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들이 아들을 데려와 목욕시키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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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4, 2021 18:54에 작성됨.

그런데 생각해보니 겨울에 계곡 데려와서 목욕을 시킬 리가 없지 미쳤다고

오늘은 가족(4인)과 함께 선자령(仙子嶺)에 잠깐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국사성황당까지 차를 타고 가서 거기서부터 올라가는 식으로.


사실 선자령 자체는 몇 번 등산한다고 와 본 적이 있어서 익숙하기도 하고, 그래서 별로 어렵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아서 솔직히 방심했습니다. 눈? 좀 쌓여서 얼어봤자지. 어차피 영동권은 눈이 많이 오지도 않았고 이 날씨면 다 녹아있겠지.

사실 길은 거진 다 녹아있었습니다. 정상 근처에 빙판이 좀 남아있긴 했지만 아이젠 없이도 가뿐히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요.

녹아있었죠.


그렇습니다 녹아내린 눈이 흙길에 스며들어 질척한 늪지마냥 신발에 머드가 쩍쩍 달라붙는 난코스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흙에 덮인 빙판이 지뢰마냥 사냥감을 기다리다 부주의하게 발을 옮긴 멍청한 등산객을 진흙탕 위로 자빠트리질 않나, 무심코 밟은 땅이 무너지면서 얼어붙은 공동이 나타나질 않나, 진흙탕 속에서 얼음인 줄 알고 밟은 땅이 살얼음만 좀 낀 진흙탕이질 않나, 좀 단단한 땅이 나온다 싶더니 신발에 달라붙은 진흙이 미끌거리질 않나.....

차라리 꽝꽝 얼어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미친. 중간에 황토흙도 보이던 게 선녀 자식새끼들 머드목욕 시키면 딱이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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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상 근처에는 이런 멋진 풍차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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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부터 내려가는 길은 숲길 약간을 제외하면 거의 다 멋진 풀밭입니다

맑은 초여름이나 초가을에 오면, 알프스에 왔다고 착각이 들 정도로요.


코로나 시국이고 날씨도 추워서 요즘 운동량이 줄어든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 보고 있는 회원님 이야기일 겁니다.

가끔씩이라도 좋으니, 이렇게 날잡고 등산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평소에 부족했던 유산소 실컷 했습니다. 다리에 힘주고 걷느라 하반신 운동까지 한 건 예상외지만.

아 마스크는 다 썼습니다. 안쓰면 콧구멍이 추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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