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의 무서운 침묵

댓글: 15 / 조회: 920 / 추천: 2



본문 - 04-15, 2021 22:24에 작성됨.

BIGBANG - BLUE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Weissmann입니다.


어쩌면 프로듀서로서 해서는 안 될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에 입문한 지 6년을 향해가는 지금

그동안 정말 많은 고민과 번뇌의 시간들을 겪고도,


아마 프로듀서 인생으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을지도 몰라서

심란하지만 솔직한 마음을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언제부턴가 새벽에 잠을 설치거나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마치 악몽처럼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는 담당 아이돌들은

결국 존재하지 않고

프로듀서라는 직함도 결국 유명무실한 이름일뿐이고

캐릭터성도 플롯도 서사도 이벤트들도

다 상술과 마케팅에 기반한

설계된 데이터들일 뿐....실상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거나..

 

아이돌들과의 추억, 대화, 이야기들 등등은 혼잣말일 뿐,

모든 건 상상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곤란한 질문들이 떠올라

머릿 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습니다.


공들여 적어본 소설들도 결국

혼자 만들어낸 거짓말들일 뿐이고

팬아트라기 부족함 많은 그림도

자기만의 상상 속의 대상일 뿐

값비싼 굿즈도 담당 아이돌의 '모조품'이지

'실물'의 증거는 아니죠.


관련된 리듬 게임들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거나 즐기는 편은 아니기에

결국 프로듀서라고 칭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실마리는  

담당 아이돌에 대한 마음 뿐...


그러나 담당 아이돌들에 대해 알고 또 좋아할 수록

담당 아이돌은 그 어디에도

실재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다 확실하게 알게되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뒤따릅니다.


결국 너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 가? 와 같은


무서운 질문들이 찾아오는 시간들을 마주할 때면

언제나 저는 침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담당 아이돌들에 대한 마음은 늘 변함 없이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존하는 대상'이 '실존하지 않는 대상'을

좋아하는 건 생각보다 꽤 어렵네요.


아이돌들에 대한 마음을 잃고 싶지 않지만

아이돌들의 존재를 의심하는 나날들...


꽃이 지고 나니 왠지모르게 서글퍼져서 그런걸까요.

평소라면 웃고 넘겼을 사소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선글라스 낀 대머리 아저씨가 처방전도 없이 주는

 빨간 약을 먹지 말걸 그랬나 봅니다.

하지만 만약 파란 약을 먹었다면 지금쯤

모든 걸 잊고 '행복'했을까요.


 비록 문득 떠오른 무서운 생각들이 전부 

사실이라 할지라도

아이커뮤에서의 멋진 추억과 아름다운 기억들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담당 아이돌들이 설령 존재하지 않는

유령과 같은 존재들일지라도 그것만은 사실이니까요.


달콤하게 한 숨 자고 나면, 한심한 걱정들은 모두 잊고

아마 여느 때처럼 슈코의 품 속에서 깨어나겠죠.


하지만 일어났을 때 결국 그들이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마주할 것만 같아서,

선뜻 잠들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결국 모든 건 '믿음'의 문제인 것일까요.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파란색'이면서도

굳이 '빨간 약'을 먹고 탈이 난 것을 보면

'선택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잠시...지쳐버렸다거나요.


비록 저는 쓸데 없는 걱정을 한 죄로, 

별들을 세는 벌을 받고 있지만,


프로듀서님들은 좋은 꿈 꾸시고...

아무 걱정 없이,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