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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가 생각하는만큼 아이돌들은 날 좋아해주지 않았다」-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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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2, 2017 09:48에 작성됨.

1.

자욱한 담배연기속,나는 한장의 사진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안의 사람을,눈앞에 있으면 죽을 때까지 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 안에는,겨드랑이 양쪽에 하나씩 어린 여자아이를 끼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기름기가 얼굴에 줄줄 흐르는,참 역겹게도 생긴 아저씨다.여자아이들은 아저씨의 딸뻘이나 됐을까,
나름대로 화장으로 어른티를 내보려고 했지만,아직 앳된 모습을 채 지우지도 못한 어린 소녀들이었다.

 

고등학생?어쩌면 중학생일지도 모른다.얼핏보면 아저씨가 딸내미 두명이랑 사이좋게 놀고 있는 모습이라고도 생각 할 수있겠다.

 

하지만 말이다.어떤 미친 아빠가 딸내미 가슴에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갖다대고 있을까?

어떤 또라이가 아직 교복이나 입어야 할 어린 딸내미한테 이딴 술집여자애들이나 입을법한 옷을 입힐까?

 

아니 아니,빌어먹을.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내가 대체 이 사진을 갖고 무슨 말을 들은걸까?감독 늙은이의 입에서 방금 무슨말이 나온거지,리카한테 뭐 어쩌라고?

 

일종의 공황상태랄까,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분명 말을 듣긴 들었지만 뇟속에서 의미파악이 좀처럼 되질 않는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죽일듯한 시선을 사진속의 남자에서,감독쪽으로 옮기면서.

 

P 「이게...대체 뭡니까?」
감독 「후우--응?말했지 않나,리카쨩을 잠깐만 빌려주면 된다고.아아,걱정 할거 없어.이래뵈도 점잖은 분이라니까?그냥 요양원 늙은이들            말동무 해주는 기분으로 가서 몇잔 따르고 아양이나 떨고 오면 되는거야.」

 

감독은 친구한테 물건 빌려주라는듯,아무렇지도 않게 실실 웃는 낯짝으로 이야기했다.

 

테이블 밑에서,손바닥이 찢어지도록 주먹이 쥐어진다.어젯 밤,오늘 아침에 입었던 상처들이 비명을 지르지만,그 따위게 문제가 아니다.

 

감독 「이 양반이 워낙 어린 여자애들을 좋아해서 말이지,특히 중학생들이라면 아주 환장을 해.고등학교 들어가기전의,그 야들야들하고

파릇파릇한 느낌이 참을 수 없다나,뭐라나?흐흐흐,세상에 별 미친놈도 다 있지.」 
P 「그래서...리카를 이 개호ㄹ...아니,이 신사분한테 보내자는 말씀이십니까?」

 

머릿속이 부글 부글 끓는것 같다.평소같으면 입에 담지도 못할 욕들이 목구멍에서 아우성을 친다.

침착...침착하자,일단 담배라도 한대 태우면서 정신을 가다듬자.아직,아직은 아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 속을 뒤적거려,담배갑을 꺼낸다.

 

P 「한 대 피워도 되겠습니까?저로서도 쉬운이야기는 아니라 좀 긴장이 되는군요.」
감독 「하,이 친구보게,어른 앞에서 맞담배라...뭐 좋을대로 하게.근데 한국애들은 제 아비 앞에서도 그러나보지?흐헤헷!!!」

 

개염병을 하고 있구만,어른도 어른다워야 대접을 해주...근데...뭐,한국애들이 아비가 어째?

 

감독 「못 배워먹은것도 아니고,나름 대학까지 나온 친구가 그러면 쓰나,아아 그렇지,요즘은 개나 소나 다 나오는게 그놈의 대학교 아닌가. 하물며 그쪽 대학이면 오죽하겠나.내가 이해해야지 뭐,」
P 「하,하하하...워낙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안계셔서 말입니다.저도 조심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쉽지가 않군요.」
감독 「암,조심해야지.아비 없는 후레자식 소리듣기 싫으면 조심하라고.프로듀서,나니까 봐주는거지 다른 놈들 같았으면

한대 맞았을거야.」

 

...이건 좀 흘려듣기가 힘드네.

