 알지도 못 하다가 잘못하니까 벌만 주려하고!”

유우키 “그러니까 속죄의 기회를 주었을 때 붙잡아야죠! 이제 여기엔 프로듀서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으니깟!”

유우키 “프로듀서를 도와줄 사람이 많으니까……. 프로듀서가 미움만 받다 죽어버리는 거, 저는 싫단 말이에욧!”

 

봄P “…….”

 

 

~휴게실~

 

봄P “계속 시끄럽게 구니까 그냥 나왔어.”

요시노 “흐-음. 유우키는 어디로 가신 건지-?”

봄P “몰라. 찾는 건 금방이지만.”

요시노 “그대- 이번 한 번은 유우키의 말대로 해보는 것이 어떠신지-.”

봄P “안 그래도 그럴 거야.”

요시노 “호오-?”

봄P “이대로 두면 계속 귀찮게 할 게 뻔해.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그리고 역시…… 죽는 건 싫어.”

 

봄P “내 그릇, 신을 담는 그릇……. 너무 넓다고. 너무 넓어서 텅텅 비었어.”

봄P “자연의 법칙을 관장하는 신이며 영물이며, 전부 먹어봤지만 기별조차 안 와.”

봄P “이걸 채우지 못 하고 죽을 수는 없지. 언젠가는 꼭 채울 거야.”

봄P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죄인에서 풀려나는 것부터.”

 

요시노 “아직도 꺼림칙한 목표를 가진 것은 흘려들을 수 없으나- 해보려는 마음은 있구려-.”

요시노 “그렇다면 저, 요리타의 요시노도 도와드리겠사오니-.”

 

봄P “도와주는 건 상관없지만…… 너, 기획이란 거 할 줄 아냐?”

요시노 “?”

봄P “도움이 안 되는군.”

 

치히로 “이벤트 기획 하시려고요?” 불쑥

 

봄P “으응?”

요시노 “아- 치히로 씨-. 마침 잘 오셨구려-.”

 

요시노 “모처럼 그가 힘을 내보려는 터이니 도움을 주고 싶으나-”

요시노 “아이돌 일의 기획이란 미지의 영역이기에- 저로서는 힘이 못 되고 있습니다-.”

 

치히로 “봄P가 기획이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할 맘이 생긴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치히로 “음. 사실 저도 프로듀서님들 서포트만 해봤지 직접 기획을 해본 적은 없어요.”

치히로 “하지만 기획의 의미 자체가 어렵지는 않아요. 새로운 일을 만드는 거니까.”

치히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 무대를 생각하고, 그게 회의에서 통과하면 OK.”

 

봄P “기획에 참여할 아이돌들을 고르고 관련 업체에 연락하여 행사를 준비…….” 지긋-

봄P “아이돌들은 레슨을 하며, 프로듀서는 업체와의 일정 등을 조율하며 무대를 꾸민다…….” 지긋-

 

치히로 “네, 네. 그거예요. 제가 할 말을 꿰뚫어 보신 거 같네요.” 당황

봄P “기획은 아무거나 하면 되는 건가?”

치히로 “뭘 하든 상관없지만 시기나 그 때의 상황을 고려하는 게 좋겠죠. 마침 좋은 게 있어요.” 슥

봄P “뭐야 이건. 핼러윈?”

요시노 “호박과 유령-?”

치히로 “둘 다 이런 행사에 전혀 관심 없으시구나. 프로듀서는 알아두세요. 행사를 알아야 기획을 짜니까.”

 

치히로 “핼러윈은 축제의 일종이에요. 서양 쪽 행사인데 요새는 일본에서도 많이 즐기죠.”

치히로 “원래는 기독교 행사라는데, 사람들이 아는 건 귀신이나 괴물 분장을 하는 파티.”

치히로 “아이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트릭 오어 트리트’라고 외치면 과자를 주는 날, 그 정도죠.”

치히로 “간단하게 귀신과 과자. 이것만 기억해도 괜찮고요. 아, 호박은 잭 오 랜턴. 이 날의 마스코트예요.”

 

요시노 “트릭? 트리트?”

치히로 “‘트릭 오어 트리트.’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는 뜻이에요.”

요시노 “짓궂은 듯 익살스러운 날이군요-.”

봄P “귀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장난의 대상으로 삼는 건가. 어지간히 할 짓이 없나보군.”

치히로 “달콤하고 장난기 있는 축제라고 생각해 주세요.”

봄P “이게 기획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치히로 “말했잖아요. 행사라고. 당연히 핼러윈 기획을 짜라는 거죠.”

