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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day

댓글: 16 / 조회: 810 / 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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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6, 2016 20:58에 작성됨.

그 사람을 만나고서, 처음으로 알았다.
말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그런 마음도 있다는 것을.

 

 

 


갈색 눈동자가, 똑바로 자신을 바라봐주는 모습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한 번 깜빡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순간 움찔해 버린다.
살짝, 그녀가 자신의 옷깃을 붙잡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키스해도, 되는 걸까?


떠오른 자신의 생각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녀는 그저 가만히,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듯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멍하니 생각한다. 진짜, 진짜로 괜찮은건가?
괜찮다면, 사양할 마음은 없지만.


자신도, 그녀 쪽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피하지 않았다.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기분으로,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간다─

 

 

 

 

 


"......꿈?"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천장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리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하루카는, 아아, 하고 내뱉으며 베개에 얼굴을 묻어 버리곤 머리를 마구 뒤적였다.


"아깝잖아!!! 꿈이라면 좀 더 뒤에 깨란 말이야아아아아!!!!"


아깝다. 정말로 아깝다. 키스 직전이었는데. 키스할 수 있었는데. 어째서 꿈에서조차 키스하지 못하는건가?
다시 잘까? 그럼 이어 꿀 수 있을지도. 그렇지만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안되는데.


"으휴우..."


아침부터 심란한 꿈에, 만족하지도 못하는 결과. 꿈에서조차 이런 식이라는 사실에 좌절하며, 하루카는 이불에서 좀 더 뒤척거리다가 겨우 일어났다.
그렇게 신기한 일도 아니었다. 그녀의 나이는 17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라면 그렇고 그런 꿈이라도 꿀 사춘기의 소녀이다.
꼭 이런 꿈이 오늘이 처음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역시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실제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니까.


"....좀 심하려나 이건."


일어나자마자 든 자괴감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부시시한 머리를 조금 정돈하던 하루카는, 아래층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물로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상태였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 그녀에 대해서라면 몇시간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다.
키사라기 치하야. 나이 16세. 자기보다 1살 연하의, 근처에 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친구.
어렸을 땐 언니라고 부르겠다는 치하야쨩과, 절대로 언니라고 부르지 말고 친구처럼 그냥 이름으로 부르라고 하던 자신이 투닥거리기도 했었다.
결국 고집 쎈 사람의 승리로, 일단은 치하야쨩이 '하루카'라고 부르고 있지만.


치약을 칫솔에 묻혀, 이를 닦는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의 시작.
언니라는 칭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은 여자. 그것도 어렸을 때부터의 친한 친구.


이 정도면 고백했을 시 꽤나 미움받을 만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말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을수록, 그 곁을 차지하고 싶은 욕망은 커져가서─
걸려있던 타올에 얼굴을 닦고, 젖은 머리를 말린다. 물에 가라앉았던 갈색 머리카락이, 타올에 다시 엉망으로 흩어진다.
그렇게 수건에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아낸 하루카는 욕실에 있는 빗을 꺼내 머리를 빗었다. 그리고 나온다.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예전부터, 아무 것도 몰랐을 시절부터 무작정 치하야쨩에게 달라붙었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꽤 뒤늦게 깨닫게 되었지만─ 치하야의 중학 졸업식때, 처음으로 자신이 왜 그랬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을 그 때부터, 치하야쨩이 좋았던 것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얘, 하루카! 아침은?!"
"괜찮아요, 치하야쨩네 가서 먹을테니까!!"
"하루카! 나 참, 저 애도 참...!"


가방을 집자마자 2층에서 뛰쳐내려와 곧장 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하루카의 뒷모습을 보고, 하루카의 어머니가 어이없다는 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하루카에겐 밥을 먹을 시간은 없었다. 늦으면 안되니까. 그리고 거기서 먹고 싶기도 하고.
골목을 달려, 몇 개의 집을 지나친다. 그리고 목표로 한 골목에서 휙, 꺾어, 그 집의 뜰로 뛰어들어간다. 다른 사람의 집이건만, 딱히 거리낄 것도 없는 듯 하루카는 노크하거나 벨을 울리지도 않은 채 벌컥, 그 집의 문을 열었다.


