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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랬만에 양념치킨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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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6, 2018 00:02에 작성됨.
일 때문에 신오쿠보 간 김에 말이죠..... 마침 월급도 들어왔겠다.
사실 예정에 전혀 없던 신오쿠보 방문이라, 치킨집 찾는 데만 해도 좀 시간을 썻습니다.
그리고 제 시간과 돈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시작부터 밑반찬이 나오는데 치킨집에 왠 밑반찬이냐고 하실 것 같지만 나온 게 오뎅볶음이랑 콩나물무침이랑 고구마맛탕. 오뎅볶음 한 입 집어먹는데 입에 짜르르 하고 울리는 게 대체 니가 몇년만이냐. 엄마가 해 준 거랑 같은 맛이었습니다. 제가 하면 조금 단단하게 만들어버리는데 그런 것도 아닌 부들부들한 오뎅볶음이요! 적당히 매운 고추와 달달한 양파까지 같이 넣어서 볶은 그거!! 와 시작부터 울 뻔함. 콩나물무침은 그냥 콩나물무침이었고 맛탕은 비슷한 거 종종 먹으니 패스.
그리고 치킨 나왔는데, 한국에서 종종 먹던 그 맛이더라고요. 크게 특색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바삭하게 잘 튀긴 닭을 양념소스에 버무린 그거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가슴살 퍽퍽한 것까지 한국이랑 똑같아요. 와 오랬만에 제대로 된 치킨이 입에 들어가니 한마리가 뚝딱이더라고요. 점원이 여기 한마리 양 많다고 했지만 점원 네년은 내 향수병과 위장의 콜라보를 너무 얕봤어. 와이셔츠에 묻는 것도 모르고 실컷 집어먹었습니다. 기름기 넘치는 속살과 아름답게 부숴지는 튀김옷의 향연, 그리고 달큰하게 빛나는 양념소스의 피날레란......
맥주까지 시켜먹어서 3천엔 돈 깨졌지만 솔직히 안 아까웠습니다. 이런 가게가 집 근처에 있었다면 재정 상황이 위험했겠지만 없어서 다행이라니 이모순은무엇인가.
......오랬만에 고향 음식 먹으니 좋네요.
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배가.... 고파졌다...
한국 방송에서도 종종 다루어 잘 알려진 도쿄 신오쿠보 거리의
또 다른 이름은 '한인타운'이군요!
그러고보면 예전에는 해외에서 '한국 음식'하면
'김치','찌개','불고기' 등과 같은 토속적인 음식들이 떠올랐다면
최근에는 유투브나 여러 방송에 힘입어
'불* 볶음면','한국식 치킨(과 맥주)','메*나','바*나 우유' 등과 같은
보다 다양한 한국산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네요.
밥 반찬들을 함께 내어주는 치킨집이라니....
한국에선 그 예를 찾기 힘든 참신한 상차림이군요!
무척 맛있게 드셨다니, 왠지모르게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기에 인생인 것입니다!'라는
케모노 프렌즈의 명대사도 생각났습니다.
비록 자주 맛보기엔 가격이 좀 부담스럽지만...
머나먼 타국에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일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때 일본의 전통 치킨이라는 '가라아게'가 국내에서
반짝 인기를 끌다가 그저그런 일본 음식으로 사그라든 적이 있는 것을 보면
'치킨'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미각에도 다소간 차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가라아게에 레몬즙을 뿌리는가가 일본에서 큰 화두라는데, 애초에 국내에선
치킨에 레몬즙을 뿌려 먹는 문화가 너무나 생소한지라....)
까놓고 말해서, 일본의 가라아게는 한국 치킨의 하위호환 같은 겁니다. 적어도 한국인 입맛에는요. 일본에서 파는 가라아게 가지고 치킨장사 하려고 하면 우선 저부터 말릴 겁니다.
다만 레몬즙 뿌려먹는 건 괜찮더라고요. 후라이드 치킨에 소금후추랑 레몬즙 섞은 거 찍어먹으면 맛있어요.
고향의 맛이란 게 좀 비싸긴 합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이 바닥에서 오래 구른 흑우인 제가 참아야죠.
코스트코에도 치킨윙 파는데 이것도 존맛임...한국에 먹은 튀긴 치킨과 비슷하다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