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토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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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0, 2024 21:41에 작성됨.

강원도의 겨울은 역시 이래야지


눈 온다길래 바깥에 나가서 찍었습니다. 야근 중에 잠깐 바람 좀 쐬겠다고 나가서 땡땡이치길 잘 했어요. 며칠간 겨울 치곤 너무 따스하다 싶었는데 이제야 좀 겨울 같네요.

오랜만에 온 눈을 잠시 즐기다 보니 살짝 멀리까지 나가보고 싶어지긴 했습니다. 근무지 이탈만 안 하면 좀 돌아다닌다 해도 문제될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멀리 펼쳐진, 발자국 하나 없는 눈밭을 보니 그럴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하얗게 칠해지기 시작한 도화지 위에, 굳이 오점을 남기고 싶진 않았습니다. 

한지 위에 그려진 수묵화처럼 멋진 발자국을 남길 자신도 없고, 발자국을 남긴다 해도 다시 쌓인 눈 위에 가려져 결국 추한 흉터만 되겠죠.

비록 내일이면 다시 차바퀴와 신발의 흙먼지에 더러워질 테지만.


센티멘탈해지는 밤입니다. 토요일 야근이 이렇게 해롭습니다.


오늘은 수용자들도 조용하네요. 바람도 조용하고.

조용해야 눈사람이 일요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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