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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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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4, 2018 15:15에 작성됨.

평소의 겨울날.

히터를 빵빵히 틀어 사무실 안에는 덥다...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틀어놓는 이유는 일단 아이돌의 컨디션 관리라는 측면도 있다.

거기에다가 어린 아이들... 그래. 치에라던가 아리스라던가도 있기에. 추우면 안된다. 라는 개인적인 견해까지 합쳐져서 평소보다 살짝 높다.

 

그런 따뜻하기보다는 살짝 덥다고 생각되는데 안 낮추고 있는건 지금 뒤에서 자고있는 시키 때문이다.

와이셔츠에 치마, 그리고 아이덴티티인 백의를 입고 벌렁 누워서 자고 있는 그녀가 만약에 배가 아프다거나 하는 이유로 레슨을 펑크낸다면 트레이너를 볼 면목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것도 꾀병이겠지만.

 

그런 방에서. 난 오늘도 컴퓨터를 만지고 있다.

 

"저기저기, 모든 약품에는 부작용이 있다는거 알아?"

"뭐, 알기야 하는데."

 

컴퓨터를 향해 시선이 가있던 나에게 갑작스럽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와 동시에 내 목뒤에는 약간 푹신한 감촉과 함께 내 어꺠 넘어로 감싸오는 팔 역시 보인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이것이 누구인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을것이다.

적어도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이치노세 시키.

천재 이과돌이며 대학 연구소도 지겹다면서 떄려치우고 온 괴짜.

미국에서 그렇게 돌아와 왠지몰라도 갑작스럽게 일본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정말로 괴짜라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녀석이다.

이런 녀석인 주제에 노래도 잘 부르고 외모도 이쁘다.

 

사기적인 몸매. 라고 하기에는 워낙에 사기적인 몸매들이 많은 이 프로덕션에서 칭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일반 사회에 가면 이런 느낌의 사람도 적겠지.

그녀가 다가오면서 풍기는 이 향수같은 향기는 내 코를 간지럽혀, 나도 모르게 몸을 긴장시킨다.

어쩔 수 없다. 이 녀석이 무슨 짓을 벌일지는 나도 상상이 안 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

"그 부작용이라는게 말이야. 왠지 몰라도 「부정적인 작용」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

"헤에..."

 

사실, 그런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쩄든. 부정적이던 아니던. 그런 영향을 끼친다는거면. 딱히 상관없지 않을까.

 

"사실. 「부가적인 작용」이라는게 옳지"

"응."

 

일단 컴퓨터 화면에 집중을 하자.

지금 쓰고 있던게 여기다. 몇 주 후에 있을 라이브의 등장 순서.

이런 사소한것도 꽤나 좋게 짜줘야가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남성은 목 뒤에 이 푹신한 느낌이 들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집중을 하기에는 글렀어.

다른 아이돌들의 이름을 적다가. 지우는게 다반사.

사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뭔가 밀어붙여오는 이 푹신함에 자꾸만 신경을 빼앗긴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게 다른 행동에서도 나온다는건 당연한거지?"
"뭐, 그렇지?"
 

부작용이라는건 약에만 나타나는게 아니다.

뭐... 예를들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도 그런것이 있다.

아니면 단순한 행동에도 부작용이 있다. 벽을 주먹으로 치면 아프다. 원래 목적인 벽이 부서졌는지 안 부서졌는지는 둘째 치고, 원 목표가 아닌 다른 목표.

「손이 아프다」라는 부작용이 따른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렇게 행동된다.

무언갈 목표로 움직이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나온다.

 

"아이돌 일에도 말이야. 그런게 묘하게 느껴진단 말이지"
"질린거야?"
"아니아니, 그런건 아니야~. 매일매일 새롭고, 미카 괴롭히는것도 즐겁고."

 

잠시 미카를 위해 묵념.

 

"그럼 무슨 부작용이 나타나는건데?"
"으응... 분명 세로토닌에 의한 작용은 아닐거야."

