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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누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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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9, 2015 15:08에 작성됨.

나한테는 누나가 한 명 있었다. 14년 전에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 나는 아버지를 누나는 어머니를 따라간 이후에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던 누나. 그런 누나를 다시 보게 된 것
은 정말로 생각도 못한 곳에서였다.

 

"흐음... 머리도 식힐겸 TV나 볼까?"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의로 일하고 있던 나는 휴일날에 심심해서 TV를 틀었다. 그곳에서 나오는 장면은 어떤 아이돌이 공연을 시작하려는 장면이었다. 검은색 날개가 달린 이상 한 옷을 입은 10대 중반같은 외모를 가진 그 여성은 관객들과 시청자들을 향해 일본어인지 외국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외치기 시작했다.

 

"나의 종들이여, 지금부터 화려한 연회를 시작하자구나!!"

 

"푸웁!!!"

 

저 머리가 이상해보이는 사람이 나랑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넘어갈 수 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기 저 사람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14년 그 때와 변함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는..

 

"뭐하고 있는거야, 누나."

 

사쿠라바 란코. 아니군, 성씨가 어머니의 성인 칸자키로 바뀌게 된 나의 친누나, 칸자키 란코였다. 누나가 TV에 나온다는 사실에도 놀랍지만 더욱 더 놀라운 점은 그 나이를 먹고도 저런 캐릭터를 밀고 간다는 점이었다. 명색히 나이가 2X살이나 먹은 주제에 저런 낯부끄러운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누나가 나는 대단해보였다. 아이돌 일은 전부 다 저런 걸까?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몇 몇 아이돌들은 평범한 애들도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누나가 이상한 걸 수 도 있을것이다.

 

"우사밍성에서 온 영원한 17세, 아베 나나에요~"

 

아니다. 지금 TV에 나오는 아이돌을 보아하니, 누나의 그 중2병은 험난한 아이돌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누나의 발버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이돌 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상당히 힘들 것이다. 내가 의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는가. 저 쪽도 그만큼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지 아이돌이 될 수 있을것이다.

 

"저기 공연하는 곳이 어디지??"

 

어찌되었든 간에, 정말로 오래간만에 누나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 사실이 기뻐서 누나가 공연을 하는 장소를 알아내자마자 차를 끌고 공연장으로 향하였다.

 

"생각해보니 어떻게 만나지?"

 

미리 만나기로 연락을 했으면 모를까, 누나를 만날 수 있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아, 그냥 누나의 사무소에 전화해서 누나의 전화번호를 알거나, 누나에게 제가 전화했다 는 사실을 가르쳐 주라고 말하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바보같은 짓이람.

 

"어, 영겁의 시간을 뛰어넘어 마침내 조우하게 되었구나, 피를 나눈 맹우여."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에, 우연의 일치인지 누나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한 남성을 동반한 채.

 

"가족이야, 란코?"

 

"그렇도다, 나의 동반자여."

 

"실례합니다. 남도.."

 

찌릿!!

 

남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려 하자 누나는 나를 째려보았다. 왜 누나가 나를 째려보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창조주가 나보다 먼저 만들어낸 존재이니라."

 

"헤에, 란코의 오빠분이셨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란코의 프로듀서입니다."

 

"반갑습니다, 사쿠라바 카오루라고 합니다."

 

"어라, 성이 다른데??"

 

"아아, 창조주가 둘로 나뉘면서 나의 칭호가 바뀌었도다."

 

"미안. 부모님이 이혼하신 줄은 몰랐었어. 괴로운 생각 나게 해서 미안하다."

 

"신경쓰지 말거라, 동반자여. 이미 영겁의 시간이 지난 상태니라."

 

"그래도 말이지."

 

대단하다. 이 프로듀서라는 남성 엄청나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왜 이 사람이 누나의 프로듀스를 하고 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아무리 14년 전에 만났다고는 해도 가족인 나조차도 알아 들을 수 없는 누나의 말을 그는 손쉽게 알아듣고 있었던 것이다.

 

"뭐, 어찌되었든 오래간만에 만났으니까, 남매끼리 하고 싶은 말 나눠주세요."

 

"자, 아닙니다. 시간을 줘서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이 프로듀서를 붙잡으려고 했다. 나는 누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니, 남동생인 나와 단 둘이 있게 된다면 분명히 누나가 저 컨셉을 벗고 그냥 평범하게 대화를 나눠 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호의를 받아들여 누나랑 단둘이 대화하기로 결정했다.