 

-칙,치이익!

 

아비 없는 후레자식이라...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은 그 쓰레기새끼가 집을 나간 이후로,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까지 나왔다.

 

참,늙은이가 사람 야마돌게 하는데 아주 재주가 있네.더 이상 이 늙은이가 나불대는 말을 들었다간,나도 내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겠다.

 

한바탕 개잡소리를 늘어놓을 준비를 하는 늙은이의 말을 가로막기위해,오른손을 들어 그 흐름을 잠시 끊는다.

 

테이블 밑의 왼손으로는...이미 꺼내놓은 스마트폰의 녹음앱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P 「예,좋은 말씀 감사합니다.그런데 감독님,그런 종류의 일을 하기엔 저희 아이돌이 너무 어리지 않습니까?이 남자분 말입니다.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한 꼬맹이들도 상관 없답니까?작년까진 초등학생 이었는데도요?」
감독 「응?아아,전혀 문제 없네.오히려 더 좋아할걸?리카쨩 정도면 발육도 좋고.얼굴도 이쁘장하니 화장 잘 시켜서,옷 좀 야시시하게 입혀놓으면 이 양반도 아주 몸이 달아오를거야.흐흐흐,」
P 「호오,그렇습니까?그거 참 잘됐군요.아,그러고보면 감독님.이런일 하시는게 처음은 아닌것 같은데요?이렇게 취향까지 다

꿰뚫고 계시고...혹시 다른 애들은 필요 없답니까?아이돌이라면 아무래도 고등학생들이 더 많지 않습니까?」

 

듣기만해도 귀가 썩는것 같지만,꾹 참고 맞장구를 쳐주며 늙은이의 속을 떠본다.

 

이 감독,아니지,감독이란 말이 아까운 쓰레기를 제대로 엿먹이기 위해선 뱃속에 들어 앉아있는 걸 전부 끄집어 낼 필요가있다.

혹여나 다른 아이돌이나 프로듀서들한테도 수작을 부리진 않았는지,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아이돌이 사진속의 여자애들같은 짓을

당했는지...그리고 만약,정말 만약이지만 말이다....우리 사무소의 다른 애들한테도 그런 짓거릴 벌이진 않았는가 하는....그런거 말이다.   

 

감독 「캬하!자네도 이제 슬슬 구미가 당기나 보구만,365라면 워낙 대기업이라 보통같았으면 이런 얘기 꺼낼 엄두도 못 냈을텐데 말이지!역시 내가 사람을 제대로 봤구만 그래!아예 한 술 더 떠서 다른애들까지 팔아넘기려고 하는 모양새가 이거 뭐,프로듀서가 아니라

술집 포주라고 해도 믿겠어!흐허헛!!!」 

 

그건 너지,이 버러지같은 영감탱이야.장단 좀 맞춰주니까 좋다고 아가리를 잘도 터는구나.

 

다행히도 우리 애들에겐 그 역겨운 손을 뻗치지 않은것 같다만...듣자하니 또 빡도네,내가 얼마나 만만하고 시원찮게 보였으면 이따위

역겨운 제안을 할 생각을 했을까?늙은이 말마따나,보통같았으면 엄두도 못낼 대기업,365프로덕션의 아이돌을 상대로 말이다.

 

감독영감탱이가 안봐도 다 알 수 있다는듯,거들먹거리는 얼굴로 머리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감독 「암암,자네도 많이 힘들거야.외국인,그것도 한국놈이라고 회사에선 사람취급도 안해줄테고,아이돌년들은 하나같이 말도 안듣고

 개기면서 성질이나 긁어대지?」

 

지랄도 이쯤되면 정신병이다.허허,그야말로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오겠네.

