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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캐릭터 실체화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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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4, 2022 20:05에 작성됨.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아이마스 캐릭터들이나 우마무스메들의 존재를 인공적으로 실체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우마무스메들의 가장 큰 특징은 초월적인 근력과 속도니까, 유전자 조작(?)을 가해서 선천적으로 강한 근력과 각력을 가지고 태어나게 만들면 완성할 수 있을지도.
듣기로 누군가가 10년 전에 애니마스 대사를 전부 때려 박아 미키의 간단한 AI를 만들었다고 그러데요. 그럼 육체를 만들어서 AI를 이식시키면 완벽한 미키가 될 수 있었겠군요. 만약 본인의 담당 아이돌이 세상에 실체화된다면, 기분이 어떠실까요.
그러나 거기서 파생되는 의문점이 있는데, 육체에 AI를 넣어서 인간과 다름없게 만들었을 경우, 그걸 만든 사람은 그 책임을 어디까지 져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 AI가 범죄를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자유의지를 얻은 AI일까요, 아니면 그를 만들어준 제작자일까요.
상술한 범죄 위험성을 막기 위해 AI의 자유의지에 어느 정도의 제한을 두었다고 가정할 경우, 그것을 자유의지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완전하진 않을 뿐 자유의지는 맞는 것 같네요.
이게 생각해보면 종교적인 논쟁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 알미니안주의와 칼뱅주의의 대립은 '구원을 이끌어내는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인가, 아니면 인간의 자유의지인가'라는 논제로 진행되는데, 이걸 AI의 실체화와 관련지어서 '구현된 AI의 모든 행동에 책임을 갖는 것은 그를 만든 제작자인가, 아니면 자유의지를 가진 AI 자신인가."라고 본다면, 아마 꽤 많은 찬반 토론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까 우마무스메 이야기도 꺼냈으니 말이지만, 만약 우마무스메가 정말로 실현된다면, 그 부분은 책임의 문제보다는 생명윤리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한 개인을 표현하는 아이돌과는 달리 우마무스메는 하나의 '종족'이기 때문에 굳이 실제 모델이 없어도 됩니다. 그저 이름만 좀 있어보이게 지으면 되죠. 그렇기에 '유전자를 조작해 선천적으로 강한 근력 및 각력을 지니게 만드는' 실험을 하면, 아마 '이론상으로는' 우마무스메가 탄생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실험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역사에서 생물학적인 실험들은 모두 수많은 실패를 거쳐왔고, 그 과정에서 희귀하게 성공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아마 우마무스메 탄생 실험도 유사하게 진행되겠죠. 인간과 말의 유전자를 채취하고, 그것들을 조합하고, 중간중간 실패도 하고, 그러고 나서 결국에는 성공 사례를 찾기도 할 거예요.
문제는 '중간중간 실패를 한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실패하는 과정에서 실험체는 여러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유전병은 기본이고 심하면 죽겠죠. 그게 몇 번이나 반복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절대 한 번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최소 100번은 실패해야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성공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그건 이론상이고, 생명은 복잡한 구조를 이루기에 그 이론을 실제로 성공시키기까지는 시간도 걸리고, 많은 희생이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우마무스메 탄생 실험은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되어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까, 왠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노래 '단 하나의 미래'가 생각납니다.
생명은 창조되어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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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건 단지 우연일 뿐. 큰 우주에 아주 작은 사건일 뿐.
미세한 세포를 복제하는 화학적 유전자 돌연변이, 그것이 생명의 정체.================
생명, 그건 신의 자연 섭리. 함부로 다가설 수 없는 세계.
오직 신만이 정해 놓은 질서에 기대어 보존되는 생태계, 그것이 생명 불변의 법칙.
실체화된 캐릭터들이 로봇이나 혹은 정해진 루트만 따르게 설계된 인형이 아닌, 캐릭터성을 철저하게 보전하면서도 자유의지를 따라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면, 그것은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생명을 실제로 만들어낸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되는 걸까요?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공학적인 방법이든 생물학적인 방법이든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모두 윤리적인 문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렐 차펙의 'RUR:로숨의 유니버설 로봇'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현대의 프로메테우스' 등등
인간을 닮았으나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과학으로
만들어낸다는 소재는 예로부터 많은 SF 작품들에
영감을 주었군요.
이런 작품들은 대개 '과학만능주의' 혹은
'생명이나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경고를 주곤 하네요.
그 유명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가의
'아이 로봇'에 나온 로봇공학 '3원칙'이나
마이클 크라이튼 작가의 대표작인 '쥐라기 공원'의
이안 말콤 박사의 명대사 '생명은 방법을 찾아낸다.'
역시 이를 다룬 사례들이겠지요.
하지만 그런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의 최초의 팬이자
프로듀서이자, 친구 혹은 연인으로서 모든 이들의 꿈인
차원의 벽을 벗어나 기계적이든 생물학적이든 실체가 있는 아이돌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구미가 당기는 일입니다.
모종의 이유로 사망한 슈코를 대신해 미시로 그룹의 자본과
아키하의 기술력, 시키의 천재성으로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슈코를 닮은 로봇'을
개발한다거나 복제인간 슈코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저도 일전에 구상해본 일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과연 그러한 안드로이나 복제인간이
기존의 사람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가는
복제인간을 다룬 유명한 영화 '아일랜드나'
명작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와 같이
여러가지 사건과 논란을 일으킬 수 있겠습니다.
