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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 프로듀서가 받은 가혹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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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0, 2018 04:10에 작성됨.

이 편은 이하 두 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1. 신참 프로듀서의 불순한 취업 과정
2. 신참 프로듀서의 고통스러운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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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이틀째.

겨우 이틀 밖에 안 되었건만, 가기 싫어 죽을 것 같다.

지금 당장 그만 두고 싶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그만 두면 다시 백수가 되어 어머니에게 실컷 까임을 받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

내 나이가 벌써 28이니 제 밥벌이 정도는 해야하는 것은 맞겠지.

 

그렇지만, 이건 너무 힘들다.

아, 그렇지. 아이돌 프로듀서가 원래 힘든 직업이란 것은 어디선가 들었던 것도 같다.

주말 출근에 매번 야근에....

물론 그건 일거리가 어마어마한 바쁜 프로듀서의 일이겠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말이다.

 

그런데 이건 정신적으로 힘들다.

10살도 더 어린 애한테 구둣발로 무릎을 걷어채이는 일상이라.

어제 단 하루만 지냈는데도 무릎이 아려온다.

이러다가 30살도 안 되어서 병원 신세를 질지도 모른다.

 

아이돌 중에도 인성 나쁜 애는 있겠지.

성질 더러운 애들도 많을 거야.

그런데 왜 하필이면 처음으로 맡게 된 아이돌이 이런 애인거야.

생각해보면 이것도 업보다.

그저 첫인상으로 예쁘고 귀여워 보이는 애를 찍었더니 이런 꼴이다.

차라리 그 때 그 커피숍에서 그 아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같은 '코히나타'다 뭐다 해가지고 집착하지 않았다면.

그래, 어제 우연히 만난 '우즈키 쨩' 같은 아이를 맡게 되었다면.

 

궁시렁궁시렁하는 와중에 사무소에 도착.

이제 입사 2일 차니 지각은 절대 하면 안되기에 본래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왔다.

 

따라라라~

 

낭랑하게 들려오는 벨소리.

이건 코히나타 미호 쨩의 솔로곡 'naked romance'의 무보컬 버전이다.

어제 미호 쨩이 강제로 벨소리로 등록하게 했다.

물론 노래 다운로드에 쓴 돈은 내 돈이고.

얼마 안 하지만 기분이 더럽다.

 

 

" 여보세요... "

 

" 아, 진짜! 빨리 안 와요?!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요? "

 

그런 말을 들으니 순간 흠칫해서 시계를 다시 본다.

나는 또 무슨 9시는 된 줄 알았더니만 아직 7시 30분도 안 됐다.

 

" 신입이면 신입답게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죠! 게으름 피우지 말고 빨리 사무실로 오세요! "

 

 

일방적인 경고만 한 채 전화를 끊었다.

아아, 인성만 더러우면 몰라, 거기에 막무가내이다.

이거 뭐 초등학생 돌보기도 아니고.

 

사무소 1층 홀에 들어서니 타케우치가 보였다.

저 녀석도 참 성실하구나.

뭐, 그렇기에 윗사람들 눈에 잘 들어 벌써 계장까지 단 것이겠다만.

 

" 아, 코히나타 씨. 안녕하십.... 뭔가 안녕하시지 않으신 것 같군요. "

 

" 아하하, 그렇게 티가 나냐...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다. "

 

" 오늘, 출장가셨던 코히나타 미호 씨의 프로듀서가 돌아옵니다. 11시 즈음에 도착한다하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미호 쨩 담당 프로듀서라...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면 좋겠다.

그래야 저 미호 쨩의 꼬장을 같이 나눠 받을 사람이 생기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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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 들어가니 어째서인지 미호 쨩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재촉해놓고 정작 본인이 안 보인다라.

 

덜컥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아, 미호 쨩이다.

그런데.... 어라?

왜 표정이 죽을 상이지?

 

" ...당신... 코히나타 토오루 씨... "

 

미호 쨩은 나의 이름은 낮고 굵게 읖조렸다.

저렇게 부르니까 뭔가 무서워지려고 한다.

대체 뭔 말을 하려고 분위기 잡는걸까.

 

" 그래서, 아직도 계속 저의 보조 프로듀서로 있으시겠어요? "

 

............어?

이건 뭔 소리야?

지금 나보고 그만두겠냐, 계속하겠냐 물어보는 건가?

 

아, 그래.

이건 함정일 수도 있어.

