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하라 미치루 생일 축전: 후쿠이역의 미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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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2, 2019 23:38에 작성됨.

어느 날 아침, 후쿠이역.






아직 완전히 잠을 깨지는 못해 살짝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나는 아침의 아직은 차가운 기운이 남아있는 공기를 느껴본다.
흐음. 고향의 미세먼지에 희롱당하다 맑은 공기의 내음을 맡으니 좋군.
하지만 그 상쾌함은, 단지 미세먼지 때문은 아닐 테지.
일터를 향해 내달리는 수많은 차량, 역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교복 차림의 수많은 학생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실어나르는 수많은 버스와 노면전차들.
또, 이 지역에서 공룡화석이 발굴되었음을 말해주는, 위압감이 넘치는 공룡 모형.
이런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을 평범하고 떠들썩한 후쿠이역의 아침 풍경이, 나의 마음을 단비처럼 깨끗이 씻어주고 있는 것이리라.
분명 어젯밤에 이곳 후쿠이 땅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만 해도 유령도시인 양 휑한 풍경이었는데...
그런 첫날 밤과 오늘의 아침을 대조하고 있으니, 오늘은 왠지 있을리 없는 그 아이를 직접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감정마저 품게 된다.


고향인 한국으로부터 비행기로 2시간. 그 이후 기차로 갈아타 다시 3시간.
다른 곳을 두고 굳이 이곳, 후쿠이까지 찾아온 이유는 단순했다.
후쿠이현 출신의, 빵을 아주 좋아하는 빵집 아이돌. 오오하라 미치루.
그 아이의 행적은 어땠을지, 그 발자취를 따라가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
아이돌이 되기 전, 그 아이는 어떤 풍경을 바라보며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런 미치루의 마음이 되어보고 싶었다.
직접 손에 닿을 수는 없을지라도, 프로듀서로서 그 아이를 이해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아침의 기차역 앞을 조용히 거닐다 역 광장 한켠에 자리한 테이블을 발견, 거기에 앉아보기로 한다.
그러자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후쿠이의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인지라 크게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마침 정거장으로 들어온 붉은빛의 신형 노면전차와 어우러져 제법 운치 있는 한장의 사진 같은 경관을 만들어주고 있다.
야외 테라스에서의 조용한 휴식, 이거 좋은걸? 여기서 좀 더 머물러 보기로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직장으로 출근하랴, 학교에 가랴 바삐 움직이던 인파는 많이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광장에는 자신의 갈 길을 가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잠깐만.
방금 내가 잘못 본 건가? 있을 리가 없는 사람이 지나간 걸 본 것 같은데?
방금 눈에 비친 모습을 의심하며 뒤를 돌아보았으나, 내가 본 것에는 틀림이 없어보였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소라빵 장식의 머리칼.
그것은 틀림없는....






"오오하라... 미치루!"
"응? ..................에엣, 프로듀서?!"


나의 담당 아이돌, 바로 그 아이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분명 미치루는 스크린 너머 세상에만 존재하는 아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미치루가 지금 내 바로 앞에서, 나와 똑같이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 그러니까....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그리고는 그런 나를 향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는 미치루.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아름답다. 잘 다듬어진 속눈썹, 티없이 맑은 피붓결.
그리고 한눈에 보기에도 윤기나고 푸석푸석한 구석이 없어보이는 머릿결.
역시, 아이돌이라고 하는 것인가. 새삼스럽게 마음 속으로 감탄을 늘어놓아 본다.


"그런데 프로듀서, 여기는 어떤 일로 오신 거예요?"


그리고는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물어보는 미치루. 여기에 오게 된 이유...


"그거야 미치루, 너를 직접 만나기 위해 왔지."




"엣, 저를 만나러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와, 정말 기뻐요!
저도 언젠가 프로듀서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 말을 들은 미치루는 제법 기뻐하는 듯 보였다.

