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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5, 2019 13:30에 작성됨.


'The door' - Hildur Guðnadóttir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HBO TV 시리즈.

'체르노빌'을 보았습니다.


워낙에 세계적인 수준의 대사건이라 이전에도 국내외 여러 다큐멘터리 등지에서

이 사건이 다루어진 바 있었습니다만, 이번 HBO TV 시리즈는

 '드라마'를 통해 다큐멘터리 이상의 전율과 충격을 선사해주었네요.


1986년 4월 26일 01시 23분 45초에 발생한 

'모든 생명과 이 행성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접한

당시 인물 군상들과 긴박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몰입력이 대단했습니다.


매 화마다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메인 스토리와 서브스토리를 함께 진행한 점,

주인공과 조연들 모두 인물들 각자의 역할과 비중이 골고루 분배되어


어느 누구만의 이야기가 아닌 '당시를 살았던 모두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게 한 점.

당시 사건의 생존자들과 수기, 사료 등을 통해 최대한 생생한 현장을 재현하려한 점 등

수 많은 부분들에서 정말 굉장한 수준을 보여준 수작이었습니다.


당시 지옥과 같은 현장에 투입된 수 많은 인력들과 장비들을 통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되고 고통받았는 지를 잘 보여줌으로써

원자력 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위험성을 경고함과 동시에,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적 오류'들이 산재해있었는 지 밝혀나가는 과정과 

경직되고 고장난 시스템 속에서 그것을 바로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드라마.


국가적으로 은폐된 진실과 리더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속에서

 '거짓의 대가'가 얼마나 큰 지를 묻고 있지만

 

그것을 견디고 감내해야하는 사람들은 정작 무고한 이들이었다는 점. 

죄 없고 선한 사람들이 무지로 인해 고통 받고 죽어가는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체르노빌 사건 이후 소련 연방은 사고 수습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기울기 시작했지만,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원자력 산업에 대한 많은 자성과 변화가 있었다는 건 좋은 점일까요.  


20세기의 체르노빌과 같은 등급의 '초유의 원자력 사고'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21세기의 초엽.

두 사고 모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군요.


지금은 그 때와 또 얼마나 다를지...두고 봐야 할 일이네요.

정말이지 두고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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