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갈색 보석처럼 영롱히 반짝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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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3, 2021 20:11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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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제가 만든 가쿠니

사실 가쿠니는 かくに(角煮)이기 때문에 카쿠니로도 읽을 수 있지만 가쿠니가 발음하기 더 편하고 그쪽이 현지 발음에 더 맞.... 지 않아! 국립국어원 죽어!


아무튼 제대로 해 보자고 벼르던 요리 중 하나인 가쿠니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도 종종 해먹긴 했지만 그건 밥솥으로 한 야매에 가까운 레시피라 이렇게 제대로 반짝이질 않았습니다. 기름도 너무 많이 남았었고 색도 이렇게 안 진하게 나왔고 가끔씩 색 좀 내보자고 간장 너무 많이 넣어서 실패하기도 하고..... 색 내자고 노두유나 캐러멜소스를 사기도 좀 그랬고 그거 사다보면 팔각 정향 등등 살게 너무 늘어날것같기도 하고....

사실 통삼겹이 아니라 껍질 붙은 전지를 이용한 거라 100%센트 일본식 레시피는 아니긴 합니다만, 마침 전지가 할인중이었으니 어쩔 수 없음. 왠지 통삼겹은 할인 잘 안한단 말이지.


아무튼 드디어 제대로 된 레시피로 한 번 제대로 만들어봤습니다. 가쿠니라는 게 사람마다 레시피가 다른 부분이 많아서 제대로 된 레시피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레시피

1. 돼지고기 덩어리의 겉면만 팬에 구워줍니다. 껍데기 부분에 칼집 내 주면 보기도 좋고 맛도 더 좋아진다고함. 기름이 너무 많이 나온다 싶으면 흘러나온 기름을 제거해주세요.

2. 흐르는 물에 2~3분정도 씻어줍니다. 쓸데없는 기름을 빼기 위한 작업입니다. 그냥 그릇에다가 고기 집어넣고 수돗물 틀고 방치하세요.

3. 굽고 씻은 돼지고기를 수육 삶듯이 삶아줍니다. 생강 후추 월계수 대파 등등 넣고 30분정도 끓여주면서 흘러나온 거품이랑 찌꺼기를 떠서 버려줍니다. 이렇게하면 국물이 맑아짐.

4. 다 끓었으면 고기를 큼지막한 궁중팬이나 웍에 투입하고 고기가 잠길만큼 물을 부어줍니다.

여기서 고기를 끓인 육수를 쓸 수도 있고 그냥 물을 쓸 수도 있습니다. 육수를 쓸 경우 기름기가 더 많아지니 감안하셔아 합니다. 전 감안하고 씀. 닷떼 맛있는걸.

5. 간장과 설탕을 투입합니다. 전 식초랑 술을 이 타이밍에 투입했습니다. 분량? 간장은 국자 1.5개 분량정도 넣었고 설탕은 얼마나 넣었더라.... 암튼 넉넉히. 간 봐가면서 넣으세요.

6. 중요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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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호일을 적당히 잘라서 구멍 뚫린 뚜껑 비슷한 걸 만들어주세요. 일본어로는 오토시부타(落としぶた, 떨어지는 뚜껑)이라고 하는데 조림할 때 좋더라고요. 조림국물이 재료 전체에 잘 스며들게 도와줌. 그리고 촉촉함도 유지 가능. 그냥 냄비뚜껑 덮는 거와는 좀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7. 이렇게 한시간 정도 졸입니다. 중간에 위아래를 뒤섞어주면 더 좋습니다.

8. 한시간 정도 지나서 조림국물이 반 이하로 줄어들면, 강불로 올린 후 뒤섞어주세요. 아래에 깔린 소스를 퍼올려서 위에 끼얹어주는 느낌으로. 끈적하게 끓어오르면서 눅진한 느낌이 나면 불을 멈추세요. 완성입니다.

삶은계란 넣을 거면 강불로 올리기 직전 2-3분에 투입해주세요.


마지막에 뒤섞으니까 소스 같은 느낌이 진하게 나서 진짜로 좋더라고요. 맛도 향도 엄청 강해서 밥도둑으로 현상수배 당할 수준입니다.

다들 식사는 하셨나요?

안하셨으면 이거 보고 배고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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