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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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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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주문진 쪽에 살고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마을과 바다와 하천이 구분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분명히 바다로 향하는 개천이 하나 흐르고 있었는데 그게 다리째로 사라졌었으니......
당시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침수 피해는 면한 게 천만다행이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한 12시쯤 되니까 물이 좀 빠지면서 다리가 나타나더라고요. 통나무 같은 거 잔뜩 걸린 채로.
TV에서 취재도 오고, 전기는 며칠 끊기고, 학교는 2주 넘게 쉬고, 한 1주일은 소방차? 인가에서 물 지급받으면서 살았습니다. 집에 양초가 있어서 저녁엔 그걸로 잠시 버티다가 일찍 잤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안의 '수해' 의 이미지가 딱 정해진 날이었죠. 그 전까진 솔직히 남의 일 취급이었고 학교 쉬나 안쉬나가 주 관심사였는데...... 벌써 20년 전 일이네요.
아이커뮤 회원 여러분은 태풍 피해 보시는 분 없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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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군요.
포항, 울산 등 해안 지역의
침수 피해가 막심하다는데
바다가 인접한 속초나 동해안 지방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괴멸적인 피해를 입힌 2002년의 루사였지만
그 이후 루사의 피해를 복구할 새도 없이
2003년에는 또 다른 강력 태풍,
'매미'가 한국을 휩쓸었던 기억도 납니다.
당시 뉴스 중계를 통해 전국적으로 큰 피해들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매우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훗날 부실시공을 했음이 밝혀지긴 했지만)
부산항의 거대한 크레인들이 줄줄이 도미노처럼 쓰러진 모습은
마치 재난 영화처럼 비현실적이게 다가왔군요.
그때만 해도 이러한 강력한 태풍이 기후변화로 인해
더 자주 올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미리 예측하였지만
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수 년이 흘렀네요.
하지만 당장 세계 각지의 기상 이변으로
가뭄, 홍수 등 천재지변이 잇따르는 가운데
맞이한 초강력 태풍은 기후 변화가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중대사항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미 늦어버린 감이 없지 않지만
모쪼록 더 큰 피해를 입기 전에
세상이 조금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였으면 합니다.
아이커뮤의 프로듀서님들 모두
태풍에 피해 없으시길 바라며...
석유는 수십년을 써도 고갈이 안 났지만, 기후는 진짜 수십년 지나니까 위기라는 게 확 체감되네요
앞으로 어찌 될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