 

치히로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지금이 마침 다음 핼러윈 기획을 정하는 시기거든요.”

치히로 “이벤트 기획, 홍보용 신곡과 뮤직비디오까지 걸린 큰 기획이죠.”

치히로 “경쟁률은 높지만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으시면 해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치히로 “이상. 설명은 여기까지. 자세한 건 여기 핼러윈 안내 책자를 살펴보세요.”

 

터벅터벅

 

요시노 “치히로 씨는 친절한 분이구려-.”

봄P “저것도 업무니까 설명했을 뿐이야. 기다렸다는 듯이 안내 책자까지 줬잖아.” 지긋-

 

봄P “그런데…… 대체 어쩌란 거지. 유령이나 괴물 따위로 뭔 행사를 짜라는 거야.”

요시노 “퇴마가 아닌 놀이의 대상-. 그런 것이라면 물어볼 사람이 있는지라-.”

 

 

~사무실~

 

사치코 “핼러윈 기획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요?”

코우메 “봄P……! 그런 것도 하는구나, 정말 어울려!” 반짝반짝

쇼코 “봄P는 기획하는 쪽이니까, 분장을 하는 건 아니겠지만.” 후히

요시노 “가닥을 잡은 것은 좋으나- 저와 그는 이런 행사에 무지하기에- 이런 일에 익숙한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 싶사오니-”

코우메 “응, 응! 도와줄게! 봄P가 생각하는 핼러윈, 보고 싶어.” 헤헤

 

봄P “그래서…… 뭘 해야 하는 거지? 이미 정해져 있다면서. 귀신 분장하고, 과자 받고.”

코우메 “사람들을 깜짝, 놀래 키는 거야. 리얼한 분장일수록 호러 영화를 본 것처럼 놀라겠지.”

쇼코 “요즘은 귀신만이 아니라, 여러 분장을 한다고 해. 그에 맞춰 기획을 짜는 것도 좋겠지.”

코우메 “아무나 할 수 없는, 봄P만이 할 수 있는 게 좋아. 봄P는 보이니까, 그걸 살려봐.” 반짝반짝

사치코 “보, 보인다니!? 뭐가 말이죠? 그런 얘기하면서 반짝이지 말라고요, 코우메 씨!”

쇼코 “귀신들도 외톨이가 많으니까, 그걸 살리는 건 어떨까. 모두들 우리처럼 외톨이 동료인 거지.” 후히

코우메 “응. 우리 모두 동료야. 쇼코도 사치코도 봄P도 그 아이도.”

사치코 “아이돌 동료인 건 좋지만 그런 동료는 싫다고요!! 귀여운 저는 외톨이가 아니에요!”

쇼코 “그럼 책상 밑 동료?”

사치코 “귀여운 저는 저 넓은 무대 위에서 빛나요! 아, 물론 책상 밑에서도 귀엽겠지만!”

 

봄P “보인다…… 귀신…… 분장……. 나에게 보이는 건…….” 중얼중얼

봄P “이상하잖아. 이 분위기. 맘에 안 들어……. 뭐가 동료야……” 중얼중얼

 

봄P ‘귀신을 처음으로 보았던 건 언제였는지 기억 안 나. 고아원에서부터 보였어.’

봄P ‘한 번도 동료라고 여긴 적 없어. 놈들은 날 가만두지 않았지. 그래서 먹었어. 전부.’

봄P ‘먹기 싫어도 먹어야 했어. 고아원이 나를 팔고, 사이비 종교 놈들이 귀신을 가져왔어.’

봄P ‘내가 가진 그릇을 넓히기 위해. 먹이고 먹이고 그걸 퇴마 의식이라 속이면서 돈을 벌고…….’

봄P ‘일이 끝나면 창고에 들어가야 했어. 좁고 어두워서 몸을 웅크려야 했고.’

봄P ‘습한구석에서곰팡이가폈지만그것도친구라고여긴적은없어곰팡이핀음식을먹었다가죽도록아프기만했지.’

봄P ‘그런데저녀석들은아니잖아친구가있으면서외톨이를자처하고좀비를닮은게좋다면서실실웃는모습이가증스럽기만해.’

봄P ‘이상해이상하다고같은특징을가졌는데왜나는고통받고녀석들주위엔사람이넘치는건지전혀이해를못하겠단…….’

 

요시노 “그대.”

 

봄P “……어?”

 

요시노 “괜찮습니다-.”

 

봄P “뭐가…….” 스윽-

 

코우메 “봄P?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

쇼코 “갑자기 몸을 웅크리고……. 괜찮아?”