후훗, 저렇게 기뻐해주는 걸 보니 프로듀서로서도 기분 좋은걸?

내친 김에, 더 이야기를 늘어놓아보자.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올 지 알 수 없는 기회니까.


"너를 직접 만나서, 네 고향에서 너는 어떻게 지내왔는지, 오오하라 베이커리는 어떤지,
그리고 네가 항상 먹어왔던 빵은 어떤지... 그런 것들을 모두 알아가고 싶었어.
그래서 여기에 오게 된 거야."



"과연 그렇게 된 거였군요!
그렇다면 이 오오하라 미치루, 오오하라 가를 대표해 저희 집 빵의 맛을 프로듀서에게 직접 전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그 뒤, 어딘가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챙기는 미치루.
무엇을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자! 제가 준비한 이 빵을, 어서 드셔 보세요!"


미치루의 품에서 수많은 빵들이 나타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에엣, 엄청 많아! 아니 그것보다, 그 많은 빵이 어디서 나온 거야?!"
"오오하라 베이커리의 딸이라면 이 정도는 상비하고 있어야죠!

자, 오늘 갓 구운 빵이니 어서 하나씩 맛보도록 해요!"



"자, 우선은 간단하게 멜론빵부터 시작해 볼까요?"


수많은 빵을 품에 안은 미치루는, 우선 거기서 멜론빵부터 하나 꺼내 내가 앉은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멜론빵이라...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직접 보는 건 처음인데...
테이블 위에 올라온 멜론빵의 모습은 소보로빵을 연상시켰다.


"소보로빵이요? 아아, 한국에서는 그 쪽이 훨씬 익숙하구나! 네. 그 비슷한 느낌이에요."


역시 그랬군.
그런 미치루의 설명을 듣고 나서, 나는 멜론빵을 손에 들어 한 입 크게 베어물어보았다.
으음, 쿠키마냥 바스라지는 겉표면을 지나면 느껴지는 부드러운 속살. 내게 익숙한 그 맛이야.
속에 딱히 앙금같은 것이 없어 맛이 강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버터향과 달콤함이 내 혀를 즐겁게 해 준다.


"식감이나 맛이나, 정말 잘 만들어졌는걸? 처음 시작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이야."
"후훗. 저희 오오하라 베이커리에서 구운 빵이니까요. 맛이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근데, 멜론빵이라고 하는 것치고는 멜론향이라든지 그런 건 안 나네?"
"왠지 그 이야기 나올 것 같았어요!
멜론빵이라는 이름은 겉표면에 칼집을 내놓은 모양이 멜론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그래서 멜론빵에서는 멜론향이 나지 않는답니다!"


뭐, 다른 곳에서 파는 건 멜론향을 입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지만... 하고 덧붙이는 미치루.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요? 다음은 소금빵이랍니다! 자, 어서 드셔 보세요!"


그 말과 함께 테이블 위에 올라온 또 하나의 빵.
잠깐만, 소금빵이라니? 그건 대체 뭐야? 전혀 듣도보도 못한 이름인데?
빵인데 짭짤한 맛이 나는 건가? 그럼, 저기 위에 깨같이 올라간 건 깨소금?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 으음...


"이름처럼 짭짤한 맛이 느껴지네."
"맞아요. 다른 빵하고는 또다른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그렇네. 평소에 먹던 빵하고는 꽤 다른 느낌이야."
"그쵸? 소금빵도 나름 인기 좋다구요!"


그렇게 해서 2번째 빵도 클리어.



"자, 그럼 에피타이저는 여기까지 해 두고, 본격적인 메뉴로 가 볼까요?
이번엔 씨겨자 포테이토 베이컨 프랑스빵이랍니다!"


3번째로 올라온 빵은... 이름 한 번 정말 기네. 뭐라고 했더라? 씨겨자, 포테이토, 베이컨, 프랑스빵?
프랑스빵이면 바게트 말하는 거지?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서 안에 앞서 말한 재료들을 속으로 넣은 것 같군.
그런데 바게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거, 딱 봐도 굉장히 단단해 보인다. 이거 먹을 수 있을까...?
아읍.......... 이, 이건!


