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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치하야한테 담배 피는 걸 들켰다」

댓글: 11 / 조회: 1648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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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6, 2016 14:14에 작성됨.

* 이 SS는 절대 담배에 대해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치하야 「프로듀서」

P 「응?」

치하야 「어디서 담배 냄새 안 나나요?」

P 「바깥에서 들어온 거 아닐까?」

치하야 「창문, 닫혀있는데요」

P 「....아, 그렇네」

 

간만에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피고 돌아와서 그런지 가지고 있는 향수로도 냄새가 지워지지 않았나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바깥에 서성거리다 올 걸.

 

치하야 「잠깐 실례」

 

치하야가 내 쪽으로 좀 더 다가왔다. 이래봤자 더욱 의심을 산다는 걸 머리 속으로는 알면서도, 결국 뒤로 물러나고 만다.

 

치하야 「음.....」 킁킁

P 「왜 그래, 갑자기 냄새를 맡고는. 개라도 되는 거냐 넌」

치하야 「아닙니다」 울컥

 

왜 그러는지 알지만 최대한 모르는 척을 해본다. 담배를 핀다는 것이 심각한 죄악은 아니다. 하지만 대놓고 드러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치하야 「프로듀서, 흡연자였군요」

 

그 바람이 무색하게 들키고 말았지만.

 

P 「.....응」

P 「불쾌했다면 미안. 냄새를 지우고 올게」

치하야 「그 문제가 아닙니다」

치하야 「빨리 끊는 게 좋을 거에요」

P 「음~ 글쎄.....」

치하야 「담배는 해악입니다」

 

담배가 나쁘다는 건 알고 있다. 그 정도는 감수하고 피는 것이다. 바쁜 생활 중에 그나마 약간의 일탈감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란 말이다. 거기다, 일반적인 흡연자에 비해 내가 소모하는 담배는 절반 정도의 수준밖에 안된다.

 

P 「설교라면 이미 리츠코한테 질리도록 듣고 있으니까 그만둬」

치하야 「리츠코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건가요?」

P 「아니, 알게된 건 네가 처음」

치하야 「그렇습니까」

 

그 녀석이 알게된다면 당장 끊으라고 두다다 잔소리를 퍼붓겠지. 으아아, 생각만 했을 뿐인데 벌써 머리가 아파진다.

 

P 「나, 그리 자주 즐기는 편도 아니라고. 냄새도 확실하게 지우고 오고」

치하야 「지운다고요? 확실하게?」 갸웃

P 「....이번에는 면목이 없지만」

P 「어찌 되었던 간에, 너만 조용히 있어주면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야」

 

마치 범죄를 저지르다 걸린 사람이 할 법한 말을 내뱉는 나. 자기가 말하고도 묘한 대사다.

 

치하야 「아니오, 그럴 수 없습니다」

P 「에휴」

 

반쯤은 예상했지만 그대로 들어맞고 말았다.

 

치하야 「다른 사람에게 민폐입니다」

P 「다음부터는 제대로 잘 지우고 올게. 네가 아무리 킁킁거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치하야 「큿, 안해요!」

P 「했잖아 아까」

치하야 「말 돌리지 말아주세요」

P 「아직 할 말이 남았어?」

치하야 「담배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이 아깝지 않습니까」

P 「네가 그런 쪽에 대해 말하다니 꽤 드문 일이군」

P 「취미 생활에 쓰는 거랑 비슷한 레벨이니까 괜찮아」

치하야 「그런 쪽이 취미입니까.....」

 

아니, 그런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말아줘. 흡연말고는 제대로 된 취미도 없는 시시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P 「참고로 말하자면 내 취미는 독서야」

치하야 「예, 그 대상은 만화책이겠죠」

P 「잘 아는군」

치하야 「대체적으로 어느 만화던 잘 보는 잡식」

P 「그렇지. 나중에 하나 빌려줄까? 너도 무리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을만한 걸로」