 

확실히 어제 오늘,회사에서 참  힘들었긴하다.우리 애들이 내 생각보다 훨씬 나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된 뒤부터는 기분이 영 예전같지가

않아서 우울하고 복잡하고 심난해서 죽을 지경이다.지금까지의 열정은 간데가 없이 전부 불타고 남은 재만 마음속에 들어찬 기분이다.

 

그런데 방금전부터,다른 의미로 속이 다시 불타는것처럼 뜨거워지고 있다.어찌보면 감독 늙은이 덕이다.

 

이만큼,열이 머리까지 뻗칠정도로 화가 나는 건 참 오랜만이다.

 

감독 「이제 날 만났으니 자네 앞길은 탄탄대로야!걱정말게,이 양반 말이지,우리 방송국만 아니라 이 바닥에서는 다들 알아주는

큰 손이거든?나도 덕 좀 많이 봤지 흐흐흐,리카쨩이 예쁘게 하고 나가서 살살 녹여주고 오면 나한테 온갖 굵직한 일거리들을 물어다 

줄거야.그럼 난 365프로,그 중에서도 자네한테 그걸 다 몰아주는거고.어때,느낌이 오나?자넨 이제 고생 끝이라는거야!」
P 「대신 감독님,그러니까 그 알아주는 큰 손이라는 분한테 우리 애들을 하나둘씩 몰래몰래 팔아넘기면서 말이죠?」
감독 「그렇지!흐흐,답답한 친구 같으니,이제야 말이 좀 통하는구만!아직 어린애들이니까 자네가 뜨게 해준다고,스타로 만들어준다고

조금만 꼬드기면 알아서 넘어 올거야.」
감독 「딴따라 한다고 설쳐대는 모자란 여자애들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혀 있는 거 봤나?하나같이 대가리속이 꽃밭이어서 쓸데없는...

그 뭐냐,반짝반짝 빛나는 톱 아이돌?그따위것들만 가득해서는,끅끅끅!」
P 「뿌득...!」

 

어금니가 나갈 정도로 이가 갈린다.

 

나 병신 취급하는건 그나마 참아 주겠는데,우리 애들,아이돌들이 바라마지 않는 꿈,거기에 이르기 위해 품고 있는 희망,노력들까지

이 인간 같지도 않은 늙은이한테 쓰레기취급을 받는걸 듣고만 있자니 눈이 뒤집히는것만 같다.

 

이 정도면 나도 참을만큼 참았다.

들을 것도 다 들었고,미친 영감탱이가 술술 개소리를 지껄여준 덕분에 아주 좋은 녹취록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서 저장 버튼을 눌러 녹음앱을 종료한 후,난 주먹으로 망치를 만들어 테이블을 내리쳤다.이제 그만 좀 짖어도 된다.개자식아.

 

-콰앙!!

 

감독 「뭐,뭐야!자네 미쳤나!?」

 

감독은 피우던 담배까지 떨어트리며 펄쩍 뛰어올랐다.그 한심한 모양새가,꼭 고양이를 눈 앞에 둔 쥐새끼같다.

 

테이블 위에 두 발을 올려,최대한 건방진 자세를 만들며 검지를 펴 늙은이를 가리킨다.

 

P 「미친건 당신이지.어때,장단 좀 맞춰주니까 좋았나?애들 좀 팔아준다니까 있는말 없는말,주제도 모르고 아주 좋다고 씨부려대던데

더 해 보시지 왜?」
감독 「이,이런 미친놈이 어따 대고...!!!」
P 「어따대고는,어린 아이돌 여자애들 팔아서 지 배불리는 쓰레기같은 늙은이한테 대고지.아이고,할 말 하고 나니까 이제야 좀 시원하네.뭐, 내가 못할 말 했나?」

 

-치이익!

 

재떨이에대고 꽁초를 비비며,난 감독을 향해 씨익 웃어줬다.

 

늙은이는 대꾸할 말도 찾지 못하고 쥐새끼같은 낯짝을 시뻘겋게 물들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듣고보니 지가 한짓들이 부끄러워서?아니지,제대로 열받은거다.병신 머저리로 보던 애송이 프로듀서한테 이따위 말을 듣고보니

아주 제대로 속이 뒤틀린거겠지.

