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프로듀서
유년기의 끝
댓글: 4 / 조회: 599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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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9, 2018 02:28에 작성됨.
-일러두기 -
1. (이 글의 일부 이미지는 공식 이미지를 흥미 위주로 합성한 것입니다. 작성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권리 주장이나 상업적 이용을 할 의도가 없으며 문제시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절대 공식 일러스트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2. 링크된 곡은 문문의 명곡 「비행운」 입니다.
같이 감상하신다면.....어울릴까요?
창작글 없이 순전히 합성 그림에 대한 이야기라 자유판에 올려보았습니다
이 글은 '제대로 봐줘야 해? (ちゃんと見ててよ?)'의 세번째 오마케 입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여러분, Weissmann 입니다.
지난 번에 이어 계속해서 교복 연작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준비한 '제대로 봐줘야 해? (ちゃんと見ててよ?)'의 오마케 역시
슈코와 LIPPS의 멤버들이 출연한 '학원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 해 본 것이랍니다.
교복을 입은, 앙뉘(ennui/근심스러운) 시오미 슈코 !
시간을 따라 몸이 어른으로의 한 걸음 내딛는만큼
마음은 뒷걸음질치며 언제까지고 어리광을 부린다.
지난 날들은 퇴화한 기관과 같이 희미하고
다가올 미래는 거짓말처럼 온데간데 없는데
어째서 아이는 어른이 되어가고
후줄근하던 옷들은 비좁도록 줄어들어 있을까
해가 저물수록 길어지는 그림자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알 수 없는 의문들
낮도 밤도 아닌 어스름한 박명 속에서
시작되는 유년기의 끝.
지난번에는 교복의 '희망편'(?) 이라면 이번에는 '절망....'까지는 아니고
'고민편' 이랄까요.
교복을 입던 시기는 정말 이상한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엔 한도 끝도 없을 정도지만, 무엇보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시절에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시시각각 변하고
오만가지 떠오르는 생각들의 홍수 속에서 밀려오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쉴 새 없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가만히 두질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저런 역동적인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는 당연하다 생각하던게, 오히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게 한둘이 아니네요.
세대의 차이...가치관의 변화란 이런건가 봅니다.
한편으로는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감정적 침묵' 속에서 지내고 있지만
그당시에는 한번도 '침묵'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사소한 일에도 굉장히 호들갑스럽고 놀랍고 했었던 것 같네요.
확실히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절이었군요.
그만큼 마음이 때묻지 않고 순수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까요.
무사태평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을 가만히 두드려 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나츠메 소세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자신의 진로나 장래에 대해, 학업 문제나 교우관계,
기타 여러가지 남모르는 다양한 고민거리가
넘쳐나는 시기에 '학생' 시오미 슈코는 어떤 모습으로 지냈을까를 상상하며
사춘기 소녀다운, 봄을 타는 슈코의 모습을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출을 한 이후 '아이돌'이라는 길을 선택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분명 태평해보이는 슈코도 많은 고민을 했었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늦은 시간에는 쓸데없이 감수성이 샘솟는군요.
여기까지 봐 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 아래의 데레스테 공식 이미지를 직접 합성함)
[마에카와 미쿠] / 불성실한/ 고양이
[시오미 슈코] / 블루 섬머 헤븐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Childhood's end)'를 생각하셨군요!
네, 맞습니다. 사실 그 책의 제목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랍니다.
1953년에 쓰여진 오래된 작품(무려 반세기도 더 전)이지만, 처음 그 작품을 접했을 땐
인간이 '초월적인 외계인'에 의해 교화(?)되고 서서히 다른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
어쩐지 천진난만한 아이가 점점 성장하고 교육을 받으며 자라
서서히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어른이 되는 모습같아 보여서 굉장히 놀랐답니다.
작중에서 인간이 점차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변모하는 모습에
등장인물들이 고뇌하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듯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변화하는 시기, 사춘기도
익숙하던 자신의 모습(유아기)과 작별하고 점차
자신도 모르던 새로운 자신의 모습(성인기)이 되어가는 시절인만큼
때론 나 자신도 내가 낯설고, 마음에 들지 않고, 여러 복잡한 고민들이 많은 시기인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네요.
모든 사람이 언젠가 한 번은 지나가게 되는 '어른으로 가는 문'.
그 문 앞에 선 다 자란 아이, 덜 자란 어른의 심정을 담아보고 싶었답니다.
예리한 안목을 가지신 프로듀서님 덕분에
다시한번 그 명작(유년기의 끝)이 읽고 싶어졌네요!
좋은 글은 언제 읽어도 새로운 감동을 줍니다.
핵심을 담은 굵고 짧은 멋진 감상, 감사합니다!
소설 '유년기의 끝'은 결국 인류가 멸망하고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결말을 가지고 있죠!
인간의 입장으로 보면 스스로 자멸(...)을 택한 길이니
어떻게 보면 인류가 선택한 디스토피아적 결말이지요. (외계세력의 정복 승리가 아닌 문화승리?)
인간이 다른 존재로 변모해버린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말에 저도 처음엔 조금
어안이 벙벙했었지만, 이내 생각해보니 다르게 살펴보면 유토피아적 결말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았네요.
작중에 등장하는 오버로드...라는 악마(와 닮은 외계인)들이
인류에게 보인 태도는 침공자의 압제...라기보다는
말그대로 덜 자란 아이를 가르치고 훈육하는, 성숙한 존재들의 모습이 두드러졌었죠.
(물론 이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작중뿐 아리나 독자들 사이서도 시각이 엇갈리지만요)
지금의 인류보다 월등히 나은...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은 분명 거부감이 들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결국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것과 같은 섭리라면
인간이 그렇게 변화하는 것도 아주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라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유년기의 끝이라는 제목이 가지는 의미도 그렇게 두렵고 무서운 의미는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답니다.
합성작 '유년기의 끝'을 만들면서 학생 시대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그 때는 영원히 아이일 것만 같고, 어른이 되어봤자 별 볼일 없을것 같아서 변화를 무서워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도 그대로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가장 두렵게 생각되네요.
아이가 영원히 아이인채로 남아버리고, 인류가 영원히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며 살아간다면....
그 다음에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 더 나은 존재가 되어 만들고 마주할 가슴벅찬 나날들을 볼 수 없다면.....그것도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까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또 다시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를 꿈꾸고, 그렇게 되어있겠죠.
그것이 외계인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질 일....이든
혹은 스스로 고민하고 번뇌하며 몸과 마음을 키우며 일어날 일이든
분명 아주 멋진, 새로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기, 유년기의 끝.
한 없이 어리고 가벼우면서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을
다시 생각해보았네요.
SF 작품에 프로듀서님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니,
언젠가는 또 SF 소설의 이름을 따서 합성작을 또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중이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