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는 학창 시절

댓글: 3 / 조회: 474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1-22, 2018 17:01에 작성됨.

저녁 먹고 야자 하기 전에 남는 시간.

운동장에서 공 차는 애들도 있고, 반에서 노는 애들도 있었죠.

 

저는 반에 남아 노는 파였는데, 제가 야자 하는 반에 덕후가 하나 있었습니다.

평범한 덕후도 아니고 굉장히 당당한, 당당하다 못해 미친 거 아닌가 싶은 놈이었죠.

이 놈은 학교 컴퓨터랑 TV로 대놓고 애니메이션을 봤거든요.

 

점심 저녁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반은커녕 복도에도 안 돌아다니셔서 가능했던 짓.

모노가타리 시리즈 보더라고요. 제가 모노가타리 안 봐서 처음엔 무슨 작품인지 몰랐다가 좀 나중에 알았습니다.

애니메이션 말고도 동방 같은 게임도 했는데, 심지어 콘솔 게임기를 가져와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노가타리 시리즈가 굉장히 기묘하고,

또 수위 높은 장면들도 많아서 저는 처음에 컬처쇼크를 좀 느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옷은 왜 벗는 거야, 대체......

 

뭐 이 정도로 미친 놈이냐고요? 미친 거 맞습니다. 이 놈 요스가노소라도 봤습니다.

 

네, 그거요. 본 적은 없어도 한 번 쯤 들어는 봤을 작품. 여수 가는 그거.

학교 컴퓨터로, 심지어 수업 시간에 쓰는 TV로 틀어서 대놓고 봤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무슨 일상물인가? 하고 가만히 봤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굉장히 노골적이고, 저의 상식을 깨부수는 장면이 (현관합체는 아닙니다) 나오더군요.

딴 건 몰라도 이건 걸리면 끝장이다, 공범으로도 몰려선 안 된다는 생각에 교실을 나왔습니다.

꽤 나중에서야 그것이 요스가노소라이며, 원래부터 그런 작품이라는 걸 알았죠.

 

교실 컴퓨터야 뭐, 컴퓨터 담당이 열어만 준다면 애들 놀이 거리로 유용한 거야 당연한데......

게임하거나 뮤비 틀어 보는 애들은 봤어도 저런 걸 보는 녀석은;;;;;;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이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미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