 

그러거나 말거나,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책상에 침을 뱉었다.감독의 눈앞에 정확히 보이도록 말이다.

 

-카악,퉷!

 

P 「설사똥만도 못한 감독님,입으로 싸대는 배설물들은 귀로 잘 받았고요.이 일은 제가 머릿속에 똑똑히 담아 뒀으니까,그렇게 아셔요?

잘난 감독옷 벗게 된다고 질질 짜거나 하진 말고요.그럼 전 가봅니다.귀가 간질간질한게 벌써 썩은 것 같아서요.아이,개같네.

당장 씻으러 가야지 원.」

 

정말 안에서 썩기라도 한것처럼 귓구멍을 후비적 거리며,난 감독에게 등을 돌려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 그렇지,아직 할 말이 남아 있었다.그것도 가장 중요한 말이.

 

감독 「아가리...쳐...」

P  「아,감독양반.마지막으로 말입니다.내가 그나마 당신보다는 제대로 된 어른이니까 충고 한마디 해주는데,인생 그렇게 추잡하게

살지는 말자.그 나이 쳐먹고 자기 딸내미뻘보다 어린 여자애들 팔아먹어서 밥빌어먹고 살고 싶나?한번만 더 그랬다는 소리 들렸다간

내가...에,뭐라----」

감독 「아가리...닥쳐어어어!!!!!!」

 

-빠아악!!

 

감독의 찢어지는듯한 고함에 고개를 돌린순간,수박이 깨질때나 들릴법한 타격음과 함께,이마가 부숴지는듯한 작렬감이 온몸을 꿰뚫는다.
이어서 눈앞이 온통 뿌옇게 흐려지는듯한 감각,몸뚱이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

 

아----뭐지?

 

눈을 몇번 깜빡거려 보니,그새 운동이라도 하고 온 것처럼 붉게 삶아진 얼굴로 씩씩거리고 있는 감독늙은이가 흐릿하게 시야에 잡힌다.

 

그리고 쪼글쪼글한 손에 들려있는 재떨이,아 저거...구나.뭔가 붉그죽죽한게 묻어있는데...

아마 내 피겠지.하고 생각했을 때,이마를 타고 뭔가 끈적한게 흘러내리는 감촉이 느껴진다.

 

-툭,투두둑!!!

 

손으로 막으려고 하니,아예 걷잡을 수 없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는 빨간 물방울들..

 

아,막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P 「아이...씨...ㅂ영감탱이가 미쳤나,왜 멀쩡한 사람 뚝배기를 깨고 지랄...이야?당신 진짜 돌았어!?」

감독 「벌레만도 못한 새끼가...내가 누군 줄 알고 건방을 떨어!?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따위 애송이 프로듀서는 이 업계에 아예 발도

못 붙이게 할 수있어!헤,헤헤.어때,머리통 좀 깨져보니 정신이 돌아오나,응?」 

 

아아,그래.말마따나 머리통이 깨져서 그런가,아니면 피를 좀,아니 많이 빼서 그런가.정신이 확실히 돌아온다.

 

인간같지도 않은 쓰레기를 데리고 말로 좋게좋게 끝내려고 한 내가 멍청했다.참,내가 병신이긴 병신인가봐.

 

얼른 이 늙은이 조지고,리카나 보러...가야지.

 

비틀비틀,감독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발을 뗄 떼마다 머리에서 피가 쏟아지지만 멈추지 않는다.

 

감독이 주춤주춤,뒷걸음질을 친다.궁지에 몰린 쥐새끼마냥.

 

음,이걸 대체 어떻게 조져야 앞으로 내 얼굴만 봐도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지러운 머릿속에서도 그런 생각을 떠올리길 잠시,뒤로 계속 밀려나던 늙은이가 벽에 막혀 갈곳을 잃는다.
두리번거리며 쥐구멍을 찾아보지만,그딴게 있을 턱이 있나.

