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이야기가 우짜다가 나와버렸기에 대학 들어와서 처음 한 축제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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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5, 2016 00:25에 작성됨.

저희 대학에선 축제 때 과마다 주막을 만드는데 이틀을 운영했습니다.

4개팀으로 첫날 저녁. 첫날 심야. 둘째날 저녁. 둘째날 심야로 편성을 했길래 '빨리 끝내고 놀아야지!' 하고 첫 날 저녁조를 선택했는데. 그게 역으로 재앙이 되어버렸습니다.

첫 날과 둘째날의 저녁팀은 일단 재료를 잔뜩 손질해놓아야 합니다. 소시지야채볶음과 고추장 불고기 쪽이 제 담당이었죠. 굽고 볶는.

심야팀은 그걸 그냥 손질해둔 걸 요리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죠.

소시지 한바가지 썰어두랴. 빼-쁘리까아아아~ 같은 야채 썰어두랴. 불고기용 얼린 고기 썰어두랴...... 손목이 날아가는 줄 알았죠.

그런데 예상보다 재료가 빨리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뭐 소시지야채볶음은 굴소스가 없으면 간장 비중을 높여서 짭짤함으로 덮던지. 케찹 비중을 높이던지 티가 잘 안 납니다. 적당히 땜빵을 할 수 있죠. 뭐 일단은  굴소스와는 다르지만 열핏 특유의 향이 있는 불고기양념을 좀 섞어서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고추장불고기의 고기도 미리 썰어 놓은 것이 다 떨어져 녹아버린 걸 썰어낸다고 고생을 한 것 부터 시작해서 하다하다 매운맛 불고기 양념이 떨어져버리는 사태가 발생. 웰컴 투 헬!

그 때 주막 요리팀들이 일대 패닉에 빠졌을 때 왜 사다놓았는지 영문 모를 고추장이 보이기에 고추장+맵지 않은 불고기양념+참기름+설탕으로 양념 급조......

하다하다 그것마저 떨어져서 간장+설탕+빻은 마늘으로 안 매운 불고기양념 급조까지...... 아이고......

하필 교대 직전에 벌어진 일들을 이렇게 수습해놓은 덕에 새벽까지 요리뿐만 아니라 양념까지 만들고... 결국 둘째날 새벽까지 한 순간도 못 빠지다시피 하고 풀타임으로 뛴 유일한 요리 담당이 되었죠...... 정말 새벽까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틀 내내...

다행히 평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요......

그런데 다시 하라면 기쁘게 할 거 같네요. 왜일까요. 유키호나 하루카 같은 애들이 찾아올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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