로봇 슈코의 사고와 의지는 진정 자유의지인가
혹은 단순한 프로그래밍된 설계일 뿐인가
복제인간 슈코를 탄생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수많은
'살아있는 실패작'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등
하나 하나가 굵직한 철학적 문제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코를 정말 실물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꼭 한 번은 만나보고 싶습니다.
만나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우선 우리는 담당돌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았고, 그녀들을 나의 친구, 나의 연인, 혹은 또 다른 소중한 존재로 여겨왔지만, 정작 '그들이 우리가 원하던 모습으로서 존재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마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즉, 프로듀서들은 담당 아이돌을 소중하게 여기며 사랑하지만, 담당돌의 모습과 스타일을 가진 인공지능 AI들은 자신들의 '자유 의지'를 따라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그들로 하여금 '무조건 나를 사랑하도록' 조정한다면, 과연 그것이 진정한 자유 의지일지 또한 알 수 없는 일이고요. 인간은 자신의 자유 의지를 침해당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듯이, 그들도 자신들의 '창조주'인 인간에 의해 자유 의지를 침해당하는 것을 싫어할 거예요.
정말로 아이러니하죠. 담당 아이돌(의 모습과 특성을 가진 AI)이 자유 의지를 갖기를 원하지만, 그 피조물에게 무언가 한 가지라도 원하게 되는 순간 그 자유 의지는 없어지게 된다는 게.
만약 '그녀들'이 우리를 정말로 사랑해주게 된다면, 그것은 '그녀들'의 자유의지로 인함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창조주'에 대한 의무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실제로 그럴 것도 같다고 공감하게 됩니다.
'나만을 좋아해주었으면 하는 상대'가 있길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그 상대가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프로듀서란 정말 욕심많은 존재들이군요.
프로그래밍된 애정이나 우정은 과연 진정한 감정인가.
인간의 감정은 진짜이고, 기계의 감정은 가짜인가?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간' 역시 '유전자'에 의해 설계된 행동양식과 신체로
삶을 영위해나가는 일종의 '바이오 로봇'이라 보게된다면
기계나 인간이냐, 예정대로 설계된 것이냐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냐 의 질문은
단순하게 풀릴 것 같지 않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레이드러너2029의
주인공과 홀로그램 연인(프로그램명:조이)의 관계를 떠올리게 되네요.
단순히 인간을 위한 연애용 홀로그램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프로그램이 아닌 '진짜 감정'을 보이고
비록 다른 인간 여성의 몸을 빌려서까지
주인공에게 '실제 연인'처럼 가장 진한 신체 접촉을 원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홀로그램 기기가 사고로 파괴되자
주인공과 작별하며 보인 애틋한 모습까지
'머신 스피릿'이라는 개념처럼 자아를 가진
인공물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것 역시 프로그램의 일부이다' 혹은
'주인공의 망상 혹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작중에서 주인공의 '조이'가 보인 행동과 감정 묘사는
여타 양산형 '조이'들에게선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자유 의지가 있는가, 없는 가는 세계적인 석학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결론 없이 다각적인 접근이 가능한 민감한 주제이지만
우리가 게임 캐릭터인 '아이돌'들의 흔한 '연애 대사' 혹은 '좋아해!'라는
말에 소소하게 감동을 받고 또 위안을 얻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유의지를 믿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화를 일으키고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자유의지'라면,
블레이드 러너의 '조이'가 주인공의 망상이었든, 실제로 머신 스피릿이었든
그로인해 주인공은 점차 변해갔고 또 삶이 달라졌으니까요.
아직까지의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결국 '믿음'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개인 성향의 문제와
더 가까울 수도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고찰거리를 이야기해주신
프로듀서님께 감사드립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혼의 존재는 증명할 수가 없고, 우리는 자의식을 가진 존재를 아직 창조해내지 못했습니다.
만약 AI가 부처가 된다면, 그 첫 단계는 '도'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일 텐데, 철저히 수학적인 계산과 이성적인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가진 AI가 초감각적이고 정신적인 '도'를 이해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입니다. 수학적 계산과 이성적 논리를 따라 도를 닦는다면, 그건 도라기 보다는 고차원적인 윤리도덕이나 불교계열 신학에 가깝지 않을까 싶네요.
인간의 정신과 영혼도 저는 언젠가는 복사-붙여넣기의 단계를 거쳐, 테세우스의 배 같은 의혹이 없이 완전히 '이식'할 수 있는 단계에 올랐다고 보니까요.
물론 100% 무기물 기계만으로 핵심이 구성되었다면 그것은 생명체는 아니고, 자아를 가진 기계라고 보는 쪽이 좀 더 맞겠죠,
하지만 사고회로나 동력순환계 같은 핵심구조에 생명체 부품이 들어간다면 저는 그걸 생명이라 칭하렵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했을 때, 인간이 계속해서 기계화되어가고, 반대로 기계가 인간화된다면, 훗날에는 인간과 기계의 포지션이 완전히 바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