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태양숭배자, 여우사냥꾼, 국화애호가 분들께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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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7, 2021 00:13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2021년도 어느덧 한 주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군요.


폭설이 내리는 밤, 이번 주에는 어마어마한 한파가 예상된다니

모두들 폭설과 한파에 대비하여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모두의 기대 속에 2021년이 시작되었지만 COVID-19의 여파는

여전히 끝날줄 모르고 끝없이 이어지고 있네요,


그러고보면, 2020년은 저에게 그림을 그리는 해였습니다. 

2020년은 대개 자택근무의 나날들로 옛 그림들을 다시 그려보고 정비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나날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기약 없는 거리 두기 연장과 외출이 두려운 나날들이 계속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다보니 글보다는 그림이 더 쉽게 그려졌던 것일까요. 

올해는 과연 어떨지...


사실, 2020년은 글을 쓰기엔 마음의 여백이 없던 해였네요.

어떤 것을 구상하거나 생각을 해내도 어지러운 마음에 금방 의욕없이 흐지부지 되고

기발하다거나 참신하다고 생각해도 싫은데 억지로 쓰다보면 결국 의지도 꺾이는

악순환의 반복.


한 줄기 희망을 바라며,

'스레드' 판에서 랜덤 글쓰기로 나름의 훈련을 해보면서

글 쓰는 법을 까먹지 않도록 일종의 재활 기간을 거쳤던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서툰 솜씨로 간간이 써내려 간

담당 아이돌들에 대한 단편들을 많은 프로듀서님들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즐거워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힘겨운 상황에 빠지면

흔히 '만약 지옥을 걷고 있다면 계속해서 걸어 가라'...라는

어느 대영제국의 정치가의 말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저는 글쓰기라는 거대한 사막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담당 아이돌들의 선대 분들께서

남기신 발자취를 따라 같이 걸어보았습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다른 이들의 흔적과 발자국에서

지옥을 탈출하는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었죠.


계속 나아가도 결국 지옥은 지옥일테니.

가장 빠른 길은 되돌아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대 태양 숭배자(미오 프로듀서), 여우 사냥꾼(슈코 프로듀서) 그리고

국화 애호가(호타루 프로듀서) 님들의  여러 역작들 속에서

잃어버린 '웃음'과 '감동'을 되찾은 시간,


그것은 마치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어느 순수한 프랑스 파일럿의 마음과 같았을 겁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에 입문하고

아이커뮤 생활을 시작하기보다 더 전에

사랑스런 아이들을 발견하고 아껴주었던 흔적들,


나와 같은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또 그 아이들을 나와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보듬어준 흔적들에 담긴 깊은 생각과 애정들은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고 여전히 절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있었네요. 


같은 사람을 다른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특별한 만남인지....!


최근에 가장 감명깊게 읽은 작품으로는 

한 여우 사냥꾼님이 들려주신 멋진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군요.


전반적으로 슈코를 정말로 애틋하고 절실하게 사랑하고 아껴주시면서도

극적인 긴장감과 흐름, 참신한 설정과 완급 조절,

재치 넘치는 패러디와 만담의 적절한 조화 등등


2부에 걸친 긴 시리즈이지만

여러 면에서 공부가 되는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웃다가 울고, 가슴 졸이다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간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프로듀서님들의 교류의 장이 되는

'아이커뮤'의 가장 큰 의의는...

아무래도 이런 '기억과 전달의 플랫폼'이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 아이돌을 열렬히 사랑한 작은 흔적을 오롯이 기억하여

다른 누군가에게 그 아이돌에 대한 마음을 전하고 함께 공감하면서

 모두의 '기억'이 되게 하는 거대한 경험....!

가장 극적인 소통이란 아무래도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겠지요.


앞으로 또 어떤 태양 숭배자, 여우 사냥꾼, 국화 애호가들께서

 아이커뮤에서 부족함 많은 어느 프로듀서의

낯선 이야기를 마주하시게될 지 모르겠지만


먼 훗날의 저의 초라한 작품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언젠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돌들의 곁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저는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보다 더,

그 아이들을 사랑해줄 멋진 사람들을

오랜 기다린 끝에 만난 것이니까요.


 선대 태양숭배자, 여우사냥꾼, 국화애호가 분들께 경의를 표하며,

2021년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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