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에 막장이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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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18 16:27에 작성됨.

이건 단순히 드라마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연예계 구조 자체의 문제로 봐야합니다.

한국 연예계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로 가거든요.

 

탑급 연예인들이 작품 하나 하는데 몇 억씩도 받는데 비해

무늬만 연예인이고 오랜 기간 엑스트라만 하는 무명들이 엄청 나게 많아요.

무명 생활 딛고 일어나 빛을 보는 사람들이 대체 얼마나 있겠습니까?

 

이게 어떤 점이 문제이냐 하면 저 탑급 배우들에게 가는 개런티가 제작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사람 하나 섭외하는데 가진 돈 다 썼으니 촬영이나 연출에 쓸 돈이 부족하게 되고,

어떻게든 사람들이 보게 하려고 막장이라 불리는 자극적인 스토리가 나오죠.

발연기 논란에도 아이돌 배우를 쓰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돌 배우가 발연기는 아닙니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아야 광고가 들어오고 돈을 벌 수 있거든요.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 만큼 쉽게 시청률을 올리는 방법도 없어요.

프로듀서들이 담당돌 이벤트 나오면 달리듯이 팬들이 어느 정도 시청률 커버 해주거든요.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쪽대본 특집'이라는 걸 한 적이 있는데, 그 특집 내용이 모든 걸 설명해 줍니다.

이름대로 무도 멤버들이 드라마 쪽대본에 도전(대본부터 연기까지 전부 알아서)한다는 내용인데,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없으니 멤버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아내의 유혹급 막장 스토리를 만들어 갑니다.

저도 예전에 볼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만한 블랙 코미디가 없어요.

 

당연히 막장 스토리는 순간의 자극적인 재미는 줄 수 있을지 모르나 (흔히 말하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드라마의 질적인 저하를 일으키기에 절대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그 결과물들이 지금도 지상파 방송에서 저녁 시간만 되면 우르르 나와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지상파보단 차라리 케이블 드라마가 훨씬 재밌습니다.

최근에만 해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왔고, 화제를 일으킨 '도깨비', '미생'도 케이블 드라마고.

심지어 지상파에서도 못 해내 성공적인 시리즈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도 있죠.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주연들이 탑급 배우가 아니라는데 있는데,

케이블은 애초에 돈이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이 유명세가 떨어지는 배우들을 쓰되 스토리에 치중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단, 여기서 도깨비는 제외. 여긴 주연들이 죄다 유명인들이죠. 대신에 드라마 곳곳에 PPL로 떡칠이 되어있습니다.

 

영화 쪽도 당연히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드라마와 달리 돈과 시간을 내서 봐야 하는 만큼 사람들 관심 끌기

즉, 어떤 배우를 쓰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티켓 파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폭망한 영화 리얼이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 있던 이유가 바로 김수연 때문일 정도니.

 

살짝 다른 예시로 600만 돌파한 1987의 경우 원래 정권 탄압으로 제작비가 매우 부족해 독립 영화로 내려 했으나,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참여하면서 배우 이름으로 투자를 받아 찍을 수 있었다고 하죠.

 

그래도 우리나라 영화가 대단한 점은 해마다 1000만 영화가 한 두 편은 꼭 나온다는 거.

인구 수 5000만인 나라에서 이건 정말 굉장한 겁니다.

 

뭐, 결론을 말하자면 드라마든 영화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한 것 말고도 찾아보면 썩어 문드러진 곳이 우수수 나오겠죠. 연예계가 그런 곳이니.

당연히 비판 받아 마땅한 일들이지만 저는 그래도 희망이 없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제가 이쪽을 목표하는 입장에서 희망이 없으면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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