치하야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문제를 거론해볼까요」

P 「칫, 넘어갈 줄 알았는데」

치하야 「.....담배로 인해 잃게되는 인간관계도 있을 거에요」

P 「아니, 오히려 같이 흡연실을 너구리굴로 만드는 동지가 생기는 걸」

치하야 「그런 동지는 싫지 않을까요」

P 「좋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싫은 것은 아니야」

치하야 「.....」

P 「자, 이걸로 네 모든 주장에 대한 논파가 끝났다. 그러니 마약사범 취급은 그만해」

치하야 「일간에서는 그 해악이 마약보다도 심하다고 하더군요」

P 「아, 그렇습니까」

치하야 「그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건 담배가 프로듀서의 건강을 해친다는 점입니다」

치하야 「그러니까, 끊었으면 좋겠네요. 꼭」

P 「.....」

 

즉, 한 마디로 정리해보자면 걱정되니까 끊어. 라는 거네. 하하, 이 녀석 귀여운 구석도 있네.

 

P 「힘내는 볼게」

치하야 「.....」 찌릿

P 「지금부터 확 끊어버리면 나, 금단현상으로 죽어버릴지도」

치하야 「.....」 찌릿찌릿

P 「처음부터 너무 허들 높은 걸 요구하지 말라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래잖아」

치하야 「방금 프로듀서의 금연을 도와줄 유능한 친구를 생각해냈는데요」

P 「그 친구가 혹시 가을 달이라는 성을 가진 친구니?」

치하야 「정답입니다」

P 「어이」

치하야 「혼자만으로 안되는 일이라면, 순순히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치하야 「그걸 알려준 것은 프로듀서잖아요」

 

내 말을 기억해줘서 고마운데 그렇다고 이런 데에 적용해버리다니, 쓸데없는 곳에서 응용력 높아 너!

 

P 「부탁이야. 알리지 말아줘. 최대한 힘내볼게」

 

치하야 「예. 부디 그러길 빕니다」

 

그렇게, 의도하지 않은 금연 작전이 시작되었다.

 

.....

 

P 「허어어억.....」 부들부들

 

하지만 그것도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한참 깨질락 말락하는 중.

 

P 「나, 이렇게까지 담배에 의존했나?」 중얼중얼

P 「정말 흡연이 취미였어?」 중얼중얼

 

왜 그런지 필사적으로 이유를 탐색하는 나. 삐걱거리는 머리 속에서 겨우 해답을 찾아냈다.

 

P 「크으윽.....」

P 「역시, 사람은....」

P 「하지말라면 하지마루요!」 벌떡

 

이게 무슨 초딩 애새끼도 아니고. 그런데 진짜 어쩌냐. 하지말라고 하는 걸 하고 싶어지는 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 아니겠어? 본능이라 평해도 좋을 레벨인데.

 

미키 「으....무슨 일이야?」

 

아, 깨워서 미안.

 

P 「별 일 아니니까 취침을 계속하면 되겠습니다」

미키 「웅, 알았어. 잘 자.....」 쿨

P 「으으으.....」

 

나는 습관적으로 자켓의 안쪽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없다. 금연, 힘내본다고 그 날 즉시 버렸었다. 지금 생각하니 되게 아깝네. 절반 넘게 남아있었는데. 뭐, 없으면 사러가면 되지. 나는 사무소에서 나와 무작정 근처의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갔다. 적당한 걸 고르고, 그 뒤 바로 사무소 건물의 옥상으로 직행.

 

P 「.....」 두리번 두리번

P 「좋아, 아무도 없고」

P 「냄새를 지울 만한 은단과 향수도 있다」

 

모든 준비는 갖춰졌다. 남은 건 실행뿐!

 

P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핫햐!」

 

나는 그 동안 피지 못했던 모든 개피를 한 번에 물었다.

* 실제로 저러다간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생명이 위험합니다! 주의해주세요!

 

P 「으브브브.....(으흐흐.....)」 달칵, 달칵

 

내가 바로 인간 굴뚝이다! 이 구역을 공해지역으로 만들어버리겠다!

 

덜컥!

