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프로듀서
여우비(狐の嫁取り雨)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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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5, 2018 03:41에 작성됨.
-일러두기 -
1. (이 글의 일부 이미지는 공식 이미지를 흥미 위주로 합성한 것입니다. 작성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권리 주장이나 상업적 이용을 할 의도가 없으며 문제시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절대 공식 일러스트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2. (이 글에는 캐릭터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습니다. 자의적인 해석을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께 미리 사과드립니다. )
3. 링크된 곡은 이선희 씨의 명곡 '여우비' 입니다.
같이 감상하시면서 읽으신다면 어울릴....까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한 어느 봄 날.
웨딩 브로마이드 촬영일을 맡은 슈코와 프로듀서는
오랜만에 교토로 로케이션 촬영을 나섰다.
도쿄의 수 많은 스튜디오를 뒤로하고 굳이 신칸센을 타고 교토까지 간 까닭은
순전히 '신데렐라 걸'의 귀여운 고집 때문이었다.
"아무리 촬영이라지만, 확실히 '혼례복'을 입긴 입는 거잖아?
진짜는 아니더라도, 이번 일만큼은 '그 곳'에서 하고 싶어."
'그 곳'이라 에둘러 표현하는 것을 보니,
아직 슈코는 친가가 낯설고 어려운 모양이다.
당차게 집을 뛰쳐 나온지 어느덧 7년.
부모님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안고 시작한 아이돌 생활 동안
프로덕션 사무소가 친가보다 더 집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아이돌로서의 입지를 굳힌 이후로
소식이 뜸했던 조금씩 부모님과의 관계 개선이 시작되고 있는 지금,
그녀는 이번 일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걸까.
당신들의 딸이 이렇게 자랑스럽게 자랐다는 것을,
당신들의 딸로 태어나 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하아....여긴 언제와도 기분이 참 복잡해진단 말야. 우리 집이지만..."
"태연하게 야츠하시 우물거리며 하는 말 그거냐....."
"그치만, 프로듀서씨도 알잖아? 우리집 화과자 맛은 교토 최고라는 거."
"네이, 네이. 아무튼 원하는 대로 여기까지 왔으니까....이번엔 도망치면 안된다? "
"슈코도 이제 신데렐라 걸이라고? 그 정돈 나도 알고 있으니까 걱정마. 그리고...."
"그리고.......?"
"............이젠 나 혼자가 아니니까."
달콤한 팥 냄새가 은은한 가운데 둘 사이의 정적 속에 흐르는 다소 어색한 시간.
마주본 둘의 눈동자 속에 서로가 비쳐졌다
슈코는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그래 여기였어. 당신을 처음 만난 곳.
이곳이 나에겐 어떤 의미의 장소인지.....당신은 알고 있을까?
"시오미씨........그건 또 무슨...."
"자아-, 야츠하시도 다 먹었고! 그럼 옷 갈아입으러 가볼게. 이따 봐 프로듀서!"
"어....어이 잠..."
부끄러움을 감추려 일부러 말을 끊고 슈코는 촬영팀 쪽으로 달려간다.
머리를 긁적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프로듀서의 뒤로
집안의 가장인 화과자 장인은 말 없이 둘을 바라보다가 작업실로 사라졌다.
슈코의 드레스는 새하얀 백무구(白無垢).
전통과 미모의 교온나에게 더할나위 없이 어울리는 혼례복이다.
계획 초기에 프로듀서는 다른 아이돌들처럼 웨딩드레스의 편이 낫지 않냐고 했지만
슈코는 한사코 전통 혼례복을 고집했다. 웨딩드레스가 딱히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교토 사람이라면 교토 사람 답게, 화(和)의 마음을 담아.....
제대로 '그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아, 좋습니다. 계속 찍을게요!"
한창 촬영이 진행되는 와중에 프로듀서는 슈코의 상대역이 되어야 했다.
신부 혼자서 외롭게 앉아있으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댄 슈코뿐만이 아니라
말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딸의 '일'을 지켜보는 '화과자 장인'의 시선이 유달리 신경쓰였던 탓도 있었다.
