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마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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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9, 2018 14:32에 작성됨.

블랙팬서를 봤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역대 최악입니다. 영화가 마치 횡설수설 갈피를 못 잡고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어벤져스 4 이전에 급히 붙인 영화 아닐까싶군요.






이하는 개인적 서평은 스포가 가득하고 영화를 보지않았다면 이헤가 어려운 내용입니다. 뒤로가기 찬스 쓰세요







빌런과 히어로의 대립구도 자체에 문제가 많습니다. 빌런이 블랙팬서에게 왕위 계승을 위한 결투를 요구하고 왕위를 가는 것, 그리고 그가 왜 빌런이 되었는가. 이 모든 것은 정당한 명분이 있습니다. 더욱이 빌런의 반전이자 그 명분은 와칸다라는 국가의 그림자 그 자체이기도 하죠. 


블랙 팬서는 여기서 난관에 봉착합니다. 빌런은 타도해야하고 왕위도 다시 주인공에게 돌아가야하지만 빌런을 무작정 부정하거나 폭력으로서 제거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겨야할 대상이죠. 그리고 이 영화는 여기서 철처하게 실패합니다. 주인공에게 왕위를 돌려줘야한다고 목표는 설정했지만 그것을 위한 영웅으로서의 정당하고 논리적인 대의는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단 논리를 세워보려고 뭐라고하긴하는데 아귀가 안 맞습니다.


주인공이 진실을 알고 왕위를 다시 가져가겠노라며 선조의 영앞에소 하는 대사는 영화의 모순과 한계를 철처히 드러냅니다.

 

자신의 적이 왕좌에 있는 한 자신은 쉴수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전대 왕들을 비판하죠.

와칸다의 폐쇄주의를 위해 친동생을 죽인 왕, 그걸 은폐하고 버린 왕이자 아버지, 그 아이도 버리고 함구한 와칸다. 이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며 비판합니다. 맞는 말이죠. 


이제 그러니 자신이 왕위에 올라 바로잡겠다고합니다.


근데 이게 극장에서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마치 왕위는 올라야겠지만 그럴싸한 명분을 생각하지못해 그자리에서 횡설수설 만드는 기분입니다. 왕위에 올라서 바꾼다. 하지만 어떻게 바꿀 것인가? 분명 피해자이기도한 빌런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구체적 비전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왕위는 내꺼! 이 소리만 계속하죠.


마지막 전투 후 대화에서도 비전이고 명분이고 다 집어치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다갑니다.


그리고 영화는 와칸다의 근본적 문제를 고치지도 못합니다. 뭐냐고요? '힘(결투)를 통한 왕위계승'입니다. 문제의 근본은 이거에요. 근본적으로 왕은 전사 아닙니다. 반드시 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종대왕님이 직접 말타고 가서 4군 6진 개척하신건 아니죠. 엘리자베스 1세가 배 타고 가서 아르마다 다 조진게 아니고요. 심지어는 영화도 그걸 압니다. 블랙팬서가 왕위를 계승하고 부산에 직접 가겠다고 할 때, 원로가 말합니다. '우리에겐 전사가 아니라 왕이 필요하다.'

근데 니들 계승방식이 안 그래...


왕에게 중요한 건 지혜와 카리스마입니다. 사실 이런 계승 방식이 아니었다면 막장 제국주의 마인드를 가진 빌런을 왕으로 섬겨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와칸다에서는 정당한 법률에 의한 것일지라도 왕을 1:1로 패죽였으니까 내가 왕 ㅇㅇ 이러는 건 정말 국가지도자 선출방식으로는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 덕에 와칸다는 내전까지 이어졌지요. 작중에서 빌런을 왕으로 모시게 된 이유도 이거고 사실상 운이 억세게 좋아서 주인공이 다시 복귀하게 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빌런에게 복종하지않는 단 4명은 주인공이 정말 죽은 줄 알았고 다른 부족장에게 갔으니까요. 근데 운 좋게 걔들이 주인공을 주워서 숨만 붙여놨을 뿐이고...


그리고 이제 왕위 계승도 박살났습니다. 왕에게 블랙팬서의 힘을 주는 허브는 빌런이 싸그리 몽땅 태웠거든요. 하...


와칸다가 21세기까지 억세게 운이 좋았나 봅니다. 이런 막장 왕위 계승법을 가지고도 잘도 살고있다니.

와칸다의 기술력은 지구의 아스가르드 그 자체입니다. 전쟁 하려고했으면 지구권 다 쌈싸먹었을듯


그리고 저는 음바쿠도 매우 맘에 안 듭니다. 영화가 얘를 캐릭터로 쓰는 게 아니라 도구로 쓰거든요.


음바쿠는 언행만 보면 흔히 말하는 아싸기질에 츤데레 상남자입니다. 근데 이걸로 커버가 안 되요.음바쿠는 작중에서 패배하고 죽기 직전의 주인공을 찾아 몰래 보관하고 있었으며, 마지막 전투에서는 부족을 이끌고 주인공을 도와줍니다. 그것도 아주 기가 막히게 주인공이 수적 열세, 포위에 몰리니까 오드라.


음바쿠가 주인공을 살려준건 처음 결투에서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네요.


근데 왜 마지막 전투에서 다 이긴 밥상에 숟갈 놓는 것도 아니고 위험에 빠진 주인공 돕겠다고 부족 다 끌고오는데?


음바쿠는 와칸다를 이루는 5개 부족 중 한 부족의 족장입니다. 그는 개방주의자고 그를 포함한 부족 전체는 대대로 산에 은거하며 주류 세력에 반대하죠. 그는 주인공을 왕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며 도전 까지합니다. 그럼 그러니까 그런 애가 왜! 도대체 부족 다 끌고와서 지는 싸움에 지는 쪽 도와주냐고!!! 빌런도 개방주의자인데!(방향성은 좀 다르지만)


그러니까 얘는....약간의 개그, 주인공의 위기해결용 셔틀. 딱 이정도 가치만 있지 행동동기나 개연성은 1도 없습니다. 그냥 영화가 얘를 도구로 쓰고 버렸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벤져스 4를 앞두고 저는 여기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는 이 러닝타임 내내, 와칸다는 X나 잘났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쳐댑니다. 그리고 철처한 폐쇄국가는 기술과 자원을 공유하는 개방 국가가 되죠. 


우리는 어벤져스 4의 트레일러와 타노스를 보며 긴장합니다. 이길 수 없을 것 같다고. 저는 여기서 예감합니다. 제작사가 타노스랑 그래도 좀 싸워보라고 와칸다라는 치트키를 붙였구나. 뭐 이런 제 개인적 생각이니까요


결국 블랙팬서는 멋진 빌런을 만드려고 명분이란 명분은 다 몰아줘놓고 히어로의 대의와 논리를 얄팍하게 쌓아 놓은 상태에서 히어로가 빌런을 이기긴해야하니 일단 이겨버리는.

그런 횡설수설함 뿐인 영화입니다.


덧붙여서 cg티도 좀 심하고요.


멋지고 볼만하고 재미는 있지만 네러티브 적으로는 하~~~나도 해소되는 것 없이 의아하기만 영화, 블랙팬서! 단언컨대 마블 최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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