 

P 「!?」

 

너무 놀라서 그만 라이터를 떨궈버렸다. 아직 한참 작동시키는 도중이었기에 불이 나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저벅저벅

 

차마 뒤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담배다발을 입에서 뱉어낼 생각도 하지 못한 체 그저 딱딱 굳어버리고 만 나. 아, 저기 다가오는 사람이 제발 사장님이기를. 사장님이라면 이해해줄텐데!

 

저벅저벅

 

아니, 사장님은 아니더라도! 다른 애들! 치하야나 리츠코를 제외한 다른 애들! 한 소리 들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 두 사람보다는 낫다!

 

치하야 「.....프로듀서」

P 「」 쩌적

 

젠장, 가장 마주치면 안될 녀석이 오고 말았다.

 

P 「으우브으브ㅡㅇ으븝(어, 치하야냐. 여기는 무슨 일로?)」

치하야 「.....입에 문 것이나 빼고 말씀해주세요. 당신은 어디 햄스터라도 되는 건가요」

P 「......」 입에 문 거 빼는 중

P 「후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기 실패인가」

치하야 「그런 거에 걸려들 사람은 아무 데도 없을 거에요」

P 「히비키라면 조금 승산이 있을지도」

치하야 「본인이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P 「내가 잘못했어」

 

결국 더러운 내 침만 묻었지 제 한 몸 불태워 내게 일탈감을 제공하지 못한 담배를 대충 곽에다 전부 쑤셔넣었다. 다시 피울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꼼짝없이 휴지통행이다.

 

치하야 「프로듀서, 전에 힘내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P 「미안, 힘낸 결과가 이거다」 데헷

치하야 「하아.....」

 

질렸다는 듯 한숨을 쉬는 치하야. 아아,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은 한심하긴하네. 소중한 사람이 걱정해주고 있는데 말이지.

 

치하야 「역시 혼자만으로는 힘들다는 거네요」

P 「어떻게 그리 잘 아냐」

치하야 「틈틈이 조사해봤습니다」

P 「오- 소인을 대신해서 수고해주는구만」

 

잘 다루지도 못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열심히 금연, 금연 방법 이런 키워드를 치고 자료를 찾아보는 치하야를 떠올리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치하야 「? 왜 그러세요?」

P 「아니, 아무 것도. 그나저나 다시 한 번 질문. 어떻게 여기로 왔냐」

치하야 「방금 사무소로 돌아왔는데, 미키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길래 찾았어요」

P 「그렇습니까」

치하야 「네. 그리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금연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요」

P 「응, 그래서 리츠코한테 이르려고?」

치하야 「아니요. 제가 도와줄 겁니다」

P 「이럴 수가, 치하야가 그런 말을 할 줄도 안다니. 이 프로듀서가 눈물이 나오려고 해」

치하야 「예전과 지금은 달라요. 프로듀서 덕....」

P 「응?」

치하야 「아무 것도 아닙니다. 잊어주세요」

치하야 「하여튼, 저는 당신이 성공적으로 금연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치하야 「전력으로」 두 - 둥

P 「대단한 박력이군. 그렇게까지 해서 네가 얻는 이득이 뭐길래」

치하야 「프로듀서의 건강이죠. 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지속적인 프로듀스를 위해서 필요한」

P 「그렇게 지장이 갈 정도로 아주 골골거리는 것도 아닌데」

치하야 「그래도요. 나중에 그렇게 될지도 모르니까」 진지

 

최악의 경우를 언제나 상정하고 있다는 건, 때로는 무서운 일이 되기도 한다.

 

P 「오토나시씨에게 망상력 레슨이라도 받은 거냐」

치하야 「저라고 해서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치만 저절로.....」 심각

 

아, 안 돼. 치하야의 표정이 급격하게 침울해졌다. 건드리면 안될 걸 건드리고 만 듯하다!

 

P 「워, 진정해. 릴~렉스. 내가 잘못했어. 어떻게 날 도와줄 건지 말이나 해」

치하야 「.....네. 그 편이 좋겠지요」

 

좋아,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건 면했다. 그래서 치하야, 넌 대체 어떻게 내 금연을 도와주겠다는 거냐. 너무 과격한 방법이 아니길 빈다!