"이, 이어 어아! 안 잇혀! (이, 이거 뭐야! 안 씹혀!)"
"네? 그럴 리가... 물론 프랑스빵이 좀 단단하긴 하지만, 먹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는걸요? 제가 직접 시험해 봤다구요!"


아니, 미치루, 네 이빨 힘을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면 곤란할 것 같은데...
아무튼, 끊임없이 잘근잘근 깨물고 억지로 뜯어내고를 반복하면서 겨우 베어무는 데 성공.
빵이 입안에 들어오자, 바게트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거친 촉감과 함께 앙금으로 들어간 으깬 감자와 베이컨의 맛이 느껴진다.
으깬 감자에서는 제법 독특한 향미가 느껴지는데... 아, 이게 머스타드인가?
보통 바게트라 하면 무미건조한 맛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마늘향을 입히는 정도였는데, 제법 신선했다.


...근데, 이거 이제 한입이잖아. 나머지는 어떻게 다 먹지?



"으으... 턱 빠지겠다..."
"자자, 오오하라류 빵의 연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구요! 다음은 호박고구마빵이에요!"


겨우겨우 바게트를 다 씹어삼킨 뒤에 새로이 올라온 것은, 이번엔 한쪽에 깨가 가득 올라간 부드러운 빵.
손에 들어 한입 가득 베어 먹으니, 속에 든 앙금이 부드럽게 내 입안을 감싼다.
달달하니 좋네. 게다가 부드러운 식감도 그렇고. 딱딱한 빵을 먹다가 먹어서 그런지 왠지 더 각별하다.
하지만, 저기 올라간 깨는 살짝 언밸런스하네.



"자, 다음 들어갑니다! 이번엔 저희 가게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메뉴, 홍옥의 데니쉬입니다!"


호박고구마 빵을 다 먹고 나니, 쉴 틈도 없이 새로이 올라온 또 하나의 빵.
이번 메뉴는 생긴 게 꽤 생소해 보인다. 페이스트리 위에 올라간 것은... 사과 조각들?


"빵 위에 사과가 올라가 있네?"
"네! 생과일을 함께 토핑해서 구워내면 달콤하거든요! 빵이랑 함께 먹으면 두 맛이 어우러져서 정말 맛있어요!"


미치루의 설명을 들은 뒤, 크게 한입 베어 그 맛을 음미해 보았다.
이상할 것만 같았던 첫인상과는 달리,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새콤달콤한 과일의 조합은 꽤 괜찮았다.
이건 꽤 의외인걸?



그렇게 빵을 5개를 먹고 났더니, 후우... 이제 슬슬 배가 불러오네.
하지만...


"자, 그럼 다음 나갑니다! 이것도 저희 가게의 야심작이에요! 이름하야, 빵 오 쇼콜라!"


끝이 날 줄을 모르고 다시 이어지는 빵의 행렬이었다.


"자자자잠깐만, 미치루, 나 이제 슬슬 배가 불러오려고 하거든?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슬슬 배가 부르다는 뜻을 전해 보았다. 그런데...


"엣..."


미치루가 왠지 충격받은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


"저... 프로듀서... 제 빵이 마음에 안 드는 건가요...?"


으아아아니, 그러려던 뜻이 아닌데...
분명히 오오하라 베이커리는 실력있는 빵집이고, 지금까지 먹은 빵들은 굉장히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그거야 당연히 아니지! 네가 내게 준 빵들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럼 제 빵을 더 맛봐 주시는 거죠?!"


내가 대답하자, 바로 다시 눈을 빛내며 분위기를 확 제압해버리는 미치루.
으으... 이렇게 되면 안 먹을 수가 없잖아.
그나저나, 이번 메뉴는... 빵 오 쇼콜라라고 했던가?
확실히 바삭한 빵 표면으로부터 초콜릿이 살짝 비어나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빵을 한입 가득 입안에 넣어, 빵 반죽을 뚫고 나오는 달콤한 초콜릿의 향을 느껴본다.


