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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CP의 프로듀서가 프로듄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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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3, 2016 01:16에 작성됨.

1.

소녀는 매우 난처했다.

"...저기,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소녀는 자신의 검은머리와 날카로운 눈초리 때문에 무서워 보인다는 평을 듣는 첫인상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 타입이었고, 그 때문에 경찰과 실랑이를 한 경우도 제법 됐었다. 저 자칭 프로듀서랑 만난 날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 날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하긴 어폐가 있지만, 하여간 질리도록 반복된 사건. 슬슬 공권력에 환멸을 느낄만한 찰나, 양복을 입은 성인 여성이 경찰과 소녀 사이에 개입을 했다. 천천히 소녀의 말을 들어 봐야 하지 않냐고.
솔직히 좀 고마웠다. 여태까지 만난 어른들이라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조차 안하던 사람들 뿐이었으니까. 덕분에 원만히 끝내기도 했고.
하지만 경찰서를 나오면서 그 여자가 한 말에, 고마움은 싹 달아나 버렸다. 아이돌에 흥미 없냐는 말 그 한마디에. 뭐야, 결국 흔해 빠진 어른이었어?
꽤나 매몰차게 거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함도 거절하고. 그대로 집으로 가 버렸다.

"저기... 명함만이라도..."

근데 다음 날 부터 이렇단 말이지. 끈질기게 소녀의 등교길에 여자가 나타났다. 그러면서 명함을 받아달라고 집요하게 물어 봤다.

"...싫다고 했잖아? 그보다, 어떻게 등교길하고 하교길에 정확히 나와서 날 기다리는건데?"

"아... 과거에는 저도 이 학교 학생이었습니다. 절대로 스토커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아니라고 해도, 이미 당신, 주위에 유명인사가 되어 있는거 알아? 무서운 인상의 양복 여인이 학교 주변을 서성인다면서."

"...그렇습니까."

여인은 자그맣게 한숨을 쉬었다. 소녀가 슬쩍 여인을 올려다 보니, 표정변화 하나 없던 여인의 얼굴에 아주 약간 신물이 났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아. 이 여자, 혹시.

"...당신, 혹시 무서운 인상을 주는 자신의 표정이 싫거나 그래?"

소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담아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그녀는 살짝 눈을 크게 뜨더니 소녀를 바라보았다.

"...네. 잘 아시는군...요...?"

"...나도 그러니까. 흥미가 생겼어. 아이돌이 아니라 당신에게. 괜찮다면 학교 끝나고 이야기나 들어 볼까 싶은데?"

 

2.

"이걸로 신데렐라 프로젝트, 발족입니다."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하는 프로듀서의 말에 아이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드디어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시동한다는 기쁨을 담아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 아이돌이기에 앞서 소녀란 걸까.

"자, 그럼 단체 사진 찍겠습니다!"

사진사의 목소리에 왁자지껄 떠들던 소녀들이 사진기 앞으로 모인다. 프로듀서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 프로듀서도 같이 사진 찍지 않을래?"

모여 있던 소녀중 유독 활달한 한 명이 프로듀서를 보고 말했다. 그 말에 잠깐 주춤하던 프로듀서는 빤히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뒷목을 긁적거렸다.

"...여러분 끼리 찍는게 좋을듯 합니다."

"에에? 왜애애?"

"제가 찍으면, 저 또한 아이돌이라고 오인 받을 수 있기에."

"엩."

이쪽을 향해 손을 내밀던 소녀가 주춤한다. 무슨 말을 하려다 뻗었던 손을 턱에 가져다 대고 고민하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 프로듀서는 자신의 미모에 자신이 있는 것인가! 아직 젊고! 프로듀서도 아이돌이 될 수도 있을지도!"

"허튼 소리 하지 말고. 사진사 씨가 기다리잖아?"

프로듀서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조용히 미소를 짓고 몸을 돌렸다.

 

3.

"왓! 저 사람은! 초 유명한 아이돌... 프로듀서! 저 사람하고도 아는 사이야??"