"어머, 왔구나. 좋은 아침, 하루카."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치하야쨩은 아직 자고 있나요?"
"그렇단다. 나 참, 그 아이도 이제 네가 오지 않으면 아직 시간이 아니라면서 일어나지 않으니까. 올라가서 좀 깨워줄래?"
"에헤헤, 그럴려고 온 거랍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이 집의 주인─ 치하야의 어머니인, 키사라기 치구사에게 그렇게 대답하곤 신발을 벗은 하루카는 쿵쾅대며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 뒷모습을, 치구사는 여유롭게 미소지으며 바라보다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치하야쨩!! 아침이에요, 아침!!"


그리고 2층까지 거침없이 돌진해, 어렸을 때부터 자주 왔던 방의 문을 벌컥 연다. 그리고 역시나 늘 해왔던 대로, 침대 쪽으로 걸어가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있는 힘껏.


"일어나, 치하야쨩! 그렇게 늑장부리고 있으면 늦는다고!"
"...우으으음..."


머리 끝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빼앗긴 탓에, 가릴 것도 없이 아침 햇볕에 노출된 상대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눈가를 가렸다. 그 모습에, 하루카는 조금 멈칫했다. 하지만 그런 걸 알 리 없는 상대는 손으로 눈가를 가린 채 말했다.


"하루카가 왔으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아직 잠이 깨지 않은 듯, 치하야는 졸린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루카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치하야쨩을 깨우러 왔다. 치하야쨩은 중학생이고 자신은 고등학생일 때도 그랬다.
늘 치하야쨩을 깨우려고 아침마다 이 집으로 달려왔다. 그렇지만, 그 허술한 잠옷 차림이나, 잠에 취한 표정에 넋을 놓게 되어 버린 건 언제부터였을까.


"...뭘 그렇게 빤히 봐? 자고 일어난 거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
"응? 아, 미안, 그보다 얼른 준비하자!"


치하야의 말에 정신을 차린 하루카는 당황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런 하루카를 이상하다는 듯 보던 치하야는, 하루카의 손에서 이불을 빼앗아 침대 구석에 두고 침대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몇시인데?"
"7시야."
"여유있는데..? 그렇게 난리칠 것도 없는데. 하루카는 늘 기운이 넘쳐서 탈이라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거울을 바라보고 조금 뻗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치하야를 조금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역시, 굿모닝 키스 정도 바라는 건 무리겠지.

애초에 자신과 그녀는 소꿉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인 것이다.


"...응? 하루카..."
"으, 응? 왜 그래?"


그런 생각에 조금 쓸쓸한 표정으로 치하야를 바라보던 하루카는, 치하야가 자신을 돌아보곤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에 당황해서 조금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하루카의 앞에 선 치하야는, 하루카의 머리로 손을 뻗었다.


"리본...짝이 안맞지 않아?"
"에? 잠깐, 또!?"
"또..라는 자각은 하는구나. 전에 나한테 준 거에...이게 비슷하네. 이걸로 매줄게."


그리곤 곧장 자신의 리본을 잡아당겨 풀곤, 비슷한 색상의 다른 리본을 올바르게 매어주는 치하야의 모습을 거울로 멍하니 보던 하루카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이런 거, 즐거워해도 되는걸까.


"왜 웃어?"
"아얏! 아, 아파라... 리본 좀 잘못맨거 가지고 잡아당길 필요는 없잖아..."
"좀 덜렁거려야지. 하루이틀도 아니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매길래 이러는건지..일부러 그러는 거는 아니겠지?"
"아니거든요!? 아, 뭐, 치하야쨩이 대신 매주니까... 조금은 그럴지도?"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답한다. 그 모습에 치하야는 기가 막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리고 곧장 하루카의 나름 '괘씸한' 생각에 복수했다.


"손날치기!?"
"나한테 언제까지나 맡길 생각 말고 정신 좀 챙겨."
"네에..."


날카로운 수도를 그대로 하루카의 정수리에 작렬한 치하야는 그렇게 말하곤 휙 몸을 돌려 나가 버렸다. 그 뒷모습을 보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하루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앞으로도 한참은 멀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가 꿈에서 보는 그런 날이 오기는 올까?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렴, 두 사람 다."


이제는 언제나의 일상. 치하야와 함께 치구사의 마중을 받으며, 학교로 가는 발걸음을 옮긴다. 옆에서 걷는 치하야를, 하루카는 힐끗 보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사람이 마음 속에 자리잡아서 떠나지 않았던 것은.

