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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49 -제3보육원-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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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8, 2017 19:28에 작성됨.

1.
“프로듀서. 오늘 스케쥴은?”
“레슨입니다…”

 

 쿠궁!
 낮은 베이스와 무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짓누른다. 장마철의 눅눅한 공기가 더해져 더없이 불편해진 분위기를 회피하고자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말해본다.

 

“그, 그러고보니 저번에 찍은 단체 사진이 반응이 엄청 좋다고 잡지사측에서 말하더라!”
“뭣?! 그, 그래..? -가 아니라! 말 돌리지마!”

 

 탕! 하고 탁자를 내리치며 으르렁 거리는 리사. 칫! 아깝다.

 

“프로듀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뭐였더라?”
“음~ 분명 어린이 잡지 모델로 단체 사진을 찍는 거였지.”
“그럼 그게 언제적 일인지 기억하고 있겠네?”
“어...음… 2주 전…?”
“2주 하고도 6일이 지나 좀 있으면 3주다 이 멍청아!”

 

 리사의 귀기어린 불호령에 어깨를 움추린다. 안그래도 꼬맹이들과 눈높이가 비슷할 정도로 작은 몸집이 오늘은 더 작게 느껴진다. 반면에 분노의 오라를 뿜으며 도끼눈을 한 리사와 아리스는 평소보다 더 크게 보인다. 어린애들의 성장속도는 눈이 부시게 부럽구나.

 

“정말이지 최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자마자 이 꼴인가요. 반성해주세요.”

 

 아리스의 냉정한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다. 으윽! 

 

“그, 그래도 걱정 말라고! 오늘이야 말로 새로운 일거리를 가져올테니까!”
“자신감이 넘치는 건 좋지만 중요한 건 실적이에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우리를 실망시키지 말아주겠어요?”
“오늘은 정말이라고! 제1예능과의 선배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거든. 어쩌면 합동 라이브의 제의일 수도 있어.”

 

 가슴을 피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고 후방에서 구경하던 아이들이 오오~ 하며 기대감을 키운다.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믿어주는 순수한 아이들을 보자 공격과 치료를 동시에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저 기대에 찬 표정들을 실망 시켰을 경우를 상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

 

“뭐, 기대는 안하지만 열심히 해주세요.” 

 

 덕분에 이런 차가운 반응도 이제는 나를 위한 츤츤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분명 속으로는 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하는 데레데레 한 마음이 있는 거겠지. ...응. 
똑똑.

 

“어라? 누군가 처 왔나봐요.”

 

 제3예능과에는 흔치 않은 노크소리에 어린이 9명과 비슷한 1명의 시선이 모아졌다.

 

“실례합니다. 프로듀서 씨 계신가요?”
“아, 네. 무슨 일이시죠?”
“안녕하세요. 접수처의 직원인데요, 프로듀서에게 손님이 찾아오셔서요.”
“제 손님이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고개를 갸웃 거렸다. 자랑은 아니지만 말단 중에 말단 프로듀서를 찾아 일부러 사무실까지 오는 손님이라니 후보군 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프로듀서의 손님이라는 말에 어린이돌도 흥미를 갖고 내 주위에 모여 호기심을 뽐냈다. 

 

“프로듀서! 손님이라니 누구? 혹시 ‘일’ 관계자?”
“엣? 선생님! 카오루들 드디어 새로운 일이 생긴거야?”

 

 뿅뿅 거리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미리아, 카오루등에게 둘러싸여 내 주위는 그야말로 어린이집을 방불케 한다. 

 

“잠깐잠깐! 다들 진정해봐. 손님이 누군지는 나도 모른다고.”

 

 네~ 하며 손을 들고 대답하는 아이들. 접수처 직원도 그 모습을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여기’ 라며 나를 찾아온 손님을 소개한다.

 

“여기 이 아이가 프로듀서를 찾아온 손님이에요.”
“네? 아이요?”

 

 이쪽으로 오세요. 라는 직원의 말과 함께 문 뒤에 감춰진 작은 실루엣이 들어왔다. 제3예능과라는 어린이돌을 프로듀스 하는 프로듀서답게 작은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이쪽은 우리 아이돌들 보다 더 작다.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것 같은 조그마한 키에 걸쳐진 건 노란 병아리 모자에 하늘색 원아복. 명실상부 리얼 유치원생이다.

 

‘어라? 이 아이 어디선가…?’

 

“아저씨~!”
“엑?! 미나쨩?!”

 

 나에게 미나쨩이라고 불린 6살 가량의 원아복을 입은 여자아이는 눈물을 그렁그렁 거리며 내품에 뛰어들어 안겼다.


2.
 그럼 수고하세요. 인사와 함께 접수처 직원이 사라지자 나와 제3예능과 아이돌들 그리고 미나쨩이라고 불린 의문의 유치원생이 남은 자리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내품에 안겨 울고 있는 미나쨩을 달래는 내 등뒤로 불길한 말들이 오고갔다.

 

리사曰 “방금 들었냐? 아저씨래. 소름(きもい).”
하루曰 “저녀석 진짜 위험한 녀석 이었구나.”
아리스曰 “최저.”

 

“스톱!!!!! 무슨 얘기들을 하는 거야! 미나쨩은 그런게 아니라고!”

 

 아니, 진짜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강력히 부정하며 돌아본다. 
 카오루와 니나, 미리아, 코하루들은 잘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모모카와 하루는 ‘아무래도 이건 좀…’ 이란 얼굴로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리사와 아리스가 오물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다. 이제 끝난 것 같다. 이제 골 해도 되나요…?

 

“마, 맞아! 애초에 난 미후네 씨나 카타기리 씨 같은 글래머한 어른 아이돌이 취향이라고!”
“최저.”