내가 관두겠다고 해서 다른 아이돌에게 간다면 '신입 주제에 건방지다'면서 윗사람들에게 찍힐 수 있지.

그렇다면 미호 쨩의 덫에 더 깊숙히 걸리는 상황이 될거야.

어쩔 수 없이, 여기서는 계속하겠다고 해야겠지.

 

" 나 코히나타 토오루를 우습게 보지 마.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남아 있을거야. "

 

나름 멋있게 외친 대사.

그렇지만 미호 쨩은 이상하게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에, 그렇게 내 대사가 난감할 정도로 닭살이 돋나.

 

" 그,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그, 그럼 커, 커피 사오세요. "

 

또 커피 심부름이냐.

그렇지만 이번에는 안 당한다!

 

" 아, 카페라떼 좋아한다고 했지? 그걸로 사올까? "

 

" 거, 거기에 조각 케이크까지요, 자 여기 돈이요. "

 

그렇게 말하며 내게 500엔을 건넸다.

조각 케이크 + 카페라떼의 2분의 1 정도의 값이다.

아아, 그래.

나머지는 내 돈으로 채워라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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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떼와 조각 케이크를 포장하여 사무실로 돌아왔다.

코히나타 미호 쨩은 여전히 도도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뭔가 자기 시종보는 듯한 눈빛이다.

아 진짜... 저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싶다.

 

덜컥

 

" 미, 미호 쨩! "

 

내가 들어오기 무섭게 갑자기 문이 또다시 열리더니, 언젠가 봤었던 여자 아이가 튀어나왔다.

아니, 언젠가라고 하기 보다는 바로 어제 만났던 아이다.

시마무라 우즈키... 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 우, 우즈키 쨩? 왜 그래! 갑자기! "

 

" 미호 쨩, 지금 말이야.... 아앗! "

 

우즈키 쨩은 그제서야 내가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중간에 말을 멈추었다.

그저 눈동자만 돌리며 눈치만 보고 있다.

뭔가 내가 들으면 곤란한 일인가?

 

우즈키 쨩은 이내 미호 쨩의 팔을 끌어당기며 소곤소곤 귓속말을 한다.

그런데, 그 순간.....

 

" ............"

 

미호 쨩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과장하지 않고 정말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미호 쨩의 거만한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싶다고 한 소원이 1분도 안 되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우와아, 대체 무슨 말을 들었기에 저럴까.

 

퍼어억

 

" 끄아아아악?! "

 

이, 이건 예상 밖이다.

이번에는 조인트 까기가 아니라... 배, 배빵이다...

바, 방금.... 철권에서 나온 마신권 같은 공격을...

 

" 어... 어억... "

 

" 그런 실실 웃음이 배어나오는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지 마요! 기분 더러우니까! "

 

내, 내가 웃고 있었나...

아니, 애초에 그런 것 따위로 배빵 함부로 날리지 말라고...

이건 완전히 폭행이잖아.

아씨, 경찰에 신고해버려?

 

배를 맞아 잠시 주저앉은 사이 우즈키 쨩과 미호 쨩은 벌써 어디론가 가서 사라졌다.

정작 이렇게 혼자 남으니까 뭔가 왕따 당한 느낌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

뭐, 입사 2일 차 따위에게는 말해주기 힘든 내용이려니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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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아이돌이 제멋대로 나가버리니 프로듀서는 할 일이 없다.

사무실의 자신의 책상에 앉지만 입사 2일 차밖에 되지 않아 업무가 아직 없어 책상은 텅 빈 채이다.

아침부터 지친 채로 책상에 엎드려본다.

어째 주변에서의 시선이 내 머리에 꽂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건.... 어라? 동정의 시선인가?

아아, 그렇지. 프로듀서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 코히나타 미호는 사실 성격이 더럽다는 것을.

그러니 나를 동정하... 응?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타케우치 녀석은 미호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어.

 

.......아, 그렇구나!

타케우치는 직급이 계장이니까 아랫사람 일은 잘 모를 수도 있어.

미호 쨩, 조금이라도 짬밥이 되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안 그러는구나... 얄미운 녀석.

 

" 코히나타 토오루 씨, 마음의 준비는 되었지요? "

 

뒷자리에 앉아있던 여자 프로듀서가 갑자기 말을 걸어온다.

여성 프로듀서 중에서도 미인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사츠키 씨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슨 마음의 준비인가?

이미 얻어맞을 대로 얻어맞은 이후인데 말이야.

 

" 아, 벌써 들어왔네요. "

 

응? 누가 들어왔다는 거야?