조금 삐딱하게 가방을 들고, 졸리다는 표정을 한껏 짓고 있지만 복장은 굉장히 단정하다. 그렇게 깔끔하게 입는 것은 그녀의 성격이라는 것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하루카는 잘 알고 있었다.
햇살에 비치는 푸른 머리카락. 자신하곤 다른 색의 그 푸른 머리카락을, 어렸을 땐 매우 신기해했었다. ─물론, 지금 느끼는 감정은 조금 다르다. 그 머리카락도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사랑스럽다고 느낀다면 이상한 걸까.


"하루카, 그 상태로 교문 통과할 수 있겠어?"
"응? 뭐..뭐가..?"


빤히 보고 있던 것이 들킨 걸까 생각해 하루카는 조금 더듬었지만, 치하야는 별로 하루카의 시선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듯 손을 뻗어 하루카의 목, 정확힌 리본 부분을 톡톡 쳤다.


"꽤 많이 느슨하게 해 놓은 것 같아서. 멋부리는 것도 아닌데."
"아... 그치만 답답해서 어쩔 수 없는걸? 교문 앞에서 올리면 되겠지!"
"은근히 그런 면에선 가볍네. 성실한 사람인데."
"그런 면에서 성실한 건 치하야쨩 아닐까나... 그, 치하야쨩도, 수업은 좀 더 성실하게 하는 건 어때? 음악수업 외에는 건성으로 듣는다고..."
"뭐, 뭐... 누가 그런 말 했어?!"


치하야의 지적에 생각없이 말한 말에, 치하야가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외쳤다. 그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하루카는 치하야를 돌아보곤 멍하니 말했다.


"아, 아니... 내가 늘 치하야쨩이랑 같이 다니니까, 선생님들이 종종... 말씀하시곤 하는데."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있는 건 다 듣고 있어."


이상할 정도로 얼굴이 붉어지며 그렇게 화를 내는 치하야를, 멍하니 보던 하루카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 정도로 화 낼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미안해 치하야쨩,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별건 아니지만... 아, 아냐, 됐어. 얼른 학교나 가자. 늦으면 안되니까."
"응!"


자신의 사과에 조금 당황한 듯 말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하는 치하야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보폭을 맞췄다. 늦으면 곤란한 건 자신이 아니라 치하야쨩이니까.
치하야는, 세간에서는 천재─ 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지능을 자신은 전부 '노래'에 쏟고 있지만. 아무튼 그러니까 사실 수업을 건성으로 듣는 것 같아도 모두 다 알고 있다는 것을 하루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선생님들에겐 좋게 보일리 없고, 그래서 지각하면 곤란한 건 치하야다. 약간의 빈틈만 보여도 곧장 공격이 들어오니까.


"...치하야쨩."
"응?"


문득 떠오른 생각에, 조심스럽게 치하야의 이름을 부른다. 치하야는 자연스럽게 되돌아 보았다.
그 얼굴에 미소를 되돌리기 위해서 사용한 시간이, 몇 년이더라.


"...이제, 괜찮은거야?"


자신도 모르게 의미도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멍한 표정을 지었던 치하야는 곧─
─피식,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 미소에 또 다시, 심장이 아플 정도로 뛴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늦는다니까?"
"아... 응."


정말 바보같은 소리를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이곤, 좀 더 걸음을 빨리 해 치하야쨩의 옆에 선다. 곧 교문이다.


"하루카."
"응?"


주변에 점점 같은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런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치하야는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말했다.


"고마워."
"......"


그리고, 둘 사이엔 잠시 아무 말도 없었다. 하루카는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치하야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시선에 부끄러워진 듯, 치하야는 하루카를 바라보지 않았다.


"저, 치하..."
"야, 치하야!!"
"치하야씨~!"
"꺄앗!"


하루카가 멍하니 치하야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치하야의 뒤에서 달려와 치하야를 부르며 그 목을 걸다시피 잡는 인영들에, 치하야는 비틀거렸고, 하루카는 말을 더 이상 이을 수 없게 되었다.
치하야의 친구들. 그 사실을 깨달은 하루카는 한숨을 섞어 웃었다.


"너희들... 사람을 죽일셈이니?!"
"와앗, 미안, 미안해!"