사치코 “뭔가요! 모처럼 귀여운 저와 코우메 씨, 쇼코 씨가 도와준다는데! ……진짜 아픈 건 아니죠?”

 

요시노 “괜찮습니다- 그대-.” 소곤소곤

요시노 “이곳 사람들은 믿을 수 있습니다-.” 소곤소곤

 

봄P “…….”

 

사치코 “어쨌든! 다시 기획 얘기로 돌아가 말하자면,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안 돼요!”

코우메 “안 되는 거야……?”

쇼코 “역시 버섯이 필요한가?”

사치코 “그런 게 아니라고요! 귀여움이 부족해요!”

 

봄P “귀여움……?”

 

사치코 “우린 아이돌이잖아요. 당연히 귀여움을 강조해야 사람들이 보러오죠!”

사치코 “아무리 귀신 분장을 하는 날이라지만 어두침침한 귀신들만 있으면 사람들은 피할 뿐이에요!”

사치코 “하지만 저처럼 귀여운 귀신이 있다면, 분명 저의 팬들이 트릭이든 트리트든 받으러 달려올 거라고요?”

사치코 “그러니까 봄P는 지금 당장 저의 귀여움을 눈에 새겨두고 그를 참고해…… 어라?”

사치코 “어디 간거죠, 봄P는?”

 

코우메 “귀여운 걸 찾으러 간다면서 가버렸어.”

쇼코 “뭔가 생각났나봐.”

사치코 “뭐라고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저를 두고 대체 어디서 귀여운 걸 찾는다는 거죠?!”

 

요시노 “사치코의 말이 도움이 된 것 같사오니-. 그를 대신해 감사합니다-.”

 

사치코 “네? 그런 건가요?”

코우메 “대단해, 사치코. 봄P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거네?”

쇼코 “응. 우리 아이디어로는 별 도움이 안 됐을 텐데.”

사치코 “뭐…… 그야! 귀여운 제가 나서면 이쯤은 당연한 일이죠!” 우쭐

 

 

~지하창고~

 

유우키 “프로듀서…… 어디로 간 거지?”

유우키 “혹시나 해서 와봤지만 안 돌아왔네. 아까 내가 한 말에 화나신 걸까.” 시무룩

 

봄P “유우키이…….”

 

유우키 “프로듀서? 오신 거예요? 어디에…… 꺄아아아악!!” 경악

유우키 “왜, 왜, 왜 천장에 붙어 있는 거예욧?!”

 

 

봄P “그딴 게 문제가 아니라고.”

유우키 “문제예욧! 간 떨어질 뻔했단 말이에요.”

봄P “훨씬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너……” 쑤우욱-

유우키 “왜, 왜 이렇게 가까이 오세요?” 삐질삐질

봄P “가만히 있어. 그대로. 계속 그대로.” 지긋-

유우키 “이 상태로요? 저 무슨 일이라도…….” 섬뜩

봄P “사진 찍을 때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뚫어져라

유우키 “무, 무서운데요…….”

봄P “……됐어. 이제.”

유우키 “움직여도 되는 거예요? 근데 진짜 무슨 일…….”

봄P “킥킥킥킥…… 킥킥…….”

유우키 “!?”

 

봄P “아아…… 간단한 문제였잖아, 이거.” 키킥

봄P “고민한 게 우스울 정도로 쉬운 문제였어.” 킥킥킥

봄P “핼러윈…… 귀여운 거…… 내가 보는 것…….” 킥킥킥

봄P “살짝 바꾸기만 하면 되는 거였잖아.” 킥킥킥킥킥

 

끼익- 덜컹

 

유우키 “……혼자 웃다가 그냥 나가버리셨어.”

유우키 “뭐였지?”

 

 

~그 날 밤 사무실~

 

가을P “웬일이냐? 네가 날 찾아오고.” 째릿

봄P “볼 일이 있어서 말이지……. 그거 봐.”

 

툭-

 

가을P “뭐야?”

봄P “핼러윈 기획서.”

가을P “뭐!?”

봄P “다들 만든다면서. 나도 했어. 기획.”

 

봄P “치히로한테 다시 물어보니 생각나는 대로 쓰라 해서 그대로 했어.”

봄P “그런데 의외로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놓는 건 어렵더군. 짜증나는 작업이야.”

봄P “나 혼자 못해. 그래서 네 도움을 받으러 온 거야.”

 

가을P “선배에게 지킬 예의라고는 없는 불손한 태도는 둘째 치고. 네가 기획을 했다니.”