 

감독 「히,히익!!!오,오지마!!!이봐!아무도 없나!」

 

놈이 찍찍거렸지만,밖의 스태프들은 촬영때문에 바쁜지 감감무소식이다.

그리고 이 방,더러운 얘기를 털어놓으려면 방음은 필수겠지?그게 지금은 딱 좋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씨익 웃어주니,늙은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아직까지 들고있던 재떨이를 휘둘러온다.

 

감독 「우,우와아아악!!!」

 

-턱!!

 

P 「늙은이 손버릇 하고는,오늘 사람 하나 잡으려고?나 피곤해.그러지마.진짜 못 잡았으면 어쩔뻔했어?」

 

재떨이가 둘로 보일 때는 솔직히,이건 정말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오늘 목숨하나 건졌다.

 

늙은이의 손을 비틀어 사람 불안하게 만드는 재떨이를 떨구고,멱살을 움켜잡아 들어올린다.

 

쥐새끼 하나 들어올리는것도 영 힘이드네,오늘은 일찍 들어가 자야겠다.

 

감독 「켁,켁!!!놔,놔!!!이 새끼야,당장 이거 놓으라고!!!」
P 「아아,어른 말할때는 찍찍거리는 소리 좀 닥치자.아프게 안할게.그냥 할 말만 하고 갈거야.진짜로.」

 

감독의 말라비틀어진 몸뚱아리를 벽으로 밀어붙이며,난 말을 이었다.일단 숨을 한번 들이키고---

 

P 「야이 개호로 버러지만도 못한 늙은이야.한번만 더...아,머리야.한번만 더 어린 아이돌들 팔아넘겨서 장사한다는 개같은 소리 들렸다간 너야말로 아예 이 업계에 발도 못붙이고 평생 지하철역에서 빌어먹고 살게 해줄테니 다시는 그따위로 살지 마.이 쓰레기새끼야.알아들어?」
P 「네놈 말마따나 나 회사에서도,우리 애들한테도 버러지취급 받는 머저리프로듀서라 잃을것도 없는 몸이야.배알 꼴리면 퇴사하면 돼.

그리고 너같은 쓰레기,각목 하나 꺾어서 못박고 찾아가서 아주 걷지도 못하고 기어다니는 인간버러지로 만들어 주면 그만이지.

그럼 참 재밌을거야,응?」 
감독 「흐,흐이이익--!!!!」

 

-줄줄줄...

 

감독의 바지춤이 젖어드는가 싶더니,바들바들 떨던 늙은이의 하반신에서 더러운 물이 뚝뚝 떨어져 내린다.

바닥을 흥건하게 만드는 오물들이,그 기세를 타고 금새 내 구두에까지 접근해온다.

 

아 썅,이것도 애들이 골라준 건데...!!!!다 큰 늙은이가 한두살 먹은 애새끼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할말은 아직 덜 끝났지만,도저히 못 참겠다.늙은이의 멱살을 놓고 집어 던져버린다.

 

털퍽,제놈이 지려놓은 오물들 위에 늙은이가 주저 앉는다.놈은 말조차 잊어버렸는지,입을 뻐끔뻐끔 거리며 멍하니 이쪽을 보고 있다.

그 볼품없는 꼬라지에 픽,비웃음이 입가를 비집고 저절로 튀어 나온다.

 

P 「영감한테 딱 어울리는 그림이네.어때,따뜻하지?」
감독 「어,어버버...」
P 「거 말을 해 자식아,사람 답답하게 하지 말고.아니 됐다.네 낯짝 더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만 갈게.아,그전에 이거 좀 듣고 가자.」

 

뒤적뒤적,주머니속의 스마트폰을 꺼낸 후 녹음앱을 작동시켜,조금 전 담아뒀던 개소리들을 늙은이의 눈앞에 대고 들려준다.

....