귀신같이 화를 내는 치하야에게 황급히 사과하는 그녀들을 보며, 하루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아, 치하야쨩이 화를 내면 무섭긴 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렇지만, 몇년만에 치하야쨩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저기, 있지, 치하야씨~ 오늘 있는 수학 숙제 했어?"
"...또 안한거야, 미키?"
"그, 그렇게 노려보지 마! 할려고 노력은 했는데, 모르는 문제가 반이었던거야..."


그녀들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쉬는 치하야를 곁에서 아무 말도 않은 채 바라본다.
자신은 역시 저 자리엔 있을 수 없다. 그 사실에 조금 쓸쓸함을 느끼지만, 그건 또 다른 의미로 멋대로 해석해도 될까?
자신은 저들과는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알겠어, 알겠어. 보여줄 테니까 이번 시간은 제대로 공부 해."
"와아, 고마워인거야! 살았다!"
"이야- 치하야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럴 때만이지, 이럴 때만?"


즐거워보인다. 다행이지만, 어딘가 외따로 떨어진 것 같아 슬픈걸.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카는 웃었다. 그리고 한 걸음 먼저 떼며, 하루카는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치하야쨩, 난 오늘 아침 조회가 있던 것 같아서, 먼저 갈게! 수업 끝나고 같이 가자!"
"아? 하루카, 잠깐!"


그렇게 말하곤 먼저 달려가려던 하루카는, 치하야의 부름에 멈칫했다. 그리고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고선 말했다.


"방금 전 깨달은건데, 혹시 도시락 빼놓고 왔어?"
"응? 어...어? 어라?!"
"......"


치하야의 말에 자신의 가방을 내려다 본 하루카는 당황했다. 말 그대로 책 뿐, 도시락은 가져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하루카를, 자신의 친구들과 바라보는 시선과 똑같은 표정으로 바라본 치하야는 한숨을 푹 내쉬곤 말했다.


"...점심시간에 빵 하나 사가지고 옥상으로 올라와. 오늘은 어머니가 점심 싸주셨고... 늘 하루카도 같이 먹으라고 과도하게 챙겨주시니까 나눠줄게. 빵이랑 나무 젓가락 가지고 올라와. 같이 먹으면 될거야. 밥은 거르지 말라고 한건 하루카잖아."
"으, 응."


역시 먹여주는 건 없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했다가, 바보같은 자신의 머리를 책망하며 하루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 있을 리가 없지.


"조회 있다며? 얼른 가."
"아, 응! 먼저 갈게, 그럼 점심시간에 보자 치하야쨩!"


그런 하루카의 표정 변화를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보며, 치하야는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하루카는, 황급히 몸을 돌려 달려갔다. 기뻐하는 표정, 아쉬워 하는 표정, 전부 들켰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러면서 벌써 마음은, 점심시간을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치하야씨, 저 사람이랑 자주 같이 다니네. 치하야씨가 후배지?"
"응. 옆집 사니까... 어렸을 때부터 친했고."
"헤에~"
"꼬박꼬박 이름으로 부르니까 후배 안 같다고. 많이 친해?"
"꽤...일까."


친구들의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며, 치하야는 앞서 달려가는 하루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밤색의 머리카락에 붉은 리본 한쌍은 정말로 잘 어울린다. 저러니까 남자애들에게 인기가 그렇게 좋은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치하야는 한숨과 함께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루카에겐... 크게 신세진 일도 있고."


그렇게 말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는 치하야를, 그 친구들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 치하야의 표정은 처음이었다, 라고 생각하면서.

 

 

생각 외로, 하루카가 바라는 '그 날'은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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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것마다 패러렐이네 이거 원 ^호^

그래요 뭐, 비록 유우가 죽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어릴때부터 하루카의 존재로 본편에서 처럼의 불행은 겪지 않는 그런-걸까요-

치하야는 좀 더 행복해져도 된다고 생각허요 '~`...

 

여담으로 제 지금 상태는, 외조부상으로 인한 청원휴가를 나온 상태입니다(..) 장례식은 다 끝났고.

돌아가신건 24일 밤인데 왜 중대장님은 25일 점심때 알려주시는거지...

아무튼 29일 점심언저리까지는 있을듯...?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6-03-28 12:43:09 창작판에서 복사 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5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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