"있잖아 시오미씨, 그....아버님이 원래 아이돌 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던가?"
"응? 아아.....신데렐라 걸이 되고난 이후로 부모님께서도 딸의 진로를 어느 정도는 인정해주신 모양이야."
"헤에....그런데 이건....."
"이건....아버지가 특별히 촬영을 위해 내어주신 과자야. 와산본(和三盆/고급 일본 설탕)을 사용한 히가시(干菓子/일본 다식)라고?"
"모양이.....새우(海老) 모양인걸?"
"아.....그건....."
얼굴을 붉히는 슈코는 잠시 눈을 돌려 화과자 장인을 바라보았다.
엄한 얼굴에 잠시 윙크의 눈짓이 나타났던걸까.
화과자 장인은 멋쩍은 얼굴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갑자기 그러면......부끄럽잖아.....바보 아버지!'
영문도 모른 채 상기된 슈코의 얼굴을 바라보는 프로듀서는
'특제 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경쾌하게 바스라지는 설탕 과자를 따라 입안 가득 퍼지는 벚꽃 향기
화과자 특유의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단맛이 계절의 풍미를 돋운다.
"아버님이 주신 과자 정말 맛있어....! 좋은 아버지를 두었구나 시오미씨는...."
"....응.....으응...."
".....뭐야? 긴장한거야? 천하의 신데렐라 걸이? 자자, 차라도 마시면서 긴장 풀어."
찻잔을 건네는 둘의 손이 잠시 맞닿은 순간,
슈코는 손을 거두려다 말고 결심한듯 프로듀서의 손을 맞잡았다.
따뜻한 찻잔의 온기와 함께 전해지는 체온.
"뭐....뭐야....시오미씨...?"
"있지 프로듀서...."
"응?"
"........항상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어? 응. 나도 잘 부탁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는 신부 앞에
프로듀서도 왠지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덕분에 프로듀서는 상기된 슈코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뜰에는 봄꽃들이 피고
혼례복을 입은 새하얀 소녀에게서는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촬영이 순조롭게 계속되는 와중에 한 차례 봄바람이 불어
벚꽃잎을 흩뿌린다.
"허허.....오늘은 여우비(狐の嫁取り雨)가 오려나?"
비록 일때문이지만 장성한 딸의 '혼례 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던 화과자 장인의 얼굴에도
비로소 웃음꽃이 피기 시작한다.
마침내 완연한 봄이 왔다.
(이미지 출처 - 아래의 데레스테 공식 이미지를 직접 합성함)
[도묘지 카린] / 고도의 신부
[시오미 슈코] / 괴이한 교토 소녀
(후기)
간단한 이미지 합성에서 시작한 것이 어쩌다 보니 되지도 않는 단편을 쓰고 말았습니다.
단순히 '시로무쿠를 입은 슈코가 보고싶다.'는 생각에 이런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를 쓰게되어 저도 얼떨떨하네요...
슈코......무서운 아이!
자신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프로듀서에게 고마움과 묘한 감정을 느끼는 와중에
직업정신이 투철한 프로듀서는 그야말로 둔감왕에 철벽....이란 그런 설정입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연애물을 싫어하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를.....)
슈코의 아버지가 '벚꽃맛이 나는 새우 모양 설탕 과자'를 만들어 준 까닭은...
일본에서는 새우가 해로(海老)라 하여, 발음이 유사한
결혼의 백년 해로(偕老/함께 살아감)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슈코의 시로무쿠를 보았으니 여한이 없습니다.
혼례옷을 제공해준 어여쁜 아이돌, 도묘지 카린에게도 감사를....
(이미지 수정이 불쾌하신 분들께는 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단편 글은 창작이지만...
독자적인 창작이 아닌 이미지 합성이 있어서 창작판에 넣기 애매하여
부득이하게 자유판에 글을 썼네요....
자유판에 맞는 성격의 글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야 할까요?