 

여기서 나오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모를 단어.

분명 아드레날린,세로토닌... 아무튼 무슨 -닌이라던가 -린이라던가 -신이라던가로 끝나는건 뭔가 인체라던가에 작용하는 화학물질.

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확히 그게 무슨작용을 하는지는 알리가 있나...

 

"저기 말이야 P쨩"
"왜?"
 

내가 대답을 하자 내 어깨위에 고개를 올려놓는 시키.

그리고 그 푹신한 감촉은 내 등뒤로 이동했다.

아, 정말. 죽고싶다...

불경이라도 외워야 되는걸까.

역시 아직은 20대인 탓인지는 몰라도 꽤나 두근거리는 데에다가 살짝 불끈거리기까지 한다.

아무리 '프로듀서는 아이돌과 썸씽이 있어선 안 되!' 라고 다짐을 해도 일단은 20대 남성이라고.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정말 이 시키의 향기는.

참을 수 없이 강렬하다.

냄세가 난다는건 아니다.

분명 남자를 유혹하는 무언가가 있다.

 

"P쨩은 무슨파야? 맛있는건 나중에 먹는 파? 아니면 먼저?"
"글쎄, 그때그때 그것이 뭔가에 따라 다르지만 디저트가 아닌 이상 먼저 먹는데."

"흐응..."

 

아까까지는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면서.

라고해도. 그 시키다.

프레데리카랑 맞먹는 4차원 소녀.

언제 주제가 확확바뀔지도 모르고. 그녀의 기분 또한 간파하기 힘들다.

 

같이 항상 지내는 프로듀서가 이런데 다른사람들은 더욱 그렇겠지.

어쩔 수 없다. 그녀의 천성인걸.

내가 맞춰가야지.

이미 딴지를 거는건 지쳤다.

 

"그런데 부작용은 말이야."
"응."
"부정적인 작용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작용도 한단말이지"
"흐응..."
 

사실, 딱히 별 관심은 없지만 시키를 화내게 하지 않을려면 적당히 맞춰주는것이 좋다.

이건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무시하는건 좋지 않아. 아니, 그 누구더라도 말이 무시당하면 기분이 상한다.

그건 당연한거고.

 

"그거알아? 라이브를 할때만큼은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세로토닌이 마구마구 분비되서 뇌가 맛이갈정도로 흥분된다는걸?"
"그거 위험한거 아니야?"
"무척위험하지~."

 

설명만 들어서는 꽤나 위험하게 들린다.

하지만 별 문제 없다는듯이 시키는 또 다시 말을 이어서했다.

 

"꼭 메스암페타민을 복용한것처럼 머리가 이상하게 되버려서. 가끔씩은 미카에게 달려들어서 무대에서 곤란하게 해버린적도 있다구."
 

아, 그때.

그것만큼은 나도 기억을 한다.

무대가 끝나고, 내려가기 전에 미카에게 돌진 후 안겨서 미카가 엉덩방아를 쿵하고.

 

뭐, 언제나의 시키여서 넘어가긴 했지만. 그때의 돌발행동은 무대계획에서는 전혀 없었던 거였지.

 

"뭐, 정말로 불법적인 마약을 한적은 없지만."
"어이."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합법인 술과 담배도 마약의 종류야. 대표적으로 알코홀과 니코틴"

 

평소에 만드는 괴상한 포션들을 생각하면 그런걸 만들지 못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얼마전 뉴스에 나온 감기약으로 히로뽕을 만들었다는 사람도 있고.

 

"모두 시키쨩 특제여서 문제는 없답니다~."

"그래도 너 부작용같은........설마, 시키. 너..."
"땡~. 틀렸습니다~! 이 시키님이 그런 불안정한 약을 만들거 같으냐~?!"

 

살짝 화났다는듯이 "에잇"거리면서 내 머리를 한 대 툭하고 치는 시키.

얕보지 말라는건가.