"...네. 일단은."

"와, 다시봤어 프로듀서. 생각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었구나!"

"직장 동료니까요. 그보다, 지각입니다."

"앗, 미, 미안!"

 

4.

"...이제 됐어. 나, 아이돌 그만둘거야!"

소녀가 뛰쳐나간다. 프로듀서가 소녀를 붙잡으려는지 손을 뻗지만, 그 손끝은 소녀에게 닿지 않는다. 프로듀서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뭐야. 겨우 이정도였어? 검은 머리의 소녀는 도망친 소녀를 쫓아가기에 앞서 프로듀서에 대한 환멸감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서 프로듀서를 노려봤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듯, 모든 것이 무너지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프로듀서. 조금 동질감을 느껴서 가졌던 신뢰가 박살이 나려고 했다. 한마디 할까. 아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

"...이..."

그 순간, 멀찌감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머리의 소녀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근원을 보았다.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성인 여성 한명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프로듀서도 목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보 자식아-!!!!"

그리고 깔끔한 펀치가 프로듀서의 안면을 강타하지...않았다. 별안간 날아든 여인의 주먹은 프로듀서의 코 앞에서 멈췄고, 그 주먹을 날린 본인도 때릴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대신, 손 터는 시늉을 하면서 매섭게 프로듀서를 노려보았다.

"거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아...저..."

"생각같아서는 한참동안이나 잔소리를 해 주고 싶지만... 당장 쫓아가! 지금 해야할 일이 뭔지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넌 누구보다도 더 알고 있을텐데!"

그 여자의 말을 듣는 프로듀서의 눈에 이채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망연자실 하던 표정이 아니었다.

"...그랬지. 미안. 갔다 올게."

"그래! 으이그! 나 좀 너희 졸업하게 해 줘 봐!"

"...여러분.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서 죄송합니다. 저... 갔다 오겠습니다."

 

5.

"...당신은?"

"저 녀석 동료 프로듀서야. 그러는 너희는... 신데렐라 프로젝트?"

"...네. 이번에 데뷔 무대를..."

"...하아... 저 녀석, 진짜 서투네. 그래서 내가 저 녀석 프로듀서가 된다고 했을때 말렸던 건데."

"그게 무슨...?"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할까.
몇년 전, 한 아이돌이 있었어.
아름답고, 우아하고, 성에 도달하는 신데렐라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녀였지.
하지만, 조금 서툴렀어. 그 서툰 부분 때문에 소중한 동료랑 한참을 엇갈렸고.
그 소녀는 느낀거야. 이런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그래서 자신의 역할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어. 무도회에 도달하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무도회로 신데렐라를 이끄는 호박마차가 되고 싶다고."

"그거... 혹시 프로듀서 이야기인가요?"

"어라, 눈치 빠르...진 않나. 혹시 저 녀석이 말 안했어? 너희 대 선배인데. 신데렐라 프로젝트 1기 멤버니까. 저 녀석도, 나도."

"처, 처음 들어요... 가만, 근데 신데렐라 프로젝트 1기 멤버는 저도 아는데... 설마... 우리 프로듀서가...?"

"그래, 저 녀석의 이름은 시부야 린. 한때 신데렐라였던, 조금은 서툰 호박마차지.
지금은 저 녀석이 어떻게 해 낼지 지켜 보도록 할까?"

 


덤.

"그럼, 그쪽은 혼다...프로듀서님이 되는군요."

"그래. 잘 아네. 지금은 시마무라 우즈키의 전담 프로듀서야."

"...저기, 질문이 있어요. 신데렐라 프로젝트 1기의 프로듀서는... 지금 누구를 프로듀스 하고 있나요?"

"그게... 프로듀서 관두고 315프로덕션 가서 아이돌 하고 있는데."

"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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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듄느라고만 했지 TS라고 한 적 없다!(당당)

전부터 생각했던 소재인데 잘 써볼 자신이 없어서 미루다가 그냥 써서 올립니다.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6-05-08 00:14:53 창작판에서 복사 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60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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