 

치하야 「.....한 달만」

P 「응?」

치하야 「한 달만 흡연 충동을 참아내면 그 뒤로는 거의 금연 성공이나 다름없다고 하더군요」

치하야 「그러니 저는 당신을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치하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요」

 

그녀는 내가 회수하는 걸 깜빡한 라이터를 가리켰다.

 

P 「가, 감시라니.....」

치하야 「프로듀서를 위해서에요. 불편하더라도 조금은 참아주시길」

 

치하야의 눈동자가 지나치게 밝아보였다. 시동이 들어갔다. 굳히기에 들어갔다. 저렇게 되면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P 「치하야」

치하야 「네」

P 「대체 어디까지 감시할 속셈이냐」

 

감시 선언이 있은 뒤 바로 다음 날부터, 치하야는 어미 닭을 따라다니는 병아리마냥 아주 틈날 때마다 나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그 때문에 불편하다. 아주 불편하다.

 

치하야 「제 일정에 지장이 가지 않고, 제 눈길이 최대한 닿는 범위까지요」

P 「열심이네. 하지만 혼자만으로는 전부 커버 못.....」

치하야 「덧붙여서 프로듀서의 동선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고 받고 있습니다」

P 「엑」

치하야 「동료라는 건 좋은 거네요」 히죽

P 「언제부터 그런 캐릭터가 되었냐 넌」

 

거기다, 언제부터 우리 사무소 사람들이 남의 사생활 침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게 되었을까.

 

치하야 「그러니까 몰래 담배를 필 생각은 단념해주시길」

P 「응, 그래야겠어. 안 그러면 뭘 당할 지 무서워졌으니까」

P 「그런데, 너」

치하야 「네」

P 「설마 화장실까지 따라올 셈이냐」

 

제발 대답이 네 혹은 그럴건데요, 가 아니기를.

 

치하야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치하야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기는 하겠지만요」

P 「.....」

 

그래, 그 정도로 참아줘서 고맙다.

 

.....

 

그로부터 며칠 후.

 

띵동-

 

P 「....」

 

끼이익

 

치하야 「.....안녕하세요」 꾸벅

P 「안녕」

 

치하야의 감시는 아무래도 사무소 안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P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안 핀다 안 펴」

치하야 「믿을 수 없어요」

P 「진짜래두」

 

오랜만에 맞이한 휴일, 갑작스럽게 방문한 불청객. 혹시 악덕 기자라도 대기 타고 있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녀의 손에 가득 들린 비닐봉투들을 보니 내쫒기가 뭐하다.

 

P 「음.....」 두리번

 

기자같은 사람들,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다.

 

P 「으음.....」 힐끗

치하야 「왜 그러시죠? 혹시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치하야는 모자와 안경으로 최소한의 변장은 했다. 그렇다면.....

 

P 「어쩔 수 없군. 들어와」

치하야 「감사합니다」

P 「대체 뭐냐 그 짐덩어리들은」

치하야 「그, 아무래도 빈 손으로 올 수는 없었기에」

 

그녀가 바리바리 싸들고 온 봉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음, 감자와 양파, 당근인가. 그리고 소고기. 거기다 어째서인지 멜론까지. 야요이가 보면 깜짝 놀라겠다 요녀석아.

 

치하야 「아직 저녁은 안 드셨죠?」

P 「응」

치하야 「잘 되었네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P 「난 그런 걸 부탁한 기억이 없는데」

치하야 「그러니 부엌 좀 빌려주지 않겠습니까」

P 「난 아직 죽기 싫단 말이야」

치하야 「....」 싸늘

P 「농담이었어」

 

결국, 부엌을 멋대로 점령한 치하야는 열심히 뭔가를, 정확히는 고기감자조림을 만들고 있다. 손님에게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 몇 번 만류도 해보고 하다못해 도와주기라도 하려 했지만 워낙 완강하게 거부한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구경꾼 신세로 전락해버린 나.