그런데 그런걸 특허내서 유통시키면 마약근절이 되는거 아닐까.

중독성없고 부작용도 없는 그런...

 

하지만 시키에게 말을해봤자 자기 흥미 없으면 안 하는 녀석이니까.

내가 말해도 무시하겠지.

 

"아무튼. 도파민이라는게 신기한게. 그렇게 흥분상태로 몰아넣는 녀석이기도 한데 말이야. 세로토닌이랑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잖아...?"

 

조금씩 어두워지는 시키의 말.

무슨 말을 할려는걸까.

 

"정말로 죽고싶을 정도의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말하는 시키의 말투는 평소와는 확실하게 달라서.

나도모르게 고개를 돌려 시키를 보게 됬다.

하지만 시키는 그런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그 맑은 푸른색 눈이 반짝이고 있다.

 

"너, 혹시 우울증이라던가 그런건 아니겠지?"
"글쎼~?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실 잘 자각은 못한데. 다른사람에게 우울증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이해를 한다고 하더라?"
"시키, 너..."
"괜찮아 괜찮아. 평소에도 뭐, 딱히 특별해진건 없어? 프레쨩이랑 노는게 얼마나 재밌는데."

 

그렇게 말하는 시키는 아까전까지와는 달리 평소의 말투와 목소리였다.

정말, 걱정끼치고 있어...

 

"날 걱정해준걸까나~?"
"당연하잖아. 네 프로듀서인걸."
 

한숨을 쉬며, 나는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눈을 돌린다.

어느세 서류는 거의 끝부분을 향하고 있다.

피날레 파트는 어떻게 할까. 역시 지금 가장 잘나가고 있는 시키를 포함한 립스를 피날레공연에 넣으면서 끝을 낼까.

언제나처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쯤. 다시 시키는 말을 걸어왔다.

 

"스포트라이트 증후군이라고 알아?"
"그 정도는 알고 있지."

 

일을 하고 있는 프로듀서는 모를리가 없다.

자신 담당 아이돌, 연애인의 멘탈케어중 한 부분에 그것이 또렷하게 적혀 있으니까.

스포트라이트 증후군.

유명한 연애인이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사라져갈때를 상상하여, 혹은 처해져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감에 빠져 심하면 우울증, 자살충동까지 갈 수 있다는 그런 정신적 질병.

 

그리고보니. 이것을 가장 크게 느끼는건 언제였지. 라고 하면...

공연이 끝나고 나서의 직후.

 

"그럼 설명이 쉽겠네."
"너, 혹시..."

 

어깨에 올라가져 있던 시키의 팔은 어느세 내 가슴쪽을 둘러 안고 있다.

여전히 얼굴은 바로 내 옆에 있고...

 

"라이브가 끝나고. 얼마나 죽고싶은지 몰라. 그렇게 뿜어데던 도파민이, 아드레날린이 점점 다시 안정되기 시작하면 몸이 차갑게 식고. 부들부들 떨리는거 있지. 꼭 약 끊은 마약중독자처럼 말이야. 아니, 약을 너무많이 해서 약의 효과가 끊기면 엄청난 다우너 상태가 되는걸까나?"

"그럼 너..."
"하지만 뭔가 다를려나. 잊혀지는게 싫다면 말이야. 그런 연구직 관두고 나오지 않았겠지~. 이 시키 쨩. 의외로 유명하다구?"
 

월반을하고 미국 연구소에서 초청을 받을정도로 뛰어난 일류 천재 이치노세 시키.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화학연구자는 없을정도로. 시키는 유명하다.

 

"그리고 평소에는 그런생각 전~혀 없어. 프레쨩이랑 노는것도 재밌고 미카쨩 놀리는거 재밌어. 슈코에게 태클받거나 카나데에게 은근슬쩍 뒤짚어 씌우는것도 재밌다구. 우울증같은건 이 시키님에게는 안 맞는거 같아. 그리고 가끔 훌쩍 훗카이도 같은데 가보면 되게 시원하고 상쾌하고."

