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여우가 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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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2, 2019 23:38에 작성됨.


그 작고 고운 입술로

장난스레 입맞춤을 보내고

화려한 무대 위로 올라선 너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행복을 읊조리지만


너의 뒤로 펼쳐진 건

지나온 시간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피 흘리며 걸어온 길


그렇기에

눈꽃이 내려앉아 머물듯 긴 눈썹을 따라

피어나는 살가운 그대 웃음 너머엔

왠지 모를 쓸쓸함이 스며있지


마침내 마주한 낯선 마천루 숲에서

황홀한 야경을 맑은 두 눈 가득 담고도

가장 빛나는 별을 가슴 가득 품고 있어도


주린 배는 언제나 허기가 지고

발간 혀 끝은 언제나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네

차오르고 지는 달빛처럼 새하얀 겨울아이


소복이 쌓이는 눈발 속에서

날은 저물고, 걸어왔던 발자국은 점점 지워지는 데

혹여나 네 갈 곳 잃어버릴까 두려웠던 난

어리석게도 네게 물었지


너의 집은 어디니

네가 갈 곳 어디니

대답이 없이 웃음 짓던 너는 

내 심장을 가리키며 나지막하게 답하네


나의 집은 그 어디도 아니야,

나는 여기서 태어났어.

나는 너의 더운 심장 속에서 태어난거야.

그렇기에 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거야.


바다 속으로 뛰어든 소금인형처럼

내 품 안에 녹아들어버린 너를 쫓아

나는 밤길을 나선다.


희미하게 들리는 여우 울음소리에

길 잃은 사냥꾼이 잠드는 도시엔

오늘도 푸른 별이 어둠을 밝히리.


하얀 여우가 우는 밤/ Weiss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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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교토 요호, 제 4대 신데렐라걸 시오미 슈코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9


생일 축하를 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뭐랄까 언젠가 다시금 글을 쓰게 된다면 담당 아이돌인

슈코에 대한 진솔한 정과 복잡한 마음을 담아 써보고 싶네요.


처음 프로듀서가 슈코를 만나 나눈 대화 중에 '쓸쓸해 보인다.'는 그 말...

숱한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인 지금은 어울리지 않겠지만

아이돌이 되기 이전의 슈코는 사뭇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 아니었나 싶은 느낌이 드는 단서네요.


느긋함, 요염함, 상냥함, (의외로) 사려깊음, 장난스러움, 먹을 것 밝힘...요리 조리 살펴봐도

정말 매력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슈코...

앞으로도 뭇 프로듀서님들께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랍니다.


차마 사랑한다 말 할 수 없기에

더욱 사랑스러운 아이 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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