"으음... 역시 초콜릿은 언제나 옳은 것 같아."
"그쵸그쵸?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초코가 들어간 빵은 정말 최고죠!"



"자아, 그럼 크루아상으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이어서 테이블 위에 올라온 크루아상.
특별한 맛은 첨가되지 않은 크루아상이지만, 잘 부스러지는 표면의 감촉과 함께 느껴지는 은은한 버터향은, 잠시 쉬어가기에는 알맞은 맛이었다.



"그럼, 또다시 쭉쭉 가 볼까요? 다음은 천사의 크림빵이랍니다!"


슬슬 불러오는 배를 부여잡고 있으니, 다시 내 앞에 새로운 빵이 등장한다.
이번엔 크림빵인가.


"크림은 100% 홋카이도산 우유가 사용된 진짜배기랍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이제 배가 불러와 더 이상은 먹기 어려울 것 같지만, 어쨌든 빵을 들어본다.
그런데... 이거 꽤 신선하다!
크림은 밀도가 높고 꽤 단단한 편이어서,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같은 감각도 느껴진다.
역시 홋카이도산 우유 100%라고 자랑할 만하다고나 할까? 시원하고, 신선한 부드러움이었다.


"당연하죠! 저희 오오하라 베이커리는, 아무 재료나 사용하지 않는다구요!"


그런 내 감상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 가슴을 쭈욱 내밀어보이는 미치루.



"이번에 준비된 메뉴는, 둘둘 말아 비엔나! 이름처럼 빵 안에 비엔나 소시지가 둘둘 말려 있답니다!"


이번엔 빵 안에 소시지를 넣은 메뉴인가. 꼭 핫도그같네.
다만, 소시지를 감싸고 있는 빵은 바삭하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이라는 게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생각하며 한 입 베어물어 보았다.
음음, 역시 예상했던 그 느낌이야. 부드러운 빵과 짭조름한 소시지의 조화.
핫도그처럼 바삭바삭한 식감은 없지만, 이것도 이것대로 괜찮은걸?



"으으... 너무 많이 먹었어... 더 이상은 무리..."
"자, 아직 끝나기에는 멀었다구요! 다음 메뉴는 바나나빵입니다!"


소시지빵을 다 먹기가 무섭게 올라온 커다란 덩어리.
그래도 이왕 올라온 거, 먹어야겠지...! 미치루를 슬프게 하고 싶진 않으니까!
손으로 살짝 떼어서 입 안에 쏙 집어넣어보았다.
그런데...


"이거, 정말 바나나맛이 나네?"
"그럼요! 바나나빵인걸요!"
"그치만 멜론빵에선 멜론맛이 안 나잖아."
"아하핫! 그건 멜론처럼 생겨서 그런 거니까요. 바나나빵에는, 놀랍게도, 진짜 바나나가 들어간답니다!"


호오, 그렇게 된 거였군.
여하튼, 맛만 바나나맛이 나는 게 아니라, 촉감도 제법 바나나같은 느낌이다.
마치 빵과 바나나의 중간이라고나 할까. 제법 독특하면서도 꽤 괜찮은 빵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다 드셨나요? 그럼 다음은..."
"으으... 배불러... 더 이상은 먹을 수 없어....!"


하... 한 순간에 빵을 10개나 먹었더니, 이제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치루가 그렇게나 빵을 좋아하고, 자신의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빵을 알리고 싶어한다는 건 잘 알겠지만...


"으으, 프로듀서! 아직 저희 빵집의 빵들을 다 보여주기까지는 멀었다구요! 자, 어서요!"
"미치루... 네가 빵의 맛을 얼마나 내게 보여주고 싶은지는 알겠어... 하지만, 지금은 더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앞으로 며칠 간은 이곳에 더 머무를 거야. 그러니 앞으로도 네 빵에 대해 알려줄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단 거지.