"훗카이도로 갔었냐."
"앗, 다음에는 다른곳으로 가볼까나~."

 

"데헷"거리면서 왼쪽 어깨에서 떨어지더니 이번에는 오른쪽 어꺠로 고개를 옮기는 시키.

 

"라이브, 취소할까?"
"No. 라이브의 짜릿함은 어떤것도 비교를 하지 못해.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이상 다른곳으로 가는건 무리야. 거기에다가. 이런 큰 라이브라면 그 짜릿함은 어디까지일까~?"

 

살짝 취한듯이 말하는 시키.

그녀의 입김이 내 목을타고 내려간다.

 

"아마도 죽을떄까지 위에서 뛰다가 죽으라고 하면 가능할거 같기도 해."
"어이, 역시 너..."
"물론 체력적으로 무리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나한테서 떨어지는 시키.

이제야 겨우 떨어지는걸까.

그런데 이런걸 알아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되는걸까.

시키의 말대로 이대로 라이브를 계속해야되는 걸까.

아니면 역시 그만둬야 하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잠시 생각을 할려고 머리를 짚으니. 그 사이를 노려 시키는...

 

"엿차."
"어이. 이러면 불편하다고."
"그런데 편한걸~."
 

이라면서 내 무릎에. 아니, 정확히는 무릎 사이에 앉는 시키.

의자의 크기때문에 쏙 들어가진 못하지만.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에 들어온 시키는 나에게 기대며 밀착을 한다.

시키의 붉은색 머리카락이 내 코앞에서 살랑거리면서 내 몸을 간지럽힌다.

 

히터가 덥다면서 겉옷을 벗어두지 말걸 그랬어.

 

"흐응, 흥분했구나."
"..."
"이런 심각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걸까나~? 는, 농담. 남성이라는게 자동적으로 이렇게 된다는건 알고 있으니까."

 

살짝 짓궂은 표정을 하면서 말하는 시키.

그리고는 계속해서 이야기 했다.

 

"그러니까 말이야. 이번 신년 라이브. 과연 어떻게 될까나. 정말 픽하고 죽어버릴지도."
"그렇다면 역시..."
"하지만, 너라면 할 수 있지? 내 천장을 조절해주는건."
"..."
"끝까지 가고싶어. 이 쾌락의 끝까지. 신년 라이브잖아? 정말 엄청날거야. 관객들도 엄청날거고. 우리들도 엄청날거야. 과연 어떻게 될까냐~?"

 

그렇게 말하면서 내 팔을 치우고 뭔가를 컴퓨터에 입력을 시작하는 시키.

그것을 그저. 그녀의 향기에 취해 멍하니 있을 뿐이였다.

하지만... 대충 알 수 있었다.

역시 난 시키를 막지 못해.

 

경험으로서 알고 있다. 내가 막아도. 어떤 수를 써서든 이녀석은 할거다.

이런 재멋대로인 녀석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상이라도 주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아이돌이 된 부작용. 잘 감당해 달라구? 이 워커 홀릭 프로듀서 씨?"

"하아..."

 

꼭 뒷처리는 나더라.

 

"이번에는 이 시키님께서 좋은 상까지 마련해 줄테니까 말이야."
"아이돌의 수명에 치명적인 것만 아니라면."
"흐흥, 그런 스릴도 나쁘지 않을거 같은데. 뭐, 좋아."

 

깜빡이는 문자 커서.

그곳에 적혀있는건.

 

『피날래 공연 : LiPPS - Tulip』

이라고 강조되듯이 적혀있는 그것.

 

"자, 해줄거지? P쨩."
"하아... 해주고 말고."

 

아이돌의 염원을 들어주는 것.

그것이 프로듀서의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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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취해서 쓴 글입니다.

독감약 지독하네요.

부작용으로 구역질나고 어지럽고... 그렇기에 뭔가 제가 뭘 썼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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