지금 누굴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내 바로 옆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 당신이 코히나타 토오루 씨인가요? "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가 귀에 꽂혀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미인' 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감미로운 목소리였다.

기대하며 옆을 돌아보니... 아....

.........역시 미인이었다.

 

" 안녕하세요, 코히나타 미호의 프로듀서인 후쿠시마 토모코라고 해요. "

 

" 아, 안녕하세요! "

 

아, 이 사람이구나.

코히나타 미호 쨩의 원래 프로듀서가.

그러고보니 오늘 출장갔다가 돌아온다고 했었지.

이런, 이런.

설마 이런 아름다운 여성 분이셨을 줄이야.

이거 이제부터 용모에 신경쓰고 다녀야겠는데?

 

" ...아, 코히나타 씨. 잠시만 저 좀 볼 수 있을까요? "

 

응? 벌써부터 독대 요청인가?

이 사람... 설마 벌써부터 나에게 관심을 가졌다던가?

그럼 기쁜 마음으로 따라가주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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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가지 격언.

1. 어떤 여성도 너에게 관심 없다.

2. 어떤 여성이 너에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 1번을 다시 읽어라.

그래, 알고는 있었어.

그렇지만.

 

.......이런 상황을 누가 예상할 수 있다는 건데?

 

" 야, 똑바로 안 들어? "

 

" 네, 네! "

 

아무도 들어올 것 같지 않은 먼지 쌓인 창고 안.

어디서 구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양동이 하나를 들고 와서는, 나에게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오게 했다.

하는 짓이 묘하다 싶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막 나갈 줄은 몰랐다.

내가 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물양동이 들고 있기라는 벌을 서고 있는건지 이해가 전혀 안 된다.

 

" 이 새x가, 똑바로 안 들어? "

 

" 저, 저기요! "

 

" 왜? "

 

" 제, 제가 왜 벌을 서고 있어야 하나요? "

 

" 어디서 상사가 인사하는데 안녕하세요, 하면서 고개만 까딱 거려? 장난하냐? "

 

고개만 까딱 거리다니!

나는 분명 15도 이상으로 숙였다고!

트집 잡을 것을 잡아라!

이거 분명 나 군기 잡으려고 억지로 건 수 만들어낸 것일거야!

젠장,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니깐.

바로 어제 깨달아놓고 벌써 까먹다니.

 

아~ 그렇구나.

동료 프로듀서들의 동정의 눈초리는 미호 쨩이 아니라 바로 이거였어!

미호 쨩은 이유라도 뭔가 그럴 듯하지 이 년은 이유도 병x 같잖아.

 

아이돌이나 그 아이돌의 프로듀서나.

하는 짓거리는 하나같이 똑같아지고선!

미호 쨩이 과연 누구한테 그 짓거리를 배웠나 싶었더니 근원은 여기있었구만?

제기랄, 쌍으로 잘하는 짓이다.

 

.........응? 근데 뭔가 이상하다?

미호 쨩의 프로듀서인 후쿠시마 씨가 미호 쨩보다 더한 인간이면...

미호 쨩은... 어째서 그런 성격으로 있을 수 있는거지?

애초에 이 두 명이 붙으면 벌써 싸움이 터지고도 남았을텐데?

 

" 자, 거기서 스쿼트 100회 한다. 실시! "

 

스, 스쿼트 100회?

그거 설마 이 양동이 든 채로 하라는거야?

이런 미친 X이....

 

" 어쭈, 빨리 안해? 네 근무 성적 내가 평가하는 거 몰라? "

 

아, 벌써부터 그거 이야기하는거냐.

갑을 관계 아주 뇌리에 잘도 박히겠네.

결국 나는 이렇게 살아도 어쩔 수 없다는 거냐.

아아, 누군가 나를 구해주는 사람 없으려...

 

" 그만하세요, 후쿠시마 씨! "

 

아, 역시 이 세상에 신은 있었구나.

누군가 나를 구해주러 왔.... 어, 잠깐.

이 목소리는... 에?

 

" 미, 미호 쨩~?!!! "

 

" 아, 코, 코히나타 토오루 씨... "

 

이, 이게 어떻게 된거야?

미호 쨩이... 나를 도와주는거야?

 

" 후쿠시마 씨, 이런 짓 좀 그만 하세요!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가 떨어진 줄 알아요? "

 

" ...........헤에, 미호 쨩. 많이 컸네? 이제 내 앞에서 큰 소리도 치고 말이야? "

 

어째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데?