 

 혼을 담은 마지막 항변도 아리스의 태도를 한층 더 싸늘하게 할 뿐이었다. 

 

“모, 모두..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건 어떨까..?”
“사, 사사키…!!!”

 

 천사다! 우리 사무실에는 천사가 살고 있다! 

 

“사사키 씨의 말도 일리가 있사와요. 괜한 오해는 하지 말고 다들 프로듀서쨔마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죠.”

 

 소심한 성격이면서도 남을 위해서라면 제일 먼저 나서서 힘이 되주는 사사키와 어린애 치고는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모모카는 확실히 우리 과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인재다. 반면에...

 

“...뭐 확실히 조금 성급 했을 지도. 그래서 결국 그 얘는 프로듀서의 이거야?”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말하는 리사. 악마다. 우리 사무실에는 소악마가 살고 있다. 

 

“이 얘는 미나쨩. 내 누나의 딸, 그러니까 조카야.”

 

 한결 침착해진 목소리로 아직까지 내 다리 한쪽에 메달려 있는 미나쨩을 소개한다. 어느새 울음을 그친 미나쨩은 낯가림인지 내 다리를 방패 삼아 꼭 숨었다. 

 

“엣? 프로듀서의 조카?! 프로듀서 이렇게 쪼그만데 조카도 있는거야?!”
“미, 미리아쨩… 그렇게 진심으로 놀라지 말아줄래. 상처 받는다구…”

 

 정말이지 아까부터 내 HP포인트는 바닥을 뚫고 벌써 소생약을 5번은 쓴 느낌이다. 미리아를 시작으로 호기심이 많은 카오루나 니나 같은 아이들이 하나둘씩 내게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다.

 

“선생님 질문이요! 미나쨩은 몇 살이에요?”
“음~ 6살 이었지 분명?”
“프로듀서의 누나는 프로듀서 처럼 존나 쪼그만 거에요?”
“아, 아니… 내 누나는 평균 정도야.”
“미나쨩은 왜 프로듀서를 찾아 온 거야?”
“그게 나도 모르거든…”

 

 시선을 내려 미나쨩을 본다. 마지막으로 본건 작년 크리스마스 때였나. 근처에 사는 누나 가족과는 빈번히 만났다. 내가 미덥지 못하다는 이유로 누나쪽에서 일방적으로 호출하는 관계였지만 매형도 나를 친동생 처럼 살갑게 대해줘서 내쪽에서도 기뻤다. 미나쨩이 갓난아이였을 때는 맞벌이인 누나와 매형을 대신해서 미나쨩을 돌봐주기도 하고 매년 크리스마스는 누나의 집에서 다같이 보냈다.
 그러던게 올해부터는 내가 제3예능과의 담당 프로듀서로 배속 받고 바빠져서 한 번도 찾아가지를 않았다. 

 

“미나쨩 오랜만이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온거야? 엄마는 미나쨩이 여기 온 거 알아?”

 

 도리도리. 바지자락에 얼굴을 묻은채 고개를 젖는 미나쨩이 조그맣게 말했다.

 

“삼촌… 명함.. 보고 찾아왔어.” (※おじさん=아저씨, 삼촌 등등… 혹시 몰라서 설명.)
“명함? 아, 아! 누나한테 준 거구나. 그럼 미나쨩은 여기까지 혼자 찾아온 가야?”
“...”

 

 묵묵무답. 아무래도 누나에게는 비밀로 하고 온 모양이다. 유치원이 끝나고 몰래 빠져나온 건가? 그렇다면 유치원이나 누나네는 이 사실을 모르고 대혼란에 빠져있는게…
 내가 아무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지자 화가 났다고 생각했는지 미나쨩이 다시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런 미나쨩의 양 팔에 손을 넣은 후 번쩍 들어올렸다.

 

“꺄악!”

 

 짧게 비명을 지르는 미나쨩. 

 

“대~~~~~단한데! 미나쨩 혼자서 여기까지 찾아 온 거야?! 설마 걸어서?”
“으….응… 전철이랑 버스로..”
“엣? 미나쨩 벌써 전철이랑 버스도 탈 줄 아는거야? 대단하잖아!”

 

 한껏 놀란 목소리로 들어올린 미나쨩을 빙글빙글 돌렸다. 꺄아~ 하며 웃는 미나쨩을 보고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미나쨩 정말 많이 컸구나. 그치만 엄마랑 유치원 선생님은 미나쨩이 갑자기 없어져서 걱정할 거야. 그러니까 다음에는 꼭 말씀드리자?”
“응.”

 

 야무지개 끄덕이는 미나쨩을 보며 씨익 웃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미나쨩이 얼마나 똑똑하고 착한 아이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이런적은 처음이라 잘못한 일인 걸 몰랐을 뿐이다. 하여튼 간에 일이 커지기 전에 빨리 누나쪽에게 전화를 해줘야겠다.

 

-上끝-

 

U149 -제3보육원- 下: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111280

 

후기.

 때는 군웅할거의 시대.

 요나P를 둘러싼 9명의 동녀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수수께끼의 유녀!

 지금 전국은 새로운 바람을 맞게 된다! 과연 요나P를 손에 넣고 제3예능과를 평정할 아이돌=영웅은 누가 될 것인가?!

 

-는 개소리고 이번에는 U149를 배경으로 써봤습니다. 

전작인 '신데렐라 프로젝트 -맞선-' 을 교훈 삼아 더 간략하게 쓴 것 같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다음편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그런데 최소 용량인 7kb가 넘었는지 모르겠네요. 업뎃 중이라 안보이는 것 같은데, 일단 넘겼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하지 않으니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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