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오스에 관한 슬픈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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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5, 2018 04:11에 작성됨.

블리자드가 전날 한 가지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히오스 대회를 전면 폐지하고, 동시에 히오스 개발 부서의 개발진들을 다른 부서로 옮긴다는 소식이었어요.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때 마인크래프트로 제 게임 인생이 시작되었으니, 제 게임 인생은 약 8년 정도라 할 수 있겠죠. 그 중에서 근 2년간 제가 제일 열심히 했던 게임은 단연 히오스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히오스에 관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고는 했던 단점들은 대부분이 사실이었습니다. 


매칭 시간은 그래도 빠르긴 했었습니다. 2.0 경찰디바 이벤트때 유입되서 그렇게 느끼는 건 지는 몰라도요. 앨런 다비리가 디렉터를 그만두고 나가니 다시 매칭이 느려졌지만. 불만이 있습니까? California로 오십시오. 그리고 항상 감사하십시오. and i also 시 공 조 아.


지금 제 방구석에는 워크래프트 2의 CD와 워크래프트 3:레인 오브 카오스의 CD가 먼지를 뒤집어쓴채로 박혀 있을 겁니다. 블리자드가 한창 그 이름을 날릴 적 게임들이죠. 저희 아빠가 샀던 게임이에요. 워크래프트 2는 저보다도 먼저 태어난 게임일 겁니다. 근처에는 록맨 X7의 CD가 똑같이 먼지를 묵은 채로 있을 테고요.


제 유튜브 구독 목록에는 일어나니 일자리가 사라진 히오스 프로게이머가 두 명쯤 있습니다. 루리웹과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여러 커다란 커뮤니티에는 모처럼 히오스 이야기가 나눠지기도 했고. 제가 자주 다니는 히오스 관련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거의 초상집 수준이었죠. 오늘 제 기분도 그랬고요.


디아블로 탈모도 그렇고. 블리자드에게 있어서 2018년은 최악의 해가 아닐까요. 하스스톤과 오버워치는 무난했지만 스타크래프트 2는 블리즈컨에서 공개한 게 협동전 제라툴 사령관 하나고. 격전의 아제로스는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능가한 최악의 확장팩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중이고. 디아블로야 말할 것도 없고. 약 5년지기 블빠인 저로서 유일한 소득인 워크래프트 3 리마스터도 결국 추억팔이에 지나지 않을지.


리치 왕의 분노 엔딩처럼, 말그대로 영원한 왕은 없다는 걸까요. 전설이었던 블리자드도 이렇게 몰락해가는 건지. 워크와 스타와 디아블로의 모든 캐릭터 올스타라는 역대급 콜라보레이션을 환상적으로 말아먹었을때부터 그 전조가 이미 보였던 건지. 대리 출신 선수 영입 등의 문제로 시끄럽긴 했어도 그나마 오버워치 리그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건 다행이지만요.


애정이 식어서 게임을 접은 적은 많지만, 애정을 줬던 게임이 처참히 망해가는 모습은 처음이라 참 슬프네요. 대회 폐지는 시작일 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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