혹시 옮겨야 한다면 알려주세요.
슈코가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잠결에 쓴 이 비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 우상춘추 목록)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2205
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활약이 눈부십니다ㅋㅋㅋㅋㅋㅋ
좋네요 좋아 사랑스러워 짜릿해
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는 의외로 부끄럼을 많이 타는 면모를 가졌지 않았을까?......라는 갭 모에를 망상하며
슈코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구체적으로 부모님과 완전히 화해를 했다거나,
고향과 친가에 대한 불편함이 없어졌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생각에...마음대로 써봤는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딸을 내친 슈코의 부모님(특히 아버지)에 대해서는 뭔가...
사실 자식에 대한 애정은 많지만 전통과 장인정신에 얽매여 엄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분들....이라 상상해봤습니다.
사춘기 무렵,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집을 나가버린 딸과....그런 딸을 지켜주고 보살펴주며 일본 최고의 아이돌로 만들어준 프로듀서....
두 사람을 보는 못난(?) 아버지의 마음이란........정말 복잡할거 같군요.
..............시로무쿠 슈코를 봤으니 다음은.....제복(制服/일본 교복)을 입은 학생 시대의 슈코가 보고 싶네요.
언젠가 또 다시....의욕에 불타오르면....주섬 주섬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럼, 도우모 요로슈~코! どうも よろしゅうこ!
특히 [제대로 '그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을 기점으로 확실히 달달해지네요.
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창작소재나 단편에 대한 글은 창작 이야기판에 올리는 걸 권해드립니다.
글을 쓰면서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기란 참 어렵구나....라고 느겼답니다.
특히나 상대가 둔감하거나 엄격하다면....더욱 어렵겠군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례복을 입고 (일 때문이지만) 결혼 사진을 찍는 딸의
고압적인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둔탱이 프로듀서에 대한 은근한 마음 모두 제대로 전해졌기를......(그나마 아버지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네요.)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짝사랑과 같은 플롯인데도 달달하게 느껴지는 건.....
화과자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와산본의 맛이 큰 공을 세웠군요 ! (최고의 플레이는 역시 아버님 !?)
아무튼 처음 써본 러브레터와 같은 연애 단편이라 부족함이 많은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니 저도 정말 기쁘답니다.
다음에 또 창작 의욕이 샘솟는다면 권해주신 '창작 이야기판'을 적극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친절한 조언과 정성스러운 감상 모두 감사합니다!
아버님 나이스 어시스트!...라기엔 골이 안 들어갔군요...
처음엔 뭐가 합성인가 싶다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ㅎㅎ
(글 내용이 창작판의 기준만 넘는다면 창작판에 가도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버님의 회심의 중거리 슈팅 ! ....이었지만
직업정신 투철한 철벽 프로듀서는 의외로 거미손이었습니다(?)
참고로....아이돌 마스터는 암묵적으로 사자에상 시공(サザエさん時空/나이를 먹지 않는 세계관)인지라
공식 슈코는 영원한 18세(!)이지만, 본 글의 슈코는 신데마스가 시작된 2011년을 기준으로
실시간으로 7년이 흐른 24세 무렵의 슈코를 상상하며 써보았답니다. (그렇게 따지면 신데걸 등극은 21~22세 무렵일까요?)
데레스테 세계관의 정점에 도달한 후 슈코는 무엇을 하게 될까....앞으로 부모님이나 프로듀서와 팬들과 어떤 관계를 꾸려갈까...
이런 저런 자의적인 설정들이 가득한 와중에 혼인 적령기(?)의 소녀의 봄빛과 같은 아름다움.....이 잘드러났는지 모르겠네요.
아, 그리고 조언을 통해서 창작판의 기준에 맞게 올렸답니다. (합성 이미지를 제외해야 하더군요.)
부족한 실력에 어색한 점이 많은 합성 이미지 이지만, 자연스럽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즐거운 소재들로 글을 구상해서 써보고 싶네요.
따듯한 조언과 즐거운 감상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