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등심 타다끼를 만들어 먹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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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7, 2018 00:14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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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트에선 고래고기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주 쉬운 건 아닌데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시커먼 색이여서 좀 놀랐습니다. 어릴 때 먹은 건 이 색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일단 생으로 먹어도 된다고 하네요. 등심이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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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제거를 위한 양념. 횟감으로 나온 거라 고기가 좀 앏습니다. 조금 두툼한 생선회 정도.

양념은 간장이랑 맛술이랑 마늘이랑 생강. 고기 냄새제거엔 역시 생강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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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한 고기를 겉만 살짝 굽고 얼음물에서 기름기를 뺀 다음 여분의 물기와 기름기를 털어내고 파를 대충 가위로 썰어 올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괜찮긴 한데 미묘하네요.

그야 맛이 없지는 않지만, 일본이 국제적으로 욕먹어가면서까지 고래를 잡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먹는 부위나 고래 종류의 차이일까요? 돌고래는 이루카라고 해서 따로 나오니 그건 아닌데....


일단 맛 자체는 육고기와 생선의 중간을 오가는 것 같습니다. 식감은 붉은살 생선보단 흰살생선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고요. 실제로 작업 중에 손에 배긴 냄새를 맡아봤는데,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오더군요. 제가 붉은살생선을 만지고 있는 건지 한 순간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꺼라위키에 나온 대로 양념에 재워서 냄새를 뺀 다음, 후라이팬에 굽고 얼음물에서 기름기를 빼고 고기에 남은 기름기는 키친타올로 제거해서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어본 결과....




맛이 없는 건 아닙니다. 육회 특유의 맛과 느낌도 있습니다. 냄새도 거의 다 잡았고요. 비린내도 거의 잡았고. 사실 평범한 육회나 타타키라고 치면 합격입니다.

다만 뭐랄까, 우선 특유의 석유 향? 나프탈렌 향? 아무튼 그런 특유의 향이 아주 조금 남아있습니다. 한 입 씹었을 때 우선 그게 느껴지더라고요. 나쁜 향은 아니고, 맛을 돋궈주는 향이지만 사람을 가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기름기가 있습니다. 물론 붉은살생선에 비하자면 좀 적다는 느낌입니다만, 많이 먹으니 물리더군요. 아니지, 요리할 때 쓴 기름이 그대로 들어간 걸까?


추억 보정이 세게 잡혀있던 건가,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건가.....

고기 자체는 독특하면서도 맛있는데, 기대한 만큼의 맛은 아니네요. 아니지, 기대한 만큼의 맛이라기보단.... 기대와는 다른 느낌? 역시 큼지막한 뱃살 덩어리를 사다가 수육을 만들어봐야 하나?


평범하게 맛있는 걸 찾으시면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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