 

치하야 「....」 서걱서걱

 

오, 저번 게로게로 키친보다 훨씬 칼질 솜씨가 늘었네. 손도 안 베이고 야채 써는 것도 어느 정도 균일하고. 고기 손질하는 건 아직 불안불안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치하야 「....」 뒤적뒤적

 

커다란 냄비에 재료들을 볶고, 찬장에서 찾은 간장과 약간의 청주를 넣은 뒤 물을 좀 붓고 끓인다. 오오, 맛있는 냄새.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준 것과 똑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은 냄새다.

 

치하야 「조금만 기다리면 완성이니까, 참아주세요」

P 「치하야가 해주는 거니까 얼마든지」

치하야 「.....」

 

말을 잘못한 걸까? 치하야는 고개를 홱 돌리고는 뒷정리를 시작했다. 야, 그 정도는 적어도 내 몫으로 남겨달란말야!

 

.....

 

P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치하야 「....,아직 멀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디저트를 먹는 중, 참고로 멜론은 내가 깎았다.

 

P 「전문 요리인이 될 것도 아닌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뭐」

P 「덕분에 잘 먹었어」

치하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P 「그나저나 너, 뭐하러 왔냐」

치하야 「당연히 감시죠」

P 「그것만이 목적은 아닌 걸로 보여서」

치하야 「그, 그건.....」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저 부끄러워하는 얼굴을 보니.....음, 대충 짐작이 간다.

 

P 「아, 알겠다. 만화책 보러왔구나」

치하야 「예?」

P 「저번에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그만 깜빡했잖아. 그래서 직접 빌리려 온 거 아니야?」

 

그냥 솔직하게 빌려주세요, 라고 하면 될텐데. 꼭 이런 곳에서는 부끄럼 탄다니까. 이상한 애야.

 

치하야 「.....」

P 「뭐 볼래?」

치하야 「.....프로듀서가 추천하는 걸로요」

 

그렇다는 군.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전에 점찍어두었던 만화책 몇 권을 뽑아서 들고왔다.

 

P 「자, 여기. 좀 오래된 거지만 볼만할 거다. 무려 37권이나 되지만 한 번에는 다 못 들고 갈테니까 우선 이 정도」

치하야 「여기서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P 「하?」

치하야 「여기서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P 「두 번 말할 필요는 없어」

치하야 「어디까지나 감시가 주 목적이니까요」

P 「....그래그래. 마음대로 해. 대신에 좀 있다가 시간 되면 빨리 돌아가」

 

그러자 치하야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P 「뭐야 그 표정은. 설마 너 재워달라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치하야 「아뇨, 그렇지는」

P 「난 또 뭐라고. 하여튼, 재밌으니까 읽어봐」

 

나는 탁자에 만화책 몇 권을 밀어두었다.

 

치하야 「프로듀서는 뭐하시게요?」

P 「난 이거 정주행」

 

나는 치하야에게 추천한 것과는 다른 만화책, 로x의 문장을 들어보였다. 이 역시 오래전에 나왔던 전형적인 왕도 판타지물. 지금 보면 오글거리는 구석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재밌다.

 

파락파락

 

치하야 「....」 탐독중

P 「....」 탐독중

치하야 「저어, 프로듀서」

P 「....응?」

 

한참 재밌게 읽는데 방해하지 마라 좀.

 

치하야 「왜 이걸 추천해주신 건가요?」

P 「그거야 니 좋아하는 음악이 소재니까」

치하야 「대체 어딜 봐서 그런 겁니까. 이건 그냥 저질 만화라고요」

 

치하야는 읽고 있던 하x의 바이올린을 탁 내려놓고, 이 쪽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P 「나오잖아. 차이코프스키 킥! 이라던가」

치하야 「음악가에 대한 모독입니다」

P 「날 믿고 끝까지 읽어봐. 재밌어」

치하야 「만약 재미없으면요?」

P 「핫핫하! 그렇게 소녀는 어른으로 성장하는거지! 믿었던 사람에게 속아넘어간 씁쓸한 기억을 끌어안은 체로」

치하야 「프로듀서.....!」

 

헉, 너무 기세를 탄 나머지 또 건드리지 말아야할 것을 건드리고 말았다! 어쩌지!?

