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사태 100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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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8, 2020 17:38에 작성됨.

아이커뮤의 프로듀서 여러분, 그동안 안녕...

아니, 이 글에선 '안녕하셨습니까'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겠군요.


'그동안 무사하셨습니까.'

Weissmann입니다.


봄눈이 언제 녹았는지 모를 정도로

벚꽃이 얼마나 피었는 지 알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봄날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또 세상을 떠난 계절이었기에 

꽃들이 피고 지는 것 조차 더욱 무심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점점 보기 어렵던 친구,

가족들과의 마지막 만남이 희미한 추억이 되고 


평소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던 직장과 학교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자주 가던 단골 가게들과 여러 관광 명소들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기약 없는 휴업 중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나날들 속에서,

수 많은 신문과 방송들이 말하는 공포의 헤드라인과  

불길한 수치들을 보는 것에도 익숙해져버렸군요.


병원과 연구소 등지의 수 많은 의료진, 연구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개인 위생에 힘쓰는 일반인들과 함께


고군부투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이 무시무시한 질병은 

인간의 지구를 멈추고야 말았습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전세계 수 많은 나라들에서

시체 안치소가 포화에 이른지 오래고 


화장장의 불길이 단 하루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지만

거리엔 여전히 미처 거두지 못한 사자들이 넘쳐나는 현실. 


이제껏 보아왔던 어떤 재난 영화보다 더 끔찍하고,

해외의 유명 공포소설 작가마저 한 수 접고 사죄할 정도로

작금의 현실은 그 어떤 공포 소설보다 잔인합니다.


그러고보면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현실에 일어날 때

가끔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진다는데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어둡고 암울한 꿈이라서

하루 빨리 깨어나고 싶은 마음밖에 들지 않는군요.


오늘은 COVID-19 사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1월 20일로부터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100일 동안 숱한 역경과 어려움을 헤치며 긍정적인 성과도

또 예기치 못한 숨 막히는 상황들도 있었지만


수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여기까지 버텨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특별한 숫자에는 기념의 의미를 담는 것이 흔한 관습이지만. 

지금까지의 100일이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은 무엇이었는지,

또 우리가 지켜낸 것은 무엇인지...감상에 젖기엔 슬픔이 앞서네요


COVID-19가 전세계를 할퀴기 이전의 세계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만

대규모 감염병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떠나 간 사람과 남겨진 자들과 함께

우린 어떤 삶을 살아갈까요.

아니,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잠시 기억 저편에 묵혀둔 타성 젖은 습관들을 다시 몸에 길들이고

안심과 편암함, 여유와 안전함을 찾기엔 이미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앞으로의 100일은 또 어떤 난관들이 우릴 기다릴지...

알수 없는 여정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멀기에

마음 단단히 먹고 심호흡을 해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이커뮤 여러분 모두, 항상 무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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