미호 쨩이 갑자기 나를 도와주고... 후쿠시마 씨와 싸운다고?

 

" 이제 입사 2일 차인 사람이에요! 어떻게 돌아오자마자 또 똑같은 짓을 할 수 있어요!? "

 

미호 쨩은 목에 힘주고, 아니 힘을 주는 듯 안 주는 듯하는 애매하게 빼는 목소리로 나름대로 강변하는 듯 했지만.......

 

짜악

 

" 꺄악! "

 

뺨을 후려갈기는 경쾌한 소리 하나에 그 기세는 어딘가로 날아가버렸다.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한 방에 저렇게 나가 떨어질까.

 

" 이 년이..... 지금까지 출세 시켜준 것도 모르고, 어디서 대들어? "

 

후쿠시마 씨는 뺨 한대로는 분 삭히는 데 기별도 안 간다는 듯 쓰러져있는 미호 쨩에게 다가갔다.

미호 쨩의 얼굴은 점점 공포로 변해갔고, 나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채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놔두다가는 뭔가 더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 이 년이 오늘 제대로 한 번.... 윽?! 뭐, 뭐야?! "

 

" 미호 쨩! 도망가! 도망가서 경찰불러! "

 

" 이, 이 변태 자식이! 빨리 안 놔?! "

 

나는 물양동이를 집어 던지고 있는 힘껏 후쿠시마 씨의 다리를 부여잡았다.

당연하게도 후쿠시마 씨는 내 머리를 집밟으며 놓라고 소리쳤다.

미호 쨩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악을 쓰고 있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뭐야, 왜 안 도망가는 건데... 왜 경찰을 안 부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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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분이 지나고.

후쿠시마 씨는 나를 실컷 밟고는 지쳐서 그냥 돌아갔다.

다행히 코피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정장은 벌써 몇 군데가 찢어졌고 내 몰골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 차례의 소요는 지나갔다.

 

" ............코히나타 토오루 씨.... "

 

미호 쨩은 울먹이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대로 물어본다면 나에게 진실을 말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말 안해줘도 안다.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모르는 것이 바보 아닌가.

 

쓰러진 채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새삼 미호 쨩의 '가혹한 배려'에 웃음이 났다.

미호 쨩이 겁에 질린 이유는 이런 막장 프로듀서의 복귀 때문에.

아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그를 만나게 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그 여자에 의해 수없이 갈려나간 희생자를 보고, 더 이상 가만 놔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가혹하게 대해서 스스로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아이돌에게 가도록 한 것일 것이다.

 

이렇게 맞아가며 나를 지키려고 한 상냥한 아이가, 일부러 사악한 척 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시마무라 우즈키 쨩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친구가 이렇게 괴로움 속에서 나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아아, 다행이다.

결국 미호 쨩은 착한 아이였구나.

 

그럼 문제는 이거다.

어째서 미호 쨩이 이런 방법을 썼어야 했는가.

일개 프로듀서 따위, 아이돌이 짜르라고 하면 금방 짤릴 인간들이다.

하물며, 나에게 '프로듀서 인성이 막장이니 빨리 다른 곳으로 떠나세요.' 라는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맞고 있을 때 경찰을 부르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그 후쿠시마라는 여자는 뭐하는 인간이기에.

 

"  으흐흑... 코히나타 씨... 죄, 죄송해요.. 제가.... 으엉엉... "

 

미호 쨩은 내 옆에서 계속 울고만 있었다.

불쌍해보일 정도로 그 예쁜 얼굴에 눈물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같은 코히나타에게 코히나타 씨라고 불리니까 기분이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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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어제 만나고 오늘 아침에도 만났던 우즈키 쨩을 만났다.

우즈키 쨩은 내 몰골과 복장을 보고 흠칫 놀랐지만 이내 이해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우리는 잠깐의 대화를 나눴다.

 

" 후쿠시마 토모코.... 그 사람을 왜 우리가 못 건드는지 알고 있으신가요? "

 

" ...........대충 짐작은 하고 있어... "

 

" ....여기는 보는 눈이 많아요. 언젠가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그리고 우즈키 쨩은 조용히 떠나갔다.

 

이제는 '내 직장 생활이 망했다'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이제, 나는 아이돌 코히나타 미호의 보조 프로듀서로서 뭘 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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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텀 더럽게 기네요..

대학 붙고 나니 오히려 모든 일에 의욕이 사라지는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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