 

『이제 날 만났으니 자네 앞길은 탄탄대로야!걱정말게,이 양반 말이지,우리 방송국만 아니라 이 바닥에서는 다들 알아주는 큰 손이거든?나도 덕 좀 많이 봤지 흐흐흐,리카쨩이 예쁘게 하고 나가서 살살 녹여주고 오면 나한테 온갖 굵직한 일거리들을 물어다 줄거야.그럼 난 365프로,그 중에서도 자네한테 그걸 다 몰아주는거고.어때,느낌이 오나?자넨 이제 고생 끝이라는거야!』

 

『그렇지!흐흐,답답한 친구 같으니,이제야 말이 좀 통하는구만!아직 어린애들이니까 자네가 뜨게 해준다고,스타로 만들어준다고 조금만 꼬드기면 알아서 넘어 올거야.딴따라 한다고 설쳐대는 모자란 여자애들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혀 있는 거 봤나?하나같이 대가리속이 꽃밭이어서 쓸데없는...그 뭐냐,반짝반짝 빛나는 톱 아이돌?그따위것들만 가득해서는,끅끅끅!』

 

아,이 엿같은 소리들을 다시 듣고 있자니,또 머리에 피가 쏠리네.

 

아닌게 아니라 머리통에서 쏟아지는 핏줄기가 점점 거세진다.이젠 가만히 서 있기도 힘에 부칠 지경이다.

마지막으로,감독의 머리통을 철썩,후려치며 말한다.

 

P 「마,정신 차리고 똑바로 좀 살아라.한번만 더 어린애들한테 이딴 개짓거리 했다가는 형이 진짜 니 인생 다 조져 놓을거야.생각이 있으면  알아서 기어 임마.형은 이만 간다?리카 방송은 자르던가 말던가 알아서 하고.너같은 새끼가 하는 프로그램에 우리 애들은 차마

못 내 보내겠다.어우.」

 

그걸로 끝이었다.

 

내가 문을 닫고 나올 때까지,감독은 넋빠진 사람처럼 그 자리에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번 일로 정말 개과천선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제 버릇 개 못준다고 분명 또 저 지랄을 할지도 모른다.

뭐,그땐 나도 생각이 있으니 크게 신경 쓸것도 없다.

 

P 「아...그나저나 이걸 어쩐다.」

 

사고를 치긴 쳤는데...윗선에는,리카에게는 대체 어떻게 변명을 해야할까.

말단 프로듀서가 정신이 나가서 프로그램 총 책임자 멱살을 잡고,방송까지 파토낸 사실을 알면 참 좋아라하겠다. 

 

리카는...오늘 리허설 정말 귀엽고 예쁘게 잘 하던데...많이 실망하겠지.모처럼 가져온 첫 예능관련 프로인데 이따위로 끝나게 되서...

 

나도 정말,차라리 미치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은,오늘만큼은 정말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리카나 다른애들한테도 사과하고,다시 한번 애들이랑 같이 웃고,떠들고...

되도 않는 오빠노릇하면서 시덥지 않은 농담도 하고...

 

내가 하는일은,왜 항상 이 모양일까...왜 이렇게...제대로 되는 일이 없냐....

 

뿌옇게 흐려진 시야속으로,점점 먹먹한 감각이 스며온다.눈앞이 이상하게 뜨거워진다.

 

-뚝...뚝...

 

P 「에이...씨..!!!」

 

눈두덩을 소매로 거칠게 닦아내고 비틀비틀,벽을 부여잡은 채 복도를 걷는다.

 

지금쯤이면 끝났겠지...워낙 말이 길었으니.일단은 리카를 사무소까지 데려다주고...그 다음은...그 다음은....

 

멀리서,리카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붉게 물들어가는 눈 속에 들어온다.

 

리카 「P...P군!!!!!」

 

아,어지러워...그래도 참 예쁘다.우리 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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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인생에는 삼재라는게 있다고 하죠.프로듀서가 딱 그짝인가 봅니다.애들한테 뒷다마 듣고,머리통까지 깨지고 일도 제대로 안되고...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참...벌써부터 제가 다 불안합니다.두근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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