미치루도, 배가 불러서 빵의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지...?"


내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니까, 미치루도 이제는 어느 정도 말을 들어주는 듯한 눈치다.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을 이어가는 미치루.


"흐음... 어쩔 수 없네요.
원래 빵은 갓 구워진 아침에 먹는 게 가장 좋지만... 점심이 되고 저녁이 되어도 빵이 맛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으니까요!
그럼 다음 번에도 기대해 주세요!"


휴우... 드디어 살았다... 감사합니다, 미치루 님...!
그렇게 안도감을 느끼고 나니... 생각해보면 나랑 미치루랑 만난 건, 미치루가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서였지?


"그런데 미치루는 어디에 가던 길이야? 역시 학교?"
"네! 학교에 가던 길이었.............. 잠깐!"


대답하려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깜짝 놀라는 미치루.
이 주변은 사람들이 많이 빠지고 빈 공간이 많이 남은 광장. 그렇단 건...!


"아아앗! 지각이다!"


나와 이야기하는 사이에 지각할 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미치루.
아... 시간을 너무 끌어버리고 말았군. 빨리 미치루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어야 했는데...


"프로듀서! 그럼 학교에 다녀올게요! 있다 수업 끝나고 다시 돌아올 테니까 여기서 다시 만나요!
오후 4시에, 여기서요! 그럼, 갔다 오겠습니다!"


그 말과 미치루는 역사 건너편으로 점점 멀어져갔다.
이거, 미리 눈치를 주었어야 했는데, 내가 눈치가 없었던 것 같군...
하지만, 한편으론 내 시야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미치루를 보고 있으니, 왠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어온다.
직접 만나는 일 없이 스크린 너머를 통해서만 소통할 수 있었던 미치루와, 이렇게 직접 만나, 빵을 먹었다는 사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다.
미치루와 약속한 대로, 오후 4시에 다시 여기에 와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면, 미치루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후훗, 그건 그 때가 오면 알 수 있는 일일 테지.
그럼 그 시각이 오기까지, 그 아이가 살아온 이 고장을 혼자서 조금 탐험해 보기로 할까?
자, 광장을 나서서, 시내를 향해 걸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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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빵을 사랑하는 빵집 아이돌, 오오하라 미치루의 생일을 기념해 쓰게 된 짧은 글입니다.
실제 미치루의 출신지로 표기된 후쿠이를 방문해 시내의 빵집을 탐방, 거기서 팔고 있던 여러 빵들을 사서 먹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실제 후쿠이를 방문했을 때는 작년 10월이었습니다. 시기로는 지금으로부터 반년 전이네요.
그리고 그 때 이미 이 글을 쓰려는 작정으로 위의 사진 자료들처럼 AR 기능으로 미치루의 사진이나 빵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올리게 된 것은, 글을 써내려가다 생일 축전 격으로 쓰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
작년 이맘때에는 포스터 하나를 올리는 정도로 생일 축전을 퉁쳤는데, 이번에는 글의 형태로 좀 더 구체화를 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사실 창작판에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작품성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라, 자유판에 올리는 방향으로...


미치루는 빵을 아주 사랑하는 캐릭터죠.
단순히 빵을 좋아할 뿐 아니라, 부모님이 실제로 빵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미치루는 제빵에도 일가견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죠.
물론, 자신의 집인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빵을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는 만큼, 주변의 친한 사람이 오오하라의 빵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미치루는 정말로 기뻐하면서 그 빵들을 알려주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의 배가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될 정도로 말이죠. (쑻)
그런 면모들을, 이번 생일 축전에서는 묘사를 해 보았습니다.
잘 전해졌다면, 정말 기쁠 듯하네요.


그럼, 이번 미치루의 생일 축전은 여기까지입니다.
미치루,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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