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을 보고 왔답니다.

댓글: 1 / 조회: 590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2-12, 2019 01:52에 작성됨.

제가 일하는 도서관은 격주 단위로 월요일이 휴일이기 때문에, 오늘은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해놨지만 그에 앞서 영화 한 편을 봤답니다.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일본의 동명의 만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며, 애니화도 되었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볼 생각이 없었지만, 참 우연히 보기로 결심했답니다.

어제 홍대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홍대에 애니메이트가 생긴다는 소식이 우연히 떠올라서, 개점은 4월이지만 40평이면 얼마나 큰 건지 짐작이 안 가 입점하는 건물을 찾아갔답니다.

그런데 그 건물 바로 윗층부터가 롯데시네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들을 확인하러 올라갔다가 이 영화를 발견했답니다. 원래는 거기서 봐야겠다, 까지 갔지만 아쉽게도 영화 상영 시간이 한참 지났더라고요.

상영도 끝나가는지 제가 사는 동네 롯데시네마에서도 조조로 딱 한 번 상영하던데, 이것도 인연이겠지 싶어 오늘 봤답니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40대 중년 남성과 고등학생 여성의 연애담이지만, 실제로는 성장이 중심이었습니다.

내용을 잠깐 말하자면,

육상 유망주였던 주인공이 부상으로 다리를 못 쓰게 돼서 재활 치료를 하게 됐는데, 재활 치료를 마치고 귀가하던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리자 잠시 식당에서 시간을 떼우려 합니다. 그런데 침울해하는 주인공은 식당 점장에게 위로를 받자 그에게 호감을 느껴 재활이 끝나자마자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한편 점장은 원래는 문학에 생을 전념하려 했으나, 이 때문에 아내와 이혼하게 됐고 지금은 혼자가 됐고 먹고 살기 위해서인지 식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영화 내내 주인공이 점장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의외로 연애 묘사는 거의 없었고, 두 사람 각자의 성장에 굉장히 초점을 맞추고 있답니다.

그래서 사랑을 비가 내리는 시기에 비유하려는지, 비가 내리는 날만 보여주던 영화는 비가 그치는 날,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정리된 이후 각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며 끝난답니다.


이런 작품에서 흔히 보이듯이 영화의 주요 소재는 꿈에 대한 갈망입니다. 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은 작품에서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알려줍니다. 주인공은 꿈을 포기했고, 점장은 꿈이 지나가버렸다고.

하지만 점장은 주인공을 보며 지나가버린 꿈을 다시 잡아보려 하고, 주인공 또한 그러길 바랍니다. 물론 주인공은 자신은 이미 육상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점장과 함께 있기 위해 운동을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육상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고 작품 후반부의 이야기를 통해 포기했던 꿈을 다시 붙잡습니다.


이렇게 끝나니, 당연하게도 주제는 꿈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작품의 등장인물을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해주죠. 이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제 나름대로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서, 실제와 다를 수 있답니다.

"날마다 내일을 두려워하지만 정말로 사랑하는 게 있는걸.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없어서, 내일 또 만나고 싶어서 모두 내일로 나아가는 거야."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무작정 달려들고 가슴이 뜨거워져서 포기할 수 없는 건 미련이 아니야. 집착이야."


......

아무래도 영화를 한 번 더 본 뒤에 제대로 대사를 찾아내야겠습니다. 역시, 본래 의미를 다 담아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상영관은 이미 닫았지만, vod나 영화 어플 같은 게 늘었으니... 이건 소장 가치도 충분하니 돈 몇 푼은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 후반부 장면에 나오는 점장의 대사, 점장과 점장 친구의 대화는 몇 번이고 곱씹어 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예전부터 느꼈지만 이런 느낌, 순정 만화 느낌의 감성을 굉장히 좋아하네요.

악역이 존재해서 그 악역을 쓰러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에 맺는다는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악역 없이 그저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이 충돌하던 끝에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뭔가... 훨씬 좋죠.

일본 영화를 수입해오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선구안이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호평을 받은 원작이 있는 영화라도 실사화로 가면 망하는 것들은 많으니까요.


음, 이런 영화라면... 좀 더 보고 싶네요. 정말로 지치는 순간에 보면 의지와 열망을 불어넣어줄 영화는 흔히 꿈이라고들 부르는...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저에게는 정말 좋은 영화랍니다.

우후후, 이상 프로듀서 더헤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