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초가을 밤의 소주 하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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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30, 2019 00:19에 작성됨.

Phildel - Storm Song


비가 오고난 뒤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군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추어버린 무더위를 위해 한 모금.


홀짝.


그러고보니 언제부턴가 매미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쥐죽은 듯 고요한 적막만 남긴 채 떠나버린 매미를 위해 한 모금.


홀짝.


참, 구름도 이제 더 이상 그 여름날의 적란운들이 아니네요.

한층 높아진 하늘에 새겨진 새털구름을 바라보며 한 모금.


홀짝.


어라, 벌써 다 마셔버린 건가...

아쉬움의 빈 잔을 들어 다가올 내일을 향해


마지막으로 한 모금.


구름이 가린 달빛을 안주삼아 호젓한 기분으로 즐기는 하이볼.

차게 식혀 시원하고 상쾌한 맛의 기분 좋은 술.


소주는 도수가 너무 세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탄산수와 과일향을 섞은 '소주 하이볼'은

꽤나 느긋하게 즐길 수 있어 좋네요.


올해도 벌써 3개월 뒤면 끝...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떠나보내야만 했는가

상념에 잠기다 보니 어느새   

깊은 밤.


비록 가볍게 마시기는 했지만

제딴에는 엄연한 술이라고

미열에 얼굴이 화끈거리는군요.


옛 시인의 말처럼 별들은 바람에 스치우지만,

도시는 오늘도 잠들지 않고 밤을 지샐 모양인가 봅니다.


시간이 갈 수록 하루 하루가 오늘보다 더 추워지겠죠.

환절기일 수록 감기에 유의해야한다고 하니

내일은 코트를 꺼내 손질 해두어야겠습니다.


별자리도 보이지 않는 초가을 밤하늘 아래에서

다들 따뜻하게 주무셔요.


Gute Nac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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