 

"저기 말이지, 누나."

 

"왜 그러느냐, 피를 나눈 맹우여."

 

"방금 그 말 무슨 일이니, 동생? 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건가?"

 

"훗, 마왕의 언어를 이해하다니, 역시 피를 나눈 맹우."

 

"미안하군.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대화를 부탁할게. 이해하기 힘들어."

 

"큭.. 하지만 마왕인 내가 미천한 인간의 언어를 행할 수 없노라!!"

 

"동생이 부탁이니까 제발 들어줘."

 

"훗, 아무리 피를 나눈 맹우라 할지라도 나를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불가능!!"

 

여기서 나는 깨달았다. 어릴 적에 내 기억속에 있었던 그 멋있었던 누나는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는 것을. 이곳에 있는 사람은 그저 2x살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값을 못하 는 칸자키 란코라는 여성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프로듀서씨를 불러야 겠네. 통역사가 필요하군. 아, 그나저나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말해보거라."

 

"어째서 여동생인 척 한거야? 그냥 누나라고 밝혀도 상관없지 않아?"

 

"그것은 14년 전 그날 내가 칸자키 란코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 해석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누나는 14살로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면 되는건가?"

 

"역시 나의 맹우! 또다시 나의 언어를 이해했구나."

 

"어이, 란코!! 얼른 들어와서 준비해!!"

 

"이만 작별의 시간이로구나. 그대의 전서구를 받아줄 올빼미를 소개하도록 하마. 그대도 마찬가지로 내게 그대의 올빼미를 소개해달라."

 

그렇게 누나와 나는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를 교환한 후, 헤어졌다. 그 이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하고, 동시에 조사를 했다. 누나가 어떤 상태인지. 또한 평범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말이다. 조사결과 누나는 중2병이라는 심각한 상태에 빠져있었다. 저것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이다. 내 직업으로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누나가 저 상태인 것을 나는 두고 볼 수 만은 없었다.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누나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말이다.

 

"저, 저기!!"

 

차를 세우고 집으로 들어서려는 그때, 나와 비슷한 연령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지?"

 

"아니, 그게.. 저기 실례합니다만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내민 것은 명함이었다. 어디 보자. 315프로덕션의 프로듀서? 누나랑 같이 있었던 그 남자와 같은 직업인건가?

 

"흐음.. 프로듀서께서 제게 무슨 일이신지."

 

"아니, 그게 말이죠.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 사무소에서 아이돌 일을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아이돌 일이라. 그래, 어쩌면 이 일을 하게 됨으로써 중2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까지는 무리더라도 누나랑 같은 일을 하게 되면 어느정도의 길은 보일지도 모른다. 외과의로써는 누나의 병을 고치는 것은 무리니까, 해볼 수 있는 해봐야지.

 

"좋습니다, 받아들이죠."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외과의의 직업을 버리고, 아이돌 업계에 뛰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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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가 카오루의 누나라는 설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 며칠전에 사이마스 방송을 보면서 쓸 생각이 들었는 작품입니다. 뭐, 이미 아실분들은 다 아실거라고 생각하지
만 란코가 카오루의 누나인 이유는 성우장난이죠. 칸자키 란코(cv.우치다 마아야), 사쿠라바 카오루(cv.우치다 유우마). 뭐, 그 덕택에 란코의 실제 나이가 2X살이 되어버렸습니다. 본격 나나에 이어 자신의 나이를 속이는 캐릭터 2가 되어버린 란코. 

 

사이마스는 아직 판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애당초 다른 밀리, 신데에 비해 관련 2차 창작도 부족한 편이고요.  하지만 언젠가 다시 사이마스 캐가 주인공인 작품을 쓸 생각입니다. 언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나저나 하필이면 주역 중 하나가 란코라서 란코어를 쓸 수 밖에 없는데, 란코어를 쓸때마다 느끼는 점이 '머리가 아파, 누가 란코어 번역기좀 만들어줘.'
분명히 란코가 주역인 작품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란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아, 참고로 이걸로 끝이에요. 짧은 단편집입니다. 다음 편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 게시물은 나니카님에 의해 2015-01-20 19:56:59 창작판에서 복사 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3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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