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견문록 ~ 동경의 동경(憧れの東京)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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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1, 2023 00:53에 작성됨.


일본 최대의 환락가에서 마시는 

홍차는 어떤 맛일까요?


어째서 홍차 전문점이

가부키쵸에 위치해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 가게 되면 꼭 

레트로 카페 킷사텐(喫茶店)을

경험하겠다고 생각했기에 큰 기대를 안고

함께 가게를 찾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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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게로 향하기까지 마주했던

파칭코 건물들의 화려한 불빛들 아래


환락가의 풍경 속 취기가 달아오른

현지인과 관광객 인파의 눈빛을 보며


'과연 이런 곳에 홍차 전문점이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의심 반, 믿음 반으로 찾아간 가게 앞에서


고풍스러운 스테인드 글라스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놀랍게도...!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흐르는 

차분한 티 타임이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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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나무 문을 경계로

밖은 환락가, 안은 끽다점으로

전혀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네요.


가게로 들어서자 집사 제복을 입은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하며 메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참을 들여다보며 고심한 끝에

주문한 것은 홍차, 커피 각각의 세트.


커피와 차,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여러 디저트와 함께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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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능숙한 솜씨로 

차와 커피를 따르는 집사의 
손길을 따라 


마침내 마주한 것은 

웨지우드 찻잔에 얼 그레이 스페셜

레몬과 우유와 버터 쿠키, 그리고


콜롬비아 커피와

캬라멜 갸또 세트였답니다. 


맛은 말할 것도 없이,

홍차 세트도 커피 세트도 모두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습니다.


특히나 처음엔 스트레이트로, 

중간엔 레몬향을 가향해서 

그리고 마지막엔 우유의 감칠맛으로


다양한 변주를 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홍차를 즐길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답니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홍차 전문점을

이국의 환락가에서 만나게 되다니

왠지 초현실적인 기분도 들었네요.

 

일본 여행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것이라면 

경단도, 초밥도 아닌 '홍차'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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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가부키쵸에서 홍차?'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만약 상황이 허락했다면

가부키쵸가 아닌


아키하바라를 가서 

러브 라이브 팬들의 성지이자,


우수한 홍차 맛으로 '일본홍차협회' 인증을 받은 

'큐어 메이드 카페'를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이드 카페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모에 모에 큥!'과 같은 서비스 정신 보다는


'홍차는 어느 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오늘의 추천은 기문(祁門)입니다만.' 처럼 

'차(茶)'에 진심인 편을 더 좋아하는 타입이라


과연 어떤 메이드 카페일지

굉장히 궁금했었거든요...아쉽게도 일정상,


아키하바라는 갈 여력이 되지 않아

다음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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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거운 티 타임을 즐긴 후,

점점 깊어가는 밤의 마지막은 

시부야 스카이의 야경이 장식했습니다. 


도쿄 도청과 달리 유료 입장이었지만

도쿄 도청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각도에서

도쿄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네요. 


오전에는 미세먼지로 인해 지평선 너머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야경의 불빛은 

저 편의 풍경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항상 지평선이 산악 지형에 

가려지는 한국의 스카이라인과 달리


드넓은 간토 평야에 세워진 

수도, 도쿄의 모습은 막힘없이 펼쳐진 

빛과 어둠의 미로와 같았습니다. 


낮 시간 동안에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도쿄에서 


몇 안되는 이국적인 감정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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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전망대를 둘러보다 보니 

흔히 '시부야 스크램블'로 불리는 

교차로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부야 스크램블은 거대한 상업지구 

시부야에서도 시부야 역이 위치해 특히나, 


엄청난 유동 인구를 자랑하는 교차로인데

늦은 시간에도 그 명성은 여전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하치 이야기'라는 

감동적인 일화로 유명한 강아지를 기리는 

동상도 이 교차로의 시부야 역 앞에 세워져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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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에서도 이 교차로는

이미 몇 번 등장한 적이 있는데


카리스마 갸루 모델인 미카양이

수 많은 여성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서 있는 곳이 바로

시부야 스크램블의 109

백화점 앞이었네요.


당시가 Holo-live 소속 버츄얼 유튜버들의

공연이 임박했던 시점이라 그런지 


신주쿠 역, 시부야 스크램블 주변에   

버츄얼 유투버들의 광고가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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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많은 프로듀서님들의 심금을 울린 

극장판 '아이돌마스터 : 빛의 저편으로'에서


올스타즈는 아니지만, 

카메오로 출연한 '시부야 린'의 모습 역시  

'시부야 스크램블'이 배경으로 나왔죠.


이처럼 아이마스 시리즈 가운데

도쿄가 배경인 곳이 많다 보니 


의도치 않게 작품과 관련된 

유명 장소들을 발견하면 괜히 

기쁜 마음이 들었답니다. 


길고도 짧았던 동경 출장의 끝...

사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출장 여행 후기와 함께


전리품의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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