 

치하야 「일단 다 읽어보기는 하겠습니다만, 각오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P 「아니,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치하야 「각오하세요」

 

파라라락

 

치하야는 얼마 읽지도 않고 놓았던 만화책을 들더니, 빠른 속도로 독파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치하야 「다 읽었습니다」

 

결국, 완결권까지 전부 읽어버린 치하야. 정말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P 「응. 그래서 감상은?」

치하야 「가끔은 믿을 만하네요」

P 「가끔이라....」

치하야 「좋은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을 확인한 치하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슬슬 갈 시간이긴 하네.

 

P 「이제 좀 가주는 거냐」

치하야 「네」

P 「잘 가라.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라.

 

P 「와」

 

라고 하고 싶었는데, 어째서.

 

치하야 「.....기꺼이!」

 

그리고 치하야 너는 또 왜 그렇게 답해주는 건데. 왜 얼굴을 붉히는 건데.

 

.....

 

그 뒤로, 금연을 시작한지 한 달째 되는 오늘. 나는 훌륭하게 담배란 놈과 사요나라바이바이를 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그 동안 아무 일 없었다는 건 아니다. 충동이라는 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법이더라. 그 때문에 몇 번 위기를 겪긴 했었다. 앗하는 사이에 담배를 사든 전적도 많다.

 

치하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프로듀서」

 

그래도 다행히, 지금까지 지겹게도 나를 감시해준 저 녀석 덕분에 입에 물고 불을 피우는 일은 면했다. 그 때의 차이코프스키 펀치는 정말로, 강했다.

 

P 「어. 덕분에 살았다」

 

담배를 입에 대고 살지 않은지 한 달. 내가 왜 지금까지 그걸 달고 살았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몸이 가뿐하다.

 

P 「그 동안 얻어먹은 목캔디나 멜론값만 해도 다 갚기 힘들 정도네」

 

언젠가 네가 건네줬던 프X스크 그레이트 스트롱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맛이었지. 입과 목구멍이 통째로 정화당하는 느낌이었어. 그러고보니 왜 멜론을 자꾸 가져다 줬을까. 목캔디라면 모를까, 그거 비싸잖아. 야요이가 알면 놀라서 까무라칠 걸.

 

치하야 「.....멜론은, 폐에 좋다고 하더군요」

 

P 「아, 그래서 그런 거였나」

 

그냥 집들이 선물인 줄 알았는데.

 

P 「고마워. 이참에 맛난 거라도 사줄까. 그 동안 얻어먹은 거 보답 겸해서」

치하야 「아니요. 괜찮습니다」

P 「이럴 때는 감사합니다, 라고 하는거야」

치하야 「.....」

P 「자, 자 빨리 말하라고」

치하야 「감사합니다. 나중에 카드명세서 보고 울게끔 만들어드리죠」

P 「잘했다. 그런데 뒤에 이상한 말은 좀 빼줬으면 하는데」

치하야 「후훗, 농담이에요」

 

아니, 아까 그건 분명 진심이었어. 진심이 가득 담긴 표정이었다고.

 

P 「제발 그러길 빌어야겠다」

치하야 「네. 그건 그렇고, 프로듀서」

P 「응?」

치하야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치하야 「금연은 평생 해야하는 거라고 하네요」

 

치하야가 내게 미소지었다. 이야, 눈부시다.

 

P 「즉, 한 달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거?」

치하야 「네」

 

하하, 더할나위 없이 상쾌한 즉답이로구나.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하는 행동은.......

 

단 하나!

 

P 「더 이상은 naver!」 후다닥

 

튀자!

 

치하야 「never입니다 프로듀서!」 두다다

 

이젠 좀 내비둬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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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합시다 여러분(이렇게 쓰지만 이 사람은 흡연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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