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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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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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해보니 겨울에 계곡 데려와서 목욕을 시킬 리가 없지 미쳤다고
오늘은 가족(4인)과 함께 선자령(仙子嶺)에 잠깐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국사성황당까지 차를 타고 가서 거기서부터 올라가는 식으로.
사실 선자령 자체는 몇 번 등산한다고 와 본 적이 있어서 익숙하기도 하고, 그래서 별로 어렵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아서 솔직히 방심했습니다. 눈? 좀 쌓여서 얼어봤자지. 어차피 영동권은 눈이 많이 오지도 않았고 이 날씨면 다 녹아있겠지.
사실 길은 거진 다 녹아있었습니다. 정상 근처에 빙판이 좀 남아있긴 했지만 아이젠 없이도 가뿐히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요.
녹아있었죠.
그렇습니다 녹아내린 눈이 흙길에 스며들어 질척한 늪지마냥 신발에 머드가 쩍쩍 달라붙는 난코스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흙에 덮인 빙판이 지뢰마냥 사냥감을 기다리다 부주의하게 발을 옮긴 멍청한 등산객을 진흙탕 위로 자빠트리질 않나, 무심코 밟은 땅이 무너지면서 얼어붙은 공동이 나타나질 않나, 진흙탕 속에서 얼음인 줄 알고 밟은 땅이 살얼음만 좀 낀 진흙탕이질 않나, 좀 단단한 땅이 나온다 싶더니 신발에 달라붙은 진흙이 미끌거리질 않나.....
차라리 꽝꽝 얼어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미친. 중간에 황토흙도 보이던 게 선녀 자식새끼들 머드목욕 시키면 딱이긴 하겠습니다.
그래도 정상 근처에는 이런 멋진 풍차들도 있고
정상에서부터 내려가는 길은 숲길 약간을 제외하면 거의 다 멋진 풀밭입니다
맑은 초여름이나 초가을에 오면, 알프스에 왔다고 착각이 들 정도로요.
코로나 시국이고 날씨도 추워서 요즘 운동량이 줄어든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 보고 있는 회원님 이야기일 겁니다.
가끔씩이라도 좋으니, 이렇게 날잡고 등산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평소에 부족했던 유산소 실컷 했습니다. 다리에 힘주고 걷느라 하반신 운동까지 한 건 예상외지만.
아 마스크는 다 썼습니다. 안쓰면 콧구멍이 추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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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설 연휴의 마지막을 가족분들과 함께
뜻 깊고도 알차게 보내셨군요.
초봄 대관령 선자령의 멋진 경치...!
아직 녹지 않은 정상의 새하얀 눈들과 황토빛 진흙이 묻은
무채색의 겨울 풍경이 어우러져 멋진 장관을 이루네요.
겨울뿐 아니라 봄이나 여름 혹은 가을에도
색다른 매력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COVID-19로 인해 일상이 제약을 받는 가운데
언제 어디서 무섭게 질병이 창궐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몸도 마음도 어딘가로 선뜻 나서기가 힘들어졌네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나중에 가야지...라며 미루다보니
정말 가고 싶을 때에 가지 못하게 된 곳은 많았지만
여행에 목마른 이런 시국일 수록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러고보면...강원도 역시
저에겐 그런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장소'들이 많은 장소랍니다.
'대목장'하면 생각나는 대관령 목장에서 뛰노는 양떼들을 보면서
'양을 쫓는 모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바다'를 좋아하기에 멋진 바다가 펼쳐진 '안목 해변'의 카페 거리에서
'해변의 카프카'와 함께 커피를 맛보고 싶기도 하고
눈앞에 펼쳐진 '태백산맥' 험산준령들의
마치 대하소설과 같은 같은 장관에 감탄하면서도
화마에 삼켜져 잃어버린 관동팔경의 일부,
낙산사를 추억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학생 시대 때...수학여행 차원에서 방문한 낙산사는 그 직전 발생한 대화재로 소실되어
바다 쪽의 의상대와 일부 건물만 남기고 완전히 재와 먼지가 되어있어 큰 충격을 받았었네요...
지금은 재건되었지만 사실상 예전의 문화적 가치를 대다수 잃어버리고 말았군요.)
산과 바다...호수와 동굴이 골고루 갖춰진 멋진 강원도의 힘.
COVID-19가 해결되어 예전처럼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세상이 돌아온다면
강원도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코로나 끝나면 한 번 강원도로 놀러와주세요. 관광수익 폭증 지역경제 활성화 가즈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