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올리고 나니 갑자기 떠오르는 낚시 이야기

댓글: 6 / 조회: 515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8-10, 2016 17:19에 작성됨.

아까 올린 소설 댓글에 해산물이랑 낚시와는 인연이 없다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바닷가 출신이라 이런 건 상식 선에서 알고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맹점이었군요. 생각해보니 수영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

 

그런고로 제 주관적 경험이 가득 들어간 갯바위&방파제 낚시 이야기입니다. 낚싯배는 아니에요. 그리고 동해안 기준입니다.

 

우선 무난하게 잡히는 게 놀래미랑 쥐노래미. 보통 횟집에서 놀래미회라고 하면 쥐노래미를 씁니다. 놀래미는 횟집에서 거의 취급 안한다는 느낌. 회 맛은 쥐노래미 쪽이 좀 더 위인데, 놀래미도 나쁘지 않습니다. 뼈째 썰어먹으면 괜찮아요. 다만 기생충의 숙주이기 때문에 살아있을 때 내장을 제거하지 않았다면 회보단 탕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럭도 상당히 무난히 잡히죠. 물론 연안 갯바위에서 잡는 놈이니까 씨알이 굵지는 않은데, 탕 끓이고 뼈째 회쳐먹기엔 충분한 정도입니다. 그리고 평균 씨알이 놀래미보다 굵어서 살만 떠도 됩니다. 양식으로도 많이 나오는 맛있는 물고기.

가자미는 가자미라는 이름보단 도다리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더라고요. 아마 누군가의 작품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 가 아니라, 그 납작한 놈 맞습니다. 좌도우광이 머리 쪽으로 봐서 좌도우광인지 꼬리에서 좌도우광인지는 영원한 떡밥입니다. 참고로 양식으로 많이 나오고 클수록 맛이 압도적으로 좋아집니다. 자연산 큰 놈은 0이 하나 더 붙죠. 작은 놈들은 구이나 조림으로 많이 쓰이는 편입니다. 강원도 향토음식으론 가자미식해라는 것도 있고요. 참고로 갯바위 낚시론 의외로 잘 안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놀래미가 압도적이더라고요.

 

여기까진 계절 안 가리는 놈들이고, 도미류는 계절을 타더라고요.

 

감성돔이랑 벵에돔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할려나? 솔직히 참돔보단 이놈들이 맛있습니다. 맛이 진짜 죽이죠. 전 감성돔은 좀 낚았는데 뱅에돔은 잘 못 낚겠더라고요. 그리고 친척뻘인 긴고리벵에돔도. 까놓고 말해서 위쪽의 자리돔이 제 목표였습니다. 구우면 맛있어요. 그리고 벵에돔은 도미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 최종보스는 돌돔님. 귀하신 분입니다. 양식산도 무지막지하게 비싸지만, 큼지막한 자연산 돌돔은 ]싯가[ 낚은 적은 없는데, 옆에서 낚아올린 사람은 봤습니다. 그 땐 그게 그리 귀한 놈인 줄 몰랐지..... 나중에 알고봤더니 미끼로 성게나 오분자기, 럭셔리해지면 전복을 쓰는 귀하신 몸이었습니다.

 

동해에서 계절 타는 물고기라 하면 숭어를 빼놓을 수 없죠. 저 같은 경우엔 주로 훌치기를 써서 잡았습니다. 훌치기가 잘 올라올 땐 잘 잡히는데 안 잡힐 땐 진짜 안 잡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평범한 낚시가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참고로 숭어와 비슷하게 생긴 황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맛없습니다. 특히 회는. 그래도 구워먹으면 맛있습니다. 동해에서 낚시하다 보면 종종 보실 거에요. 잉어과인데 상당히 큰 물고기입니다.

 

그리고 계절을 탄다고 해야 하나.... 시즌을 탄다고 해야 하나... 하는 학꽁치랑 임연수어. 나올 땐 넣으면 나오는 수준인데 안 나올 땐 안 보이죠. 한 해는 안 나오고 또 한 해는 대박인 그런 물고기입니다. 참고로 학꽁치는 회로 먹고 임연수어는 구워먹어야 합니다. 임연수어 회? 모르는 아이네요. 아, 껍질만 유비끼 해버리면 맛있을려나?

......망상어는 뭐, 아빠엄마 손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겨울철에 실컷 잡아가죠. 저도 많이 잡았고. 맛도 그런대로 괜찮고. 다만 애들이 난태생이라서, 낚아올린 물고기가 암컷인 경우엔, 배애서 핏덩어리 같은 새끼들을 '싸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진짜로요. 설사하듯이 싸더라고요.

그리고 뭐 고등어나 전어(전어 맞나?)가 여름인지 가을인지에 낚시로 올라옵니다. 고등어회를 먹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시즌이죠. 다만 고등어회는 쉽게 물려가지고..... 고등어는 갓 잡아서 회로 먹을 거 아니면 그냥 노르웨이산 사서 드세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최고입니다. 국산? 쓸데없는 프리미엄만 붙은 그거?

 

두서 없이 낚시 이야기를 적어봤습니다.

아, 참고로 복어는 시즌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정말 잘 나옵니다. 엄청 많이 나와요. 나와봤자 쓸데도 없는 잡어지만!

.....복어가 비싼 건, 복어가 귀해서가 아니라 복어 기술자가 귀해서입니다. 아니 독만 없으면 복지리 실컷 해먹는 건데..... 으헝헝헝..... 아 배낚시 한 번 해 보고 싶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