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시린 계절에도 더운 피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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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8, 2019 09:44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아이커뮤의 프로듀서님. Weissmann 입니다.


오늘부터 입동.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네요.

사실 진작부터 스산한 기운이 거리에 감돌기 시작하면서 사뭇 내려간 온도에

옷깃을 여미고 다녔지만 오늘은 유독 평소보다. 추운 느낌입니다.


날씨가 추워진만큼 거리엔 인적이 뜸해져서 그런지 한층 더 고독한 기분.

왁자지껄했던 여름날과 달리, 확실히 겨울은 혼자만의 시간이 더 어울리는 계절이라 생각되네요.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에 연말 축제로 시끌벅적 해지겠지만, 당분간은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며

한 해를 되돌아보는 사색에 잠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생각을 정리할 겸, 모처럼의 겨울을 맞아

어제 저녁에는 퇴근길에 헌혈의 집에 들러 헌혈을 하고 왔답니다.

비록 서너번 째의, 한 자릿수인 현혈 횟수지만 이젠 익숙해진 기분이네요.


차가운 바람이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가운데에서도

꽤나 많은 분들이 헌혈을 하고 있어 무척 훈훈한 모습이었군요.


비록 과자와 음료수에 대한 사심 가득한 이유로 둘러대지만, 

사시사철 헌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슈코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착하다...착해.


간단한 문진과 혈액 검사 후에 수혈을 하고 있노라면,

특히 혈액팩에 붉디 붉은 따뜻한 선혈이 채워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헌혈이 취미인 슈코의 소문에서 '피가 빠질 때의 몽롱한 기분이 좋다.'.... 정도까진 아니지만  

'아...아직 살아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아직 피가 차가워진 것은 아니구나...느낌.


지혈을 하면서 특별할 것 없는 답례품을 몇 가지 고르고 난 후 멍하니 눈을 감고 있으면,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를, 이름도 성별도 모를 누군가에게

나의 피가 들어가 살아가게 한다는 점은 새삼 놀랍다는 생각도 듭니다.


약간 기울어진 이 별 위에서 돌고 도는 것은 낡은 시계태엽과 손때 묻은 돈만이 아닌,

맑은 피 속에 담긴 한 사람의 생명도 해당이 되는 것일까요.


비록 보존과 수급의 문제로 수혈되지 못한 채 폐기되거나

관리를 잘못하여 오염되어 버리는 혈액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따뜻하고 가장 아름다운 색깔로, 가장 힘든 순간에 처한 다른 누군가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운명적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헌혈의 집을 나오며, 하얗게 입김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점점 얼어붙고 있지만, 나는 차가워지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번 헌혈은 내년이라니,

한해가 금방 지나가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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