가을P “놀라워서 한 번 봐야겠는걸. 어디서 베낀 건 아닌지 확인할 겸.”

 

봄P “신기하군.”

가을P “뭐가?”

봄P “넌 날 싫어하잖아.”

가을P “무지 싫어하지.”

봄P “그런데 내 기획을 보겠다니. 일말의 거짓도 없이.” 지긋-

가을P “그렇게 속 좁은 녀석은 아니야.”

 

가을P “내가 널 싫어하는 이유는 두 가지야. 공적인 이유, 사적인 이유.”

가을P “공적인 이유는 일 못 해서, 안 해서. 사적인 이유는 예의가 없어서.”

가을P “근데 일을 해왔다면 지금 만큼은 공적으로 싫어하지 않아.”

가을P “그리고 회사에서는 일로 평가 받아야 하지.”

 

팔락팔락

 

가을P ‘이건…… 재밌는 걸. 아직 곡도 없는데 대략적인 뮤비 컨셉이 나왔어.’

가을P ‘전부터 생각했지만, 이 녀석 시각 효과와 연출만큼은 괜찮아. 시야가 넓다고 할까.’

가을P ‘호박과 귀신, 마녀 등을 큐트하게 꾸민 핼러윈 파티. 전형적이지만 짜임새가 좋네.’

가을P ‘근데 너무 대략적으로 표현됐군. 혼자 못 한다는 게 이런 뜻이었나.’

 

가을P “좋네. 컨셉은.”

봄P “다행이군.”

가을P “어디까지나 컨셉이. 표현이 안 된다고 했으니 말로 설명해 봐. 이건 뭐야?”

봄P “‘트릭 오어 트리트 고민 상담.’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는데, 트릭이나 트리트로 답하는 거야.”

가을P “트릭은 장난처럼 직설적인 대답. 트리트는 과자처럼 달콤한 대답. 어떻게 떠올린 거야?”

봄P “하루 종일 상담만 받았어. 어떨 때는 직설적인 답, 어떨 때는 달콤한 답이 도움 됐지.”

가을P “네가 이런 거에 관심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봄P “관심 없어. 근데 남들은 관심 있어 하더라고. 할 일도 없나.”

가을P “가장행렬 컨셉은?”

봄P “치히로가 준 핼러윈 안내 책자를 보고 고른 거야.”

가을P “나쁘지 않아. 이걸로는 안 되지만.”

봄P “그런가.”

가을P “이봐, 포기가 너무 빠르잖아. 끝까지 들어.”

 

가을P “아직 정리가 안 된 건 물론이고, 신입인 네가 이끌어 나가기엔 무리가 있어.”

가을P “하지만 이대로 버리기엔 너무 아깝단 말이야. 아이디어 자체는 반짝이는 게 있거든.”

가을P “무엇보다 이 무대 연출. 곡만 잘 나오고 그에 맞춰 수정하면 최고일 거야.”

가을P “그러니까 이 기획을 내가 픽업한다. 그리고 너는 그 보조로 들어오는 거야.

가을P “알아. 싫겠지. 선배랍시고 잘난 체 하면서 날름하는 기분이겠지.”

가을P “하지만 이번 기획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아. 내 이름 달지 않으면 통과 어려워.”

가을P “뭐, 나라고 모든 기획이 통과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가능해. 수정만 하면.”

가을P “어떻겠어? 이러면 네 이름은 지워지는 건데.”

 

봄P “좋아.”

가을P “그래. 네가 싫다면 나도 억지로 뺏을 생각 없…… 뭐?”

봄P “좋다고. 가져가. 보조든 뭐든…… 그딴 건 관심 없어.”

 

봄P “어차피 그 기획은 유우키를 위해 만든 거야.”

봄P “유우키를 참여시키기만 한다면 내 이름은 필요 없어.”

 

가을P “……아놔, 진짜. 착한 유우키를 봐서라도 꼭 통과시켜야겠네.”

가을P “좋아! 수정하면서 우리 애들도 들어가겠지만, 유우키 센터는 반드시 지켜주마!”

가을P “곡 컨셉은 ‘헬로헬로 핼러윈’이다!”

 

봄P “?”

가을P “이 뮤비 연출에 맞는 곡 컨셉이야.”

봄P “근데?”

가을P “아니. 헬로헬로 핼러윈, 이라고.”

봄P “그러니까. 무슨 의미냐고.”

가을P “야. 말장난을 설명하는 게 얼마나 뻘쭘한 일인지 알아?”

봄P “말장난…… 아.”

 

봄P “‘헬로’와 ‘핼러’윈.”

봄P “헬로윈으로 어서 오라. 그런 건가. 키킥…….”

 

가을P “그렇지. 가장 행렬, 파티니까 모두들 신나게 놀자는 거야.”

 

봄P “킥킥킥…….”

가을P “이해하니까 웃기냐? 어때? 맘에 들지?” 우쭐

봄P “아니. 시답잖아.”

가을P “…….”

 

 

그리고 현재……

 

 

봄P “개고생이었어. 짜증나는 녀석. 수정한답시고 퇴짜를 몇 십 번이나…….”

 

유우키 “그래도 좋은 기획이 나왔으니깟! 가을P 덕이니까 좋게 생각해요.”

봄P “넌 좋아?”

유우키 “네?”

봄P “이거. 좋으냐고.”

유우키 “넷! 굉장히 좋아욧!”

 

유우키 “그야 쭉 하고 싶었던 귀여운 컨셉이잖아요.”

유우키 “저도 잘 모르던 핼러윈에 관심 가지게 되고, 새로운 걸 많이 알았어요.”

유우키 “무엇보다 이 뮤비는 제가 센터인데다 상담 기획도 맡았어요. 책임이 막중해욧!”

 

봄P “그럼 됐어. 그거 만드느라 없는 기력까지 써버렸지만……. 네가 좋다면 된 거겠지.”

유우키 “저기 프로듀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봄P “왜 갑자기 너를 위해 기획을 만들었냐고?” 지긋-

유우키 “맘대로 생각 읽지 마시고요. 어쨌든 왜 그러신 거예요?”

봄P “여러모로 처음이었으니까.”

유우키 “처음? 기획이요?”

봄P “기획한 것도 처음이고. 핼러윈도 처음이고.”

 

봄P “누군가 나를 걱정해준 것도 처음이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것도 처음이고.”

봄P “걱정도 인정도 노력도…… 이런 이상한 분위기도 다 처음이라서……”

봄P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어. 그래서 했어.”

봄P “그랬더니 사람들이 날 도와준 것도 처음이었고. 다 처음이라 피곤해. 이제 잠이나 잘래.” 뭉그적뭉그적

 

유우키 “프로듀서…….”

유우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닷!”

 

봄P “조용히 해…….”

 

유우키 “아아, 잠깐만욧! 하나만 더 대답해 주세요.”

유우키 “그 때 갑자기 저를 찾아와서 뚫어져라 보셨잖아요. 막 웃으시고.”

유우키 “그건 왜 그러신 거예요?”

 

봄P “귀여운 거. 사람들은 귀여운 걸 보러 온다고 들었거든.”

봄P “내가 아는 귀신은 귀염성이라고는 없으니까. 참고할 게 필요했어.”

 

유우키 “어…… 그러니까 프로듀서는…… 제가 귀엽다고 생각한 건가욧?!”

 

봄P “어.” 귀찮

유우키 “프로듀서, 정말로 감사합니닷!” 활짝

봄P “시끄럽다고……. 호들갑 떨지 마. 자주 듣는 말이잖아. 요시노라던가.”

 

유우키 “프로듀서가 말하는 건 다르다고욧! 천안天眼을 가진 사람이 귀엽다고 말해주다니!”

유우키 “정말로 귀여워진 것 같아욧! 목표로 하던 아이돌에 다가간 기분이예욧!”

 

봄P “알았으니까 조용히 좀…….”

 

유우키 “네엣!”

 

봄P “아…… 짜증나…….”

 

 

 

 

 

 

 

 

 

 

꺄아아아아! 오토쿠라쟝 너무 귀여워! 큐트 오브 큐트 유우키!

(핼러윈 코드 커뮤 보고 유우키 뽕이 안 빠지는 중)

 

여러분 사실 오토쿠라쟝은 인간이 아닙니다.

스스로도 정체를 모르고 있지만 사실 이 세상을 정화키 위해 신이 내려 보낸 천사임이 틀림없어요.

유우키와 아이코만 있으면 세상의 범죄와 싸움이 100%는 줄어들 텐데......

 

그런 유우키에게 미친 놈을 프로듀서랍시고 붙여서 미안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핼러윈 코드 커뮤 두 번 보세요. 세 번 보세요. 왜 유우키가 나나 씨 제치고 상위 보상인지 답이 나옵니다.

 

아, 이제 핼러윈 당일에 올릴 사계절P 합동편 하나 써야하네요.

그 뒤에 이어서 써야 할 것들도 많고.

 

시험 기간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 키라P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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