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콜 맥주의 거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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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3, 2019 23:46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아이커뮤의 프로듀서 여러분 Weissmann 입니다. 


 벌써 초복을 지나 한여름도 중순을 향해가는군요. 머잖아 7월도 보름이나 지난 것이 되니 올 여름도 절반이 사라진 셈이네요. 시간은 정말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더위가 무르익을수록 갈증도 커지는 법인데 평범한 냉수로는 쉬이 가시지 않는 목마름은 탄산수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맥주 생각이나네요. 뭐랄까... '물로도 풀지 못하는 갈증이 있다.', 그런 말을 언제부턴가 실감하고 있습니다. 큰일이군요.


  퇴근 후 어둠이 깔린 도시의 불빛들을 멍하니바라보며, 어느 도박 소재 만화의 주인공이 정말 맛있게 차게 식힌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을 떠올려 맥주를 찾으면서도, 정작 손에 든 건 무알콜 맥주라는 점이 우습네요.


 논알콜 주제에 청소년 판매 불가품. 따지고보면 술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접은 술이 아닌 것도 아닌, 마치 속은 아이인채 겉늙어 버린 어른의 모습같기도 합니다. 

 

 맥주의 색과 풍미를 흉내냈을 뿐인 그저 그런 탄산음료일테지만 아무 생각없이 마시고 있노라면 제법 맥주스럽게 느껴지는 점도 재밌습니다. 


 진짜 맥주라면 육류나 기타 헤비한 안주거리들이 어울릴테지만 어디까지나 맥주향 탄산음료이기에 라이트한 견과류나 과일들로 독특한 마리아주를 완성해봅니다. 나쁘지 않은 조합이네요.


 물론 정말 좋아하는 맥주 상표들은 따로 있지만 그치들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셨다가는 큰일난다는 것을 알기에, 시도해보지 못한 맥주 한 캔 원샷도 거뜬하군요. 서너 캔을 들이키고도 정신이 말짱한 기분. 묘한 느낌입니다.


 잔에 따라보아도 진짜 맥주보다 어딘지 모르게 초랴한 빛깔과 크리미하지 못하고 쉽게 사그라드는 탄산 거품이지만, 톡 쏘는 목넘김은 한밤의 불꽃놀이나 선향불꽃의 덧없음처럼 짧고 강렬하네요.


비록 맥주 마니아분들이라면 거들떠보시지도 않을 가짜 맥주일지 모르겠지만, 취하지 않은 채로 취한 기분을 내보는 것도 꽤나 괜찮군요.


무심히 깊어가는 여름밤.

바다를 보아야만 치유되는 열병을

무알콜 맥주 몇 캔으로 달래봅니다.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과

사라져가는 맥주거품.


지워져가는 달력의 날짜와

가지 못한 바다에 남겨진 발자국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는

달도 없는 이 밤


...슈코와 